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사건이 터지는 객잔을 보다보니, 문득 주인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1. 술과 음식을 파는 곳이니 싸움이 일어나는 일은 일상입니다. 탁자와 의자들이 남아나질 않습니다. 예쁜 미인이 혼자 있어서 남자가 꼬이면 실력 자랑 한답시고 젓가락을 탁자에 박아넣거나 탁자에 손자국을 내놓습니다. 가끔 변상이랍시고 돈을 주고 가는 인간들도 있지만 거의 없습니다. 나쁜 놈들.
2. 고수들끼리 싸우면 답도 없습니다. 벽과 창문이 터져나가는 정도면 다행이고 어쩔땐 전각이 통째로 무너집니다. 경공도 워낙 잘해서 그대로 자기들끼리 죽이니 살리니 하면서 딴 데로 이동해서 싸웁니다. 아무래도 건물을 배상하기 싫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보험도 없는데. 깔끔하게 망했네요.
3. 워낙 싸돌아다니기를 좋아하는 강호인들답게 객잔에서는 숙박도 제공합니다. 그런데 뭔놈의 원수를 그리 만들었는지 살수가 찾아오네요. 암살자면 암살자답게 조용히 목표만 죽이고 갈 것이지 목격자를 다 죽이면 암살이라는 모 무늬만 암살자를 신봉하는지 건물 안의 인간들을 다 죽입니다. 때로는 목표보다 일찍 도착해서 함정을 파겠다고 객잔 사람들을 다 죽이고 변장하기도 합니다.
이거 완전 하드코어 헬직업 아닙니까? 최소 절정고수라 싸우는 놈들 다 때려잡고 변상 받아내고 암살 안 당할 실력은 돼야 객잔 주인 해먹겠네요. 아니면 돈이 엄청 많아서 호위도 고용하고 장사에 지장이 많아도 끄떡 없는 경우거나.
기녀나 도둑놈, 파락호들이 지들끼리 살아보겠다고 만든 것이 하오문인데 그것보다 객잔주인연합회같은 게 더 먼저 만들어졌어야 설득력이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면 어디 무서워서 객잔 운영 하겠나요. 잘 해봐야 쪽박이고 운 나쁘면 사망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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