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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오공과 베지터(스압 주의)

작성자
Personacon 교공
작성
10.05.16 22:21
조회
633

손오공과 베지터 2002/02/27 18:39 권구형(psycheni)

손오공과 베지터 중에서 과연 누가 천재일까?

dragon ball 17권부터 시작해 마지막권인 42권까지 출연하는 베지터는, 손오공보다 언제나 한,두수 쳐지는 최대 라이벌로써 마지막에는 "힘내라 카카로트! 네가 최고다!" (42권 113p) 라는 말을 하며 손오공이 최강자임을 인정하고 만다. 결국 손오공은 베지터 보다 언제나 한발 앞선 경지에 있었으며 베지터가 쫓아가는 만큼 손오공은 멀리 달아나 있었다.

하지만, 여기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둘의 공통점을 들자면 둘 다 사이어인이며, 죽음 앞에서 되살아날때 더욱 강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누구보다도 지기 싫어하고, 승부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손오공은 현재 누군가와 싸우고 있을 때에도 미래에 다시 승부하기를 바라며, 자신이 이겼다고 하더라도 상대를 살려준다. (피콜로, 베지터, 프리더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다) 베지터의 승부에 대한 집착은 그의 자존심에서 비롯된다고 본다. 사이언의 엘리트 전사로써 태어날때부터 손오공과 입장이 달랐던 그가 손오공에게 뒤지고 있다는 사실은 그를 분발하게 만들기에 충분했으며 그만큼 상상이상의 능력을 발휘하게 해 주었다.

이제 이유가 될 만한 차이점을 살펴본다면.... dragon ball을 완독하신 분은 아시겠지만, 베지터에겐 스승이 없다. 그는 언제나 혼자 깨우치고 홀로 훈련하고 고독하게 남아있다. 처음 '기의 운용'에 대해 안 것은 지구에서의 손오공들과의 싸움이었고 그 뒤 나메크성에서 '기의 운용'에 대해 완벽하게 홀로 깨침은 물론 '기의 활용'까지 능수능란하게 다룰 수 있게 된다. (기의 운용을 몰랐던 때 그를 비롯한 프리더 군대는 모두 스카우터라는 전투력 측정기를 활용하고 있었다)

손오공에게는 수많은 스승이 있었다. 우선 그의 양 할아버지인 손오반이 그에게 기본 무술을 전수하였으며 무천도사는 에네르기파를 가르치고, 기본 체력을 양성해 주었으며 무술가로써의 기본 자질을 단련시켰다. (dragon ball3권 111p에는 무천도사가 오공에게 국어를 가르치는 대목마저 나온다) 오반이 오공에게 있어서 어린시절의 정신적 지주였다면, 무천도사는 내적 외적으로 오공을 후원했던 것이다.

dragon ball8권부터는 카린탑에서 반영생으로 살아왔던 신선 카린이 그런 오공을 더욱 단련시킨다. 그는 오공에게 특별한 무예를 가르치지는 않았지만, 기본무술을 반복시킴으로써 오공을 실력을 증진시킨다. 후에 카린은 오공에게 초신수를 마시게 함으로 오공의 잠재능력을 끌어낸다.(이 초신수는 무협지에서 말하는 내공 증진을 위한 천녀묵은 설삼 등으로 보면 되겠다)

여러 실전을 겪으면서 오공은 계속 강해져갔고...

피콜로에 대응하기 위한 신의 생각으로 신에게 수업을 받게 된다. (여기서 신전에서 수업을 받기는 하지만 정작 그를 가르친 것은 신이라기 보다는 신의 하인인 미스터 포포라고 하는게 더 맞을 것이다.) 신은 정신 단련에 초점을 맞추고, 그 후에 있는 천하제일무도대회에서 오공은 피콜로를 능가하는 실력을 보여주게 된다. (일명 '무의 경지'라고 일컫는 이 경지는 무협지에서 말하는 현경정도의 단계가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까지는 어느정도 무협지와 비슷한 구도라고 할 수 있다. 강적을 만나고 더욱 수련하고 강해지고, 육체의 무예만큼이나 정신을 수련하고.... 적을 물리치고... 그들이 쓰는 무예도 어느정도 '무예'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동작이 나오며, 그들의 '경지'도 황당한 무협지 정도에 국한된다.

