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령사는 회귀로..."이 내일부터 유료 들어간다길래 열심히 읽고 있는데, 글 중에 "처음 봅니다"를 "처음 봅디다"로 썼더군요. 물론 단순한 타자 실수일 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어서 글 올려봅니다.
자기가 아침에 본 것을 전할 때 "~한 것을 (저는) 처음 봅니다."를 "~한 것을 (저는) 처음 봅디다."로 써도 같은 뜻인가요? 제게는 다른 뜻으로 느껴지고 후자가 비문으로 느껴지는데요.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오늘 "정령사는 회귀로..."이 내일부터 유료 들어간다길래 열심히 읽고 있는데, 글 중에 "처음 봅니다"를 "처음 봅디다"로 썼더군요. 물론 단순한 타자 실수일 수도 있는데, 아닐 수도 있어서 글 올려봅니다.
자기가 아침에 본 것을 전할 때 "~한 것을 (저는) 처음 봅니다."를 "~한 것을 (저는) 처음 봅디다."로 써도 같은 뜻인가요? 제게는 다른 뜻으로 느껴지고 후자가 비문으로 느껴지는데요.
토리다스님은 항상 날카로운 분석을 하는 분이라 제가 긴장이 아니될 수 없는데, 그래도 언어적 직관은 꽤 정확하다 생각하므로 첨언하자면,
[예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나는 정말 그런 꼴은 처음 봅디다. ] (?)
[신기한 현상이더군요. 나는 그 때 그런 것은 처음 봅디다.] (?)
위 문장 둘 다 제게는 몹시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과거의 체험을 전달함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토리다스님이 상당부분 맞고 제가 말한 것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게, 형용사를 쓰거나 다른 동사로 바꾸었을 때 가능한 문장이 충분히 존재하는군요.
그렇지만, 제 가설이 어느 정도는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분의 방법이 아주 틀린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는 (전에 시도해 봤을 때) 내 방법이 더 쉽습디다.] (0 진정한 주어는 "내 방법")
[그 여자의 키가 아주 작은 건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더 큽디다.](0 이것도 의미상 주어는 "나의 키"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빵을 먹었지만, 나는 고기를 먹습디다.] (이것은 상황에 따라 다르네요. 자신을 타인인 양 완전 객관적으로 관찰하듯 묘사할 때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자면, 꿈 속에 일어난 일을 묘사하거나, 타임머신으로 타고 가서 객체로서 자신을 보고 온 듯한 느낌으로)
제가 가진 직관은 ([형용사+이다]는 좋은 것 같은데), 자신의 과거모습을 완전히 객관화 시켜 묘사할 수 있는 특별한 때를 제외하고는 동사가 쓰였을 때 [나는 ~ 합디다.]는 비문법적인 문장으로 판단하는 군요. 지각동사는 아무래도 객관화가 더 어려워서 어색하게 느껴지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무리 심한 말을 해도 내가 눈만 멀뚱멀뚱 뜨고 그 사람을 봅디다.]
[아무리 심한 말을 해도 내가 듣기만 합디다.]
자신을 자신의 체험이 아니라 타인의 체험인 것 처럼 묘사할 때만 올바른 문장으로 생각되네요.
'-ㅂ디다' 꼴로 쓸 경우 주는 어감이 특별한 것은
1. 자신이 직접 겪은 일을 전할 때도 쓸 수 있고
2. 남에게 들은 일을 전할 때도 쓸 수 있으므로
위에 든 예문처럼 자신이 직접 보고 겪은 일도 마치 남의 일처럼 무덤덤하게 표현되므로
대화시 묘한 느낌을 주기 때문입니다.
아래 얘문들을 참고하시면 그 의미를 아실 것 같습니다.
1. (남에게) 들은 사실을 말할 때는 간접화법처럼 사용합니다.
맞선 본 남자는 어떻다더냐?
괜찮답디다. ≒ 괜찮다더군요. 괜찮다더라. 의미
걔는 결혼 안한대니?
곧 한답디다. ≒ 한다더군요.
2. 자신이 보거나 겪은 사실을 전할 때도 씁니다.
맞선 본 남자는 어떻더냐?
괜찮습디다. ≒ 괜찮더군요.
결혼식 신부는 어떻더냐?
예쁩디다. ≒ 예쁘더군요.
1 또는 2 상황 (중의적 상황)
걔 둘이 참 닮았더구나.
서로 남매간이라고 합디다. ≒ 남매간이라더군요.
남매간이라는 사실을 본인이 남매로부터 직접 들었을 경우도 가능하고
남매간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가 딴사람으로부터 나중에 들었을 경우도 가능하므로,
이러한 중의적 의미가 들어있어 위 예문과 같은 특별한 어감을 가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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