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긴수님의 글을 보고 문득 '사랑'에 대한 글중에 이 글이 생각이 나더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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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누군가가 내게 운명처럼 다가와 꿈결처럼 감미롭게 진행되다가 영화에서처럼 아름답게 끝을 맺는 사랑에 대해서 얘기한다면
나는 현실에서의 이야기가 아닌 동화 한편을 들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고는 귀를 씻겠다.
사랑이란 그렇게 호락호락한 서정시가 아니다.
그것은 고통과 외로움과 회의와 번민과 두려움으로 점철되어있는 장편소설이다.
용기가 필요하고 투자가 필요하고 싸움이 필요한 처절한 전장이다.
오직 사랑만이 가져다 줄 수 있는 평화와 행복은 그렇게 피와 눈물을 말리는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서만 우리에게로 온다.
그 평화와 행복조차 결코 영속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을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요컨대 사랑은 끊임없는 노력으로만 유지시킬 수 있는,더 없는 강렬함과 섬세함을 동시에 요구하는,인간정신의 가장 치열한 표현형태중의 하나이다.
젊은이들은 이야기한다.누군가와 미칠듯이 사랑에 빠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 '사랑에 빠진다'는 표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빠지다니?
그런 피동형의 행동양식으로 무엇을 이룰 수 있을 것인지 지극히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사랑은 '하는'것이다.
주체적으로,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서,혼신을 다 바쳐,전력투구로!
그러므로 노래를 부르듯이 사랑타령을 하는 사람을 많아도 실제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사랑이란 예쁜여자나 멋진 남자를 보고 한눈에 반하여 빠져드는 한 순간의 심리상태따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그것은 하나의 '위대한 능력'이다.
인간정신의 가장 빛나는 운동형태들 중의 하나이다.
그리고 반복하지만, 최대한의 노력 위에서만 그 유지와 발전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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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스물셋의 사랑, 마흔아홉의 성공이라는 책에서 문득 이 부분을 보다가 꽤나 마음에 와닿아 적어놓았던 기억이 나네요. 그 땐 당시 여자친구와의 인연에 무척이나 고민하고, 또 좀 힘들고 혼란스러웠었던 시기라... 저 '처절한 전장'에 대한 이야기가, 또 '노력'에 관한 이야기에 상당히 공감을 느꼈었습니다. 뭐, 평범한 이야기이겠지만서도...가끔은 잊고 사는...^^;;
지금은 제 와이프가 되셨(?)지만, 당시 여자친구와의 만남은 정말 제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던 거 같습니다. 그냥, 아무런 의미없이, 인생의 그 어떤 목표도 없이 살아가던 제가 그녀를 만난 뒤론,살아가는 데 힘이 팍팍 나더라구요. 아, 제대로 살아야겠다, 이 여자를 위해, 이 여자와 평생을 함께 하고 싶어 제대로 된 남자가 되어야 겠다, 라는 맘이 머리속과 가슴속의 가득 채우더라구요. 그냥 어려운 일 생겨도 그녀만 생각하면 힘이 팍팍 나고... 뭐, 사랑에 빠진 분들이면 누구나 그러시겠지만...^^;;
지금은 그녀와 만난지 10년도 넘었고, 그 열기도 많이 식었지만 여전히 제 와이프님(?)을 생각하면 힘이 나지요. 뭐, 때로는 그녀의 눈치도 봐야되고, 가끔은 그녀가 무서워보이기도 하지만...-_-음...
그냥 살면서 막연히 삶의 의미에 대해 고민을 할 때, 또는 매우 지치고 힘든 일이 생길 때, 주위 소중한, 사랑하는 사람들 한 번씩 떠올려보면 왠지 힘이 나고, 가슴이 따뜻하고 포근해지는 그런 느낌이... 그렇게 세월이 지날수록 더 깊어지는 게 사랑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울 와이프님께 드릴 꽃 다발이나 한 송이 사들고 집에 가야겠네요. 음... 쓸데없는 돈 썼다고 혼날지도...-_-;;
고무판에는 사랑에 관련해서도 고수분들이 많으실 거 같은데...조언 한 마디씩만 해주심 감사하겠습니다. ( _ _)
(어떻게 하면 와이프를 꽉 휘어잡을(?) 수 있을까요? ㅜ.ㅜ..)
서재응 선수 가족 사진이네요. 딸래미가 아부질 꼭 빼닮은 거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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