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질문의 답은 매우 간단합니다.
- 가까우면 못 막고, 멀면 막는다.
너무 무책임한 답변 같지만, 사실인 걸 어쩌겠습니까.(...)
활을 분류하면, 단궁, 장궁, 직궁, 석궁(노궁, 탄궁), 복궁, 복합궁으로 나뉩니다.(그러나 장궁과 단궁은 길이에 따른 구별이기 때문에, 복합궁 등을 이 안에 넣어도 무방합니다.)
앞에서 크라수스가 지휘하던 로마군과 수레나스가 지휘하던 파르티아 군 사이에 일어난 전투에 대한 이야기에 잠시 끼어들자면...
파르티아의 궁은 원래 직궁입니다. 이것은 비단 파르티아 뿐만이 아닌 중근동(메소포타미아) 부근의 전통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직궁은 그 구조가 단순합니다. 가장 원시적인 활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따라서 그 파괴력은 그다지 강하지 않으며, 로마군의 무장을 꿰뚫을 수 있는 수준은 되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과거 페르시아와 알렉산더군의 전투를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차라리, 궁병 보다는 리디아 출신의 투석병이 더 파괴력이 높았습니다.
(실제로, 50 야드 안에서는 투석이나 총이나 마찬가지라고 합니다 - 물론 투석병이 훈련이 잘 되어있는 경우에 한합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레나스가 크라수스의 로마군을 무찌를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두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활의 개량
2. 전술의 창안
일단 1번을 먼저 설명하자면, 수레나스는 기존의 직궁을 이어놓는 식으로 개량하여 앞에서 말했던 복궁을 창안합니다.
( 직궁이 C 자 형이라면, 복궁은 B 자 형입니다. 따라서, 활에 걸리는 힘이 강해져 직궁이 꿰뚫을 수 없는 물체도 공격해서 데미지를 입힐 수 있습니다.)
그 복궁 덕택에 수레나스는 단 1만명의 귀족들 만으로(사실 알고보면 정규군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합니다.) 로마군을 전멸시켰습니다.
전술의 경우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건 검색만 해도 나올 겁니다.)
그럼 다시 활에 대한 내용으로 넘어가서...
앞에서 말한 활의 종류 중에서 가장 강력한 것은 복합궁입니다. 그러나, 가장 잘 알려진 활은 영국의 장궁입니다.
(그 이유는 백년전쟁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당시의 장궁의 성능에 대해선 이견이 많으므로, 그 내용의 서술은 제외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복합궁과 장궁의 비교를 먼저 해 보겠습니다.
1980년대 미군이 행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영국 장궁의 최대 사정거리 : 760m
터키 복합장궁의 최대 사정거리 : 960m
복합단궁의 최대 사정거리 : 890m
라고 합니다.(이건 최대 사정거리입니다. 살상거리가 아닙니다.)
고정물체 관통거리는
장궁 : 240 m
복합장궁 : 250 m
복합단궁 : 145 m
입니다.(이동물체 관통거리는 기술하지 않겠습니다.)
이 고정물체 관통거리는 인간 크기의 물체에 판금갑옷을 입혀놓고 실험한 결과입니다.
따라서, 질문을 던지셨던 내용인 강철갑옷이 화살을 막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활의 종류와 그에 따른 거리에 의해 결정된다는 답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 물론, 제 아무리 명나라 석궁이라도(관통거리가 가장 멉니다만...) 막시밀리언 같은 것은 뚫을 수 없습니다. (이건 총알도 막아내는 무시무시한 갑옷이니까요.)
* 그렇지만 한국의 각궁은 가까우면 충분히 뚫을 수 있을 것 같긴 합니다. 장궁의 3/5 정도의 힘만 들여도 장궁의 파괴력 이상이 나오니까요.(이건 활에 걸리는 장력과 활의 길이차에서 빚어지는 현상입니다.)
p.s 사족을 달자면, 유럽의 갑옷은 화살을 막기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 을 사람의 몸이라고 한다면..
l■l 이런 형태의 갑옷이 유럽의 갑옷입니다.
반면, 동북아시아(한국, 중국, 일본)의 갑옷은 [■] 이런 형태입니다.
이것은 전쟁 기술의 발달 과정이 불러온 차이로 보이며, 동북아시아의 갑옷이 유럽의 갑옷보다 좋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 막시밀리언은 세계 최강의 갑옷입니다. 단지 방어력에서만 세계 최고라는 점이 문제가 되긴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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