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제가 솔로이기 때문이 아니라 꽤 오래전 일어났던 크리스마스의 악몽 때문이죠. 당시의 전, 중학교 삼학년 생이었는데, 겨울 방학이었습니다. 제가 살던 마을엔 눈이 잘 내리지 않았는데, 그해 겨울엔 유난히 많은 눈송이가 쏟아져내렸죠.
그에 비례해 기온은 점점 내려갔고, 컴퓨터가 있는 방엔 보일러를 틀지 않아, 시멘트벽에서 흘러나온 냉기가 때아닌 서리를 만들어내고 있었습니다. 부는 족족 입에선 김이 흘러나오고, 밤새도록 켜둔 컴퓨터는 그래도 차가웠으니, 말 다 한 거죠.
그리고 양말을 신지 않은 발엔 동상이 찾아왔는데, 푸르뎅뎅하게 얼어버린 그 자식은 따뜻한 곳으로 오기만 하면 간지럽게 변해서 제 애간장을 태웠네요. 아아, 발에 감각이 없다니!
그래도 병원 한 번 안 가고 다 낫긴 했지만, 요즘도 추워지면 제일 먼저 식는 게 발이고, 가장 늦게 달아오르는 것 또한 발이네요. 고로 겨울은 증오스럽고, 크리스마스는 나 홀로 집에를 방송해주지 않아 괴로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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