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외 몇조각을 먹다보니
불현듯...중학시절 참외서리 하던 생각이 났습니다
이웃마을에서 놀다 친구와 돌아오던 길에 참외밭을 지나게 되었습니다
...물론 칠흑같은 밤이었습니다
두마지기도 안되는 밭에 제법 높다란 원두막이 매섭게
내려다 보고 있었지요
우리는 살금거리기를 포기하고 속전속결 하기로 맘을먹고는
후다닥...
각자 양손에 한덩이씩 들고는 부리나케 튀었습니다
헌데 이미 멀리서부터 두런거리는 소리에 경계를 하고
있었던 듯 거의 동시에 참외밭 주인아저씨가 원두막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안잡히더라도 후환이 있을까봐 우리마을로 뛰지 않고
논두렁 밭두렁을 헤집고 다닌터라 아저씨는 꽤 고생을 하셨습니다
아마도 참외생각은 이미 간데없고 엎어지고 깨지고 한 덕에
약이 올라 쫓아오는 듯 했습니다 (물론 제 생각)
우리도 숨이 턱에차고 아랫배가 아려올 즈음
아저씨는 뛰기를 멈추셨습니다
뒤돌아 보니 멀리서도 헥헥거리시는게 보이는 듯 했습니다
아직도 그 때 아저씨의 분에 찬 목소리를 기억합니다
" 야, 이놈들아~ 느그들 사진 다 찍어놨다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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