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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
16.11.10 03:51
조회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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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트나 존스가 지키는 절대 거리는 경쟁자들에게 ‘통곡의 벽’이 될 수밖에 없었다. ⓒ 연합뉴스

'격투 로봇' 세미 슐트(42·네덜란드)와 UFC 전 챔피언 존 존스(29·미국)는 K-1 월드 그랑프리 무대와 UFC 라이트헤비급을 장악했던 장신 괴물들이다.

슐트와 존스가 절대자로 명성을 드높인 배경에는 기술, 체력, 경기운영 등 다양한 요소들이 깔려 있지만, 우월한 사이즈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슐트와 존스는 자신의 사이즈를 십분 활용했다. 실력자들끼리의 대결에서는 약간의 리치 차이도 큰 변수다. 신장 212cm의 슐트는 사이즈에서 압도적이었고, 어린 시절부터 가라데를 익힌 선수답게 킥을 자유자재로 썼다. 거인 파이터 중 슐트만큼 킥을 하는 선수는 K-1 역사를 통틀어 찾기 어렵다.

슐트 같은 거인이 킥을 하면 상대 입장에서는 파고드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거리를 두고 펀치를 시도해도 어려운데 킥을 하면 간격은 크게 벌어진다. 니킥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슐트에게 파고들려면 상당히 긴 거리를 통과해야 한다. 그때 슐트는 움직임을 간파하고 정확하게 짧은 펀치를 가한다.

슐트 같은 거대한 선수가 카운터에 가까운 잽을 날리면 달려들던 상대는 가속까지 더해 큰 충격을 받는다. 웬만한 파이터의 스트레이트 못지않다. 팬들 사이에서 ‘벽돌잽’이란 말이 나온 것도 과장이 아니다.

모든 선수들이 슐트에게 어려움을 겪었지만 '플라잉 젠틀맨' 레미 본야스키(40·네덜란드)는 슐트에게 극도의 절망을 느낀 케이스다. 본야스키는 전형적인 키커다. 공격 시 킥에 대한 비중이 어떤 선수보다도 크다. 회피형 아웃파이팅보다는 가드를 탄탄히 한 채 상대의 공격을 받으면서 킥으로 돌려주고 흐름을 잡는다.

하지만 슐트는 본야스키가 킥으로 응수할 수 없는 거리에서 킥을 가한다. 묵직함도 남다르다. 무작정 가드로 받아내도 반격이 어려워 본야스키가 특유의 리듬을 살리면서 풀어갈 수 없다.

바다 하리(33·모로코)처럼 펀치에 일가견이 있는 것도 아니다. 본야스키 펀치는 말 그대로 킥을 보조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K-1 모든 파이터들에게 까다롭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본야스키도 슐트만 만나면 힘을 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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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트와 존스는 자신의 사이즈를 십분 활용했다. ⓒ 게티이미지
존스도 거리 싸움에 능하다. 원거리에서 킥과 펀치를 꾸준히 하다가 상대가 들어오면 카운터를 치고, 빗나가면 여지없이 클린치 싸움을 벌인다. 슐트처럼 압도적으로 크지는 않지만 동 체급 최고 사이즈에 그래플링까지 매우 강하다.

마우리시오 쇼군(35·브라질)도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존스를 때리려면 파고들어 펀치를 휘둘러야 하는데 동작이 커 디펜스가 뛰어난 존스를 공략하기 어려웠다. 힘겹게 압박하며 펀치 타이밍을 잡아가려고 하면 치려는 순간 먼저 킥으로 하체 등을 때려 리듬을 깨버렸다. 그 사이 존스는 무수한 정타를 맞췄다.

난타전 거리나 상황이 만들어지면 영리한 존스는 클린치 싸움을 하거나 쇼군의 몸을 잡고 돌린 후 빠져나갔다. 틈틈이 테이크다운까지 시도해 쇼군으로서는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타격전은 거리싸움에서 안 되고 그래플링 싸움을 벌여도 레슬링이 강한 존스에게 밀리기 일쑤였다.

에밀리아넨코 표도르(40·러시아)는 과거 자신의 전성기가 끝나가던 무렵 “향후 종합 판도는 사이즈에 의해서 갈릴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기슬과 파워가 센 선수들이 사이즈 우위까지 점하면 시작 전부터 얻게 되는 것은 많다. 거기에 슐트나 존스가 지키는 절대 거리는 경쟁자들에게 ‘통곡의 벽’이 될 수밖에 없었다.
문피아독자 = 윈드윙

Comment ' 6

  • 작성자
    Personacon CS보니
    작성일
    16.11.10 10:05
    No. 1

    슐트의 절대 거리는 무적에 가깝네요~
    저 통곡의 벽을 깰 수 있는 선수가 누가 될 지 궁금하네요. ^^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6.11.10 21:27
    No. 2

    레이 세포가 아웃 파이팅으로, 바다하리가 닥돌로, 피터 아츠가 클린치전법으로 조금 고전시킨바는 있죠. 하지만 현실은 슐트는 이제 세월앞에서 은퇴 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카힌
    작성일
    16.11.10 11:24
    No. 3

    거리는 정말 최악의 난관이죠. 슐츠가 장신인데다가 기술도 좋았지만 그 이상의 퍼포먼스가 있었다면 인기도 덩달아 있었을 것인데, 얘가 좀 재미가 없어서 인기는 어중간 했었죠.

    사이즈가 절대기준이 되어 가는 시기가 되면 스타플레이어들은 점점 줄어들고 그 소수에게 인기가 몰리면서 전체적인 시장의 관심은 조금식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를 들어 슐츠같은 선수가 두셋이 있어서 챔피언을 다툰다면....파이는 줄지 않을까요?

    우리 시름으로 보자면
    이만기 시절이 최고 전성기였고, 과도기적으로 강호동이 있었지만 그 이후론 거의 본적이 없습니다.

    물론 슐트와 같은 선수가 흔할 순 없겠죠. 대부분의 장신선수들은 그런 킥을 사용하지 못할 뿐 아니라 슐츠는 자신의 사이즈카 큰 것에만 기대지 않고 거리싸움에도 능하고 경험도 많았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슐트의 기술을 낮게 평가 하는 경우도 있지만 제가 보기엔 그런 장신에서 그런 기술을 가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엄청난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것 아닌가 하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슐트와 같은 강자는 양산되기 어렵겠지만 한편으로는 그게 정답에 가깝다는 것을 알게 된 선수들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1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6.11.10 21:28
    No. 4

    모든 스포츠를 통틀어도(농구 정도 빼고) 슐트정도의 거인이 이정도로 기술적 완성도가 높은 경우는 매우 드물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8 휘동揮動
    작성일
    16.11.10 12:32
    No. 5

    복싱에서도 유명한 격언이 있죠.

    He who controls distance controls the fight.

    의역하자면, '거리를 지배하는 자 경기를 지배할 것이다.' 정도겠네요. ^^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윈드윙
    작성일
    16.11.10 21:28
    No. 6

    역시 비슷한 조건에서는 사이즈가 깡패같아요 ㄷㄷ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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