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광복절에 코믹행사에서 기모노를 입은 사건에 관련된 글을 쭉 읽어봤습니다.
어처구니 없게도 오히려 이를 방송한 언론이 시청률때문에 마녀사냔을 했단 말이 공공연히 떠돌더군요.
광복절에 기모노를 입고 태극기를 앞치마 삼은 것을 비판한 것이 뭐가 틀린 행동인지 전 모르겠습니다.
언제부터인가 한국에선 옳은 말을 하는 자를 매장시키는 풍습이 생기더군요.
지금 한국에서 극일을 외치면 찌질이로 몰리는 웃지 못할 일이 종종 일어납니다.
저번 독도 사건때 불매운동을 벌이잔 주장에 이를 두고 전형적인 한국인의 냄비근성이라며 비하를 하더군요.
1년에 단지 하루뿐인 광복절날 그 의미를 되새기며 다시는 그런 슬픔을 겪지 말자며 온 나라가 들썩이는 모습을 두고 이 역시 냄비근성이라고 합니다.
일본 우익들의 망언에 분노하지 않고 광복절의 의미도 모르는 그들에게 과연 냄비근성 운운할 자격이 있는지 반문해 보고 싶습니다.
국내의 유명한 애니동호회인 애니사랑, 애니피아에 올라온 이번 기모노 사건에 관한 글을 읽어보면 이를 방송한 언론을 비판하는 글과 리플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그들에겐 자신들이 일본문화를 즐기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과거 만화와 게임은 퇴폐물로 인식돼 단속의 대상일 뿐이였습니다. 그러하기에 일본이 만화와 게임을 통해 전 세계에 자신들의 문화를 쉽게 퍼트리고 외화를 벌어들일 때 한국은 단지 문화 수입국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모두 게임과 만화에 대한 나쁜 선입관이 문제였습니다.
게임은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의 출연에 의해 많이 낳아졌습니다. 제가 e스포츠와 프로게이머의 탄생에 가장 기뻐했던 이유도 이러한 인식의 변화 때문이였습니다.
하지만, 만화는 과연 어떨까요? 한때 적극적으로 동호회 활동을 할 적에 애니메이션 사업에 관련된 사람과도 종종 얘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정말 열악한 환경에서 오직 한국산 애니메이션을 만들겠단 의지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사원들에겐 월급을 주더라도 자신들은 아르바이트를 뛰어 생활비를 버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일본의 막대한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이 수억원을 주며 회사를 인수할려 할 때도 거절하셨습니다.
같은 업종의 동료가 부모님이 아프셔서 어쩔수 없이 주식을 팔아 회사를 넘겼단 얘기를 하시면서 자신 또한 그런 유혹에 넘어갈까봐 주식을 위탁했단 말을 덤덤하게 하시더군요.
그 분들은 오직 한국산 애니메이션을 만들기 위해 일신의 안위까지 져버리셨습니다.
저는 자칫 이런 일련의 사태가 만화 사업 전체에 대한 인식을 과거로 돌리는게 아닐까 두렵습니다.
사람이란 우스운게 사태를 명확하게 구분하여 판단하지만은 않는 것이니깐요.
저는 광복절날 굳이 코믹행사를 개최하고 기모노를 입은 사람들 때문에 슬퍼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을 오히려 비난하는 사람들을 봤을 땐 정말로 뭐라 할 수 없는 분노와 슬픔이 느껴지더군요.
우습게도 이러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들은 대부분 어떤 방면으로든 일분문화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일부인지 대다수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사람들 때문에 일본 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까지 싸잡아 비판의 대상이 돼고 전체적으로 인식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지금 참으로 복잡하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이번처럼 제 자신이 재패니메이션을 보는 데 창피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앞으로 전 최소한 재패니메이션을 본다고 떳떳하게 말하고 다니진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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