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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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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8.03.07 21:26
조회
327

UFC 미들급은 올해 그 어떤 체급보다도 기대되는 '옥타곤의 전쟁터'다. 전 챔피언 '더 카운트(The Count)' 마이클 비스핑(38·영국)에게 꽁꽁 봉인되어 있던 전투 상자의 뚜껑이 열리며 쟁쟁한 강자들이 또다시 포효를 시작하고 있기 때문이다.

비스핑은 꾸준하기는 했으나 챔피언에 오르기에는 다소 부족하다는 혹평이 많았다. 하지만 챔피언이라는 자리는 기량 못지않게 어느 정도 운도 작용할 때가 종종 있다.

자신보다 전력에서 위에 있다던 '스카일러(Skyler)' 루크 락홀드(34·미국)를 이기고 벨트를 찼던 사건이 바로 그랬다. 비스핑의 서프라이즈에 미들급 강자들은 하나같이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더불어 수없는 도전장이 날아들었다. '너는 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의 발로였다.

비스핑으로서는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비스핑은 냉정(?)했다. 랭킹 10위권 강자 중에 자신이 확실하게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던지라 최대한 타이틀 방어전을 미루며 버티고 버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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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FC 미들급은 탄탄한 선수층에도 불구하고 마이클 비스핑에 의해 한동안 활기를 잃어버리기도 했다. 미들급 선수 마이클 비스핑 프로필 UFC.com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UFC.com


'진짜 챔피언' 휘태커, '미들급 전국시대'는 지금부터

결과적으로 비스핑은 제대로 된 랭커들과 방어전조차 치르지 못한 채 밸트를 빼앗기고 말았다. 1차 방어전을 성공하기는 했으나 은퇴를 코앞에 둔 '폭탄 레슬러' 댄 헨더슨(48·미국)과의 경기는 크게 의미가 없었다. 이후 머리를 짜내고 짜냈던 것이 전 웰터급 챔피언 '수면제' 조르주 생 피에르(37·캐나다)와의 경기였다.

생 피에르 역시 만만치 않은 상대임은 분명했으나 아랫체급에서 활동한 데다 당시 은퇴한 상태였던지라 동체급 현역 랭커들보다는 덜 부담스러웠다. 더욱이 생 피에르의 이름값을 감안했을 때 경제적 이익 역시 나쁘지 않은 한판이었다. 결과적으로 비스핑은 은퇴 후 복귀한 생 피에르의 벽조차 넘지 못하고 무너지고 말았다. 비스핑을 이긴 생 피에르도 예상대로(?) 방어전을 포기한 채 2체급 챔피언에 만족하고 벨트를 내려놓은 상태다.

현재 미들급 챔피언벨트는 잠정챔피언이었던 '저승사자(The Reaper)' 로버트 휘태커(27·호주)에게 넘어간 상태다. 휘태커는 짧은 시간 내에 체급 내 쟁쟁한 랭커들을 연파하며 최고의 싸움꾼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젊은 강자다. 충분히 챔피언으로서 인정받을만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켈빈 가스텔럼(27·미국), 루크 락홀드, 크리스 와이드먼(34·미국), 호나우두 '자카레' 소우자(38·브라질) 등 미들급 랭커들에게는 지금이 기회다. 본인의 실력에 자신이 있는 휘태커라면 이전 비스핑처럼 대놓고 타이틀 방어전을 피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휘태커의 진짜 무서운 점은 지금도 엄청나게 강하지만 기량이 성장 중에 있다는 부분이다. 데릭 브런슨(34·미국)을 넉아웃으로 눕힐 때까지만 해도 그는 테이크다운 디펜스에 능한 카운터 펀처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후 진흙탕 싸움, 레슬링 공방전 등을 통해 전천후 기량을 갖춘 괴물임을 입증했다.

실제로도 휘태커의 타격, 그라운드 기본기는 매우 탄탄하다. 어린 시절부터 아마추어 복서로 활약하며 뛰어난 펀치테크닉을 갈고닦은 것은 물론 지난해 지난 5월 자국에서 있었던 레슬링 대회 97kg급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바 있다. 오는 4월에 있을 국제대회에 국가대표 레슬러로 출전할 예정이다.

복싱, 레슬링을 따로따로 떨어트려 놓고 봐도 최상급 베이스를 장착했다. 한창 젊은 나이임을 감안했을 때 어디까지 발전할지 가늠이 안 될 정도다. 때문에 챔피언이 휘태커로 바뀐 지금이 '진정한 전국시대'의 서막일지도 모를 일이다.

