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글을 쓰다보면 무의식적으로 그 양이 엄청 길어집니다. 그냥 말을 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에요. 짧게 써야지 하면서도 막상 쓰다보면 왠지 모든 것을 자세하게 설명해야겠다는 사명감마저 듭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결국 모든 발단은 저희 아버지의 강제적인 일기쓰기에서 비롯된 듯 합니다. 아버지께선 일기야말로 남는 거라고 하시면서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제 일기를 검사하셨거든요. 그것도 간단히 쓰면 안된다고 해서 아버지가 가져다주신 회사 다이어리에 한 주제만으로 1쪽을 꼭꼭 채워야 했죠.
아무튼 이런 식으로 한 주제를 가지고 늘려쓰다보니까 딱 두 가지 특징이 생깁니다. 글이 매우 자세해지고 글씨는 매우 커집니다... 그게 도움이 될 때도 있었습니다만(대입 논술 때, 글자수 채우는 데에는 아무 지장이 없었습니다.) 요즘은 참 불편합니다. 포털이나 카페의 인터넷 글들에 꼬리말 쓰다보면 꼭 제한 글자수를 넘어가있고, 고무판 글들에도 꼬리말 쓰다가 이건 너무 길다 싶어 중간에 포기하기도 합니다. 다른 분들은 짧으면서도 함축적인 표현을 잘 쓰시던데 저는 그게 안되더군요. 요즘 친구들 싸이 방명록에 가보면 다른 친구들은 '안녕 요새 뭐하냐?' 이런 식으로 남길 것을 저는 '그동안 잘지냈니 나는 뭐뭐했다 그 뭐뭐는 뭐 때문에 그런 건데 그거 때문에 어찌어찌했다 그런데 너는 요새 잘 지내니? 그동안 연락 자주 못하서 미안하구 어쩌구 저쩌구' 식으로 길게 써내려가게 됩니다.
이런 식의 글 늘려쓰는 버릇 좀 어떻게 고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요?(그러면서도 또 글은 엄청 늘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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