어느정도 정상적인 스토리와 오공의 스승들은, dragon ball z부분인 오공의 형인 사이어인 라데츠의 등장부터 조금씩 미묘하게 달라진다. 오공은 죽고 천계에서 그는 신들의 신이라는 계왕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계왕을 만나 지구의 중력 10배나 되는 별에서 수련하고 계왕권과 원기옥을 전수 받으면서 오공은 화경, 현경을 단번에 초월해 버리고, 생사경의 경지에 다가간다.

하지만, 베지터와의 싸움에서 오공은 한계를 느끼고, 자신보다 더 강한자가 있다는 것에 대해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베지터를 이겼지만, 실제 싸움에선 지고 말았던 것이다.

여기서 두 천재들간의 격차가 있다.

그 당시 오공은 이미 거의 모든 (생사경 직전의) '정신적 수련'을 다 끝냈던 것이다. 하지만 베지터는 '정신적 수련'의 초보 단계인 기의 운용조차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기의 활용 단계인 에네르기 파를 베지터는 기라기 보다는 마치 자신의 육체처럼 단순히 사용하고 있다) 정신적 수련을 전혀 거치지 않고, 초신수 등의 잠재능력을 이끌어 내는 특별한 약을 먹지 않고도 그 순수한 힘으로 베지터는 오공을 능가했던 것이다. 천재였던 베지터는 곧 기의 운용을 알게 되고, 활용하게 되지만, 오공이 행했던 중간단계인 '무의 단계'로의 시도는 dragon ball 전반을 걸쳐 나타나지 않는다. 어찌보면 정신적 최고 단계인 생사경에 거의 근접한 오공에게 생사경인 초사어인으로의 진입은 시간문제였을 뿐이다. 그는 조급해 하지 않았으며 흐를듯 흐르지 않을 듯, 끊어질 듯 이어질 듯의 경지를 알고 있었고 그 순간을 기다렸을 뿐이다. 여기서 놀랍게도, 베지터는 '무의 단계'조차 통과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공을 뒤따라 곧 초사이어인의 경지에 이른다. (dragon ball29권 87p)이는 정말 놀라운 일이었다. 아무런 스승도 없이, 오로지 '기의 운용'과 '기의 활용'만을 가지고, 그는 생사경의 단계인 초사이언의 경지에 이르렀던 것이다. 그가 오공을 능가하는 천재가 아니고서는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런 오공도 베지터에 대해서 "베지터는 천재다. 분명히 초사이언의 벽을 넘어설거야"라며 베지터의 천재성에 대해 인정한다. (dragon ball31권 52p)하지만, 그는 그것을 인정했을 뿐, 정신적 수련이 부족한 베지터에 대해 그것을 도와주는 말을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는다. 그는 알고 있었다. 베지터의 다음경지를 도와주는 '정신적 지도'를 가르쳐줄 수 있는 사람은 오공 자신밖에 없었고, 만약 베지터가 그것을 깨우쳐 화경, 현경, 생사경을 넘어선다면.... 자신을 훨씬 능가할 것이라는 사실을. 아마도 오공은 자신의 최대 라이벌인 베지터가 자신을 가볍게 능가하리라는 사실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오공은 dragon ball전반에 걸쳐 그런 베지터를 농락한다. "..그럴지도 모르지.. 그러나 더 이상 몸을 함부로 단련한다면 그건 고통밖에 안돼. 그런 짓을 수행이 아니라구... 하지만 너희들은 아직 단련할 여지가 남아 있는 것 같으니까. 다시 저 방에 들어가는 걸 막지는 않겠어!" 라며, 베지터의 성질을 자극하는 한편... (dragon ball33권 p81)초사이언3단계를 보여줌으로써 베지터를 놀려준다.(dragon ball40권 p22) 스승이 없었던 베지터는 '기의 활용'만을 가지고, 자신의 천재성과 천부적인 감각으로 오공을 뒤쫓아 거의 성공하지만, 모든 것을 다 배워 알고 있는 오공에게는 어쩔 수 없이 한 발 뒤지게 된다.... 베지터 스스로도 마지막에는 오공을 인정하고.... 역사의 뒤편에 머물러 버리고 만다.

하지만, 나는 안다.

베지터, 그는 언제나 고독하게 홀로 수련하고 싸웠으며 깨우침을 위한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으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하나하나 깨뜨려간 천재였다는 사실을.

-이 글을 그의 아들 트랭크스에게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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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쪽으로는 한 번도 생각 안 해 봤는데, 꽤 신선하네요.

문제는 이 글이 2002년도에 작성된 것이라는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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