77년생 '신의 병사' 요엘 로메로, '중년의 대반란'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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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메로는 77년생이라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동체급 '괴물들' 사이에서 최상급 신체능력을 뽐내고 있다. 미들급 선수 요엘 로메로의 프로필 UFC.com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 UFC.com


'신의 병사(Soldier of God)' 요엘 로메로(41·쿠바) 역시 절실하게 기회를 엿보고 있는 후보군 중 한명이다. 로메로는 체급 내에서도 조금 특별한 케이스다. 신체능력이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종합격투기에서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는 그 자체로도 매우 불리하다고 할 수 있다. 대다수 선수들이 은퇴 혹은 하락세에 접어들 나이다.

하지만 로메로는 다르다. 77년생이라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능력은 여전히 최상급이다. 다부진 근육질 몸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엄청난 파워는 물론 한창 때의 '리얼 동 킹콩' 케빈 랜들맨을 연상케 할 정도로 탄력 넘치는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기동성, 유연성 어느 한쪽에서도 부족함이 없다. 보통의 노장급은 떨어진 신체능력을 노련함으로 커버하지만 로메로는 짐승같은 운동신경으로 젊은 선수들을 상대한다. 늦은 나이에 데뷔했음에도 여전히 정상급에서 경쟁할 수 있는 비결이다.

스탠딩, 그라운드를 가리지 않고 광폭함을 뽐내는 로메로의 플레이는 한 마리 짐승을 연상케한다. 료토 마치다(40·브라질)를 테이크다운 시킨 후 무자비한 팔꿈치 파운딩으로 TKO시키는가 하면 맷집좋은 와이드먼을 예상치 못한 타이밍에서 터진 플라잉니킥으로 옥타곤 바닥에 잠재워버렸다. 로메로 같은 근육질 거구가 순간적으로 뛰어올라 니킥을 차올리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없는 장면이다.

가장 최근 경기에서는 락홀드를 압박해 엄청난 카운터 펀치를 적중시키며 잠재워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힘과 스피드는 넘치지만 다소 투박해보였으나 경기를 거듭할수록 완급조절과 디테일한 전략적 움직임까지 선보이며 더더욱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입으로 진화하고 있다.

로메로는 강하기는 하지만 아직까지 1인자 자리와는 큰 인연이 없다. 1인자 근처에서 높은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 가운데 마지막 끝점을 못 넘고 있다. 그는 UFC에 데뷔한 이래 딱 한번 졌다. 현 챔피언 휘태커와의 잠정타이틀 매치에서 접전 끝에 판정패로 고배를 마셨다. 초반에는 우세한 경기를 펼쳤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젊고 체력에서 앞서는 휘태커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이는 레슬러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로메로는 2000년 시드니 올림픽, 2002년 테헤란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러시아의 아담 사티에프에게 연달아 발목이 잡히며 금메달을 내줬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에서 또다시 의지를 불태웠으나 다니엘 코미어의 대학 시절 숙적으로 불리던 미국의 카엘 샌더스를 만나 준결승전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엘리트 레슬러로 꾸준히 활약했음에도 아쉬움이 남았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로메로의 나이를 초월한 괴력 행진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미지수다. 현재 보여주고 있는 모습만으로도 대단하다 할 수 있지만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짐승들의 전쟁터 옥타곤에서 중년 괴물의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로메로가 올해는 챔피언벨트를 허리에 감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피아독자 윈드윙


Comment ' 4

  • 작성자
    Lv.75 진소보
    작성일
    18.03.08 01:27
    No. 1

    프로 스포츠라 어쩔 수 없는 비즈니스도 있겠지만 몇몇 선수들의 행보가 현명하다고만 보기엔 영 얄밉더라고요. 맥그리거나 GSP의 2체급 통합 챔피언이란 타이틀도 저게 진짜 타이틀 맞나 싶고요. 전엔 본방사수하다가 요즘은 그냥 보면 보고 말면 마는 상태가 된 게 내가 나이를 먹어서 열정이 사라진 건지 아니면 나이 먹고도 쇼비즈니스의 세계를 이해하려 하지 않는 아집 때문인지 헷갈리네요. 쓰고 보니 좋은 글 아래에서 푸념만 늘어놓은 거 같네요. 어쨌든 윈드윙님 글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휘태커 화이팅~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8.03.08 01:39
    No. 2

    공감하는 부분도 많네요. 네 휘태커 파이팅!!
    그냥 저는 항상 프라이드가 그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8 성실
    작성일
    18.03.08 10:57
    No. 3

    맥그리거를 가만 놔두는것으로 이미 Ufc는 스포츠가 아니라 쇼비즈니스라는걸 스스로 입증했죠. 공정하게 판만 잘 깔아줘도 생활체육과 메이저종목으로 진화할 힘이 있는데 말이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8.03.08 13:30
    No. 4

    아쿠 ㅠㅠ 날카로운 지적이십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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