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클라이브 커슬러의
더크 피트 시리즈를 한 때 무지하게 좋아한 적이 있습니다.
샤크웨이브 부터는 번역이 안되었었는데, 미숙한 영어를 동원해서
원문으로 계속 읽기도 했을 정도로 그 주인공에 푹 빠져 산 적이
있었습니다. 요즘도 번역이 안되고 있고 마침 또 제가 시간이 그렇게
많지 않은 편이라 - 무협소설 읽는 바람에 - 이제는 잘 안 읽고 있습니다.
소설 내용은 별 게 아닙니다. 누마라는 단체에 소속된 더크 피트의
모험담을 위주로 진행됩니다. 항상 똑같은 형식인데, 일단 책 앞 부분에는
예전에 실종된 보물이 소개됩니다. 시리즈마다 틀리긴 한데, 어쩔 때는
그 보물이 그냥 전체 사건과 상관없이 진행되다가 마지막에 사건이 해결되면서
주인공에게 보너스 형식으로 주어지는 것도 있고, 다른 경우는 그 보물 자체가
소설 전체의 주요 모티브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주인공인 더크 피트는
싸움은 그냥 그냥 하고, 모헙심은 강하고, 운은 억세게 좋은 그런 사람입니다.
에고~, 이야기가 딴 데로 샜네요. 죄송합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건, 우리 무협소설도 이런식으로 나오면 안될까 하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더크 피트 시리즈나 외국 시리즈를 보면, 매 권마다
내용 자체는 완결됩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독자 입장에서 다음
권을 기다리는 마음이 아주 느긋해 질 수 있습니다. 요즘 무협소설들은 일단
스타트만 해놓고 그 뒤의 마무리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는 바람에, 책을
처음 읽을 때의 감동과 생각 그리고 감정같은 것을 책 후반까지 연결시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심한 경우는 다음 권이 나올 때 쯤에는 앞 부분의 내용을
까먹는 경우도 있죠.
또 하나 시리즈의 장점이 사건은 항상 새롭지만 나머지 설정은 같다는 것입니다.
무협소설 쓸 때같이 설정을 놓고 고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예를 들면 무협소설에서는 책마다 무공에 대한 설정이 틀립니다. 무공에 대한 설정은그 자체로 무협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이긴 하지만, 작가 입장에서는 소설을 쓸 때마다 설정을 매번
다시 만들어야 되는, 아주 귀찮은 존재일 수도 있죠. 읽는 입장에서도 햇갈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어저께 읽은 소설에서는 검강만 쓰면 천하제일이었는데
오늘 읽은 소설에서는 엄마젖만 때면 바로 쓸 수 있는 무공이 검강이
될 수도 있죠 ㅡ.ㅡ;;.
또 다른 장점은 작가에게 안정된 수입을 가져다 준다는 것입니다.
더크 피트 시리즈 같은 경우는 수 십년에 걸쳐서 나오는
책으로 최근에는 주인공이 나이가 들어서 ( 영화 속의 007과는 틀립니다)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아주 힙듭니다. 책 내용도 예전만큼 재미 있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수십에서 수백만부는 항상
팔립니다. 고정팬이 있기 때문이죠. 작가에 대한 팬뿐이 아니라 더크 피트
라는 소설 속 주인공에 대한 팬들이 있습니다. 이런 팬들의 성향 중에서
중요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시리즈 중의 어느 한 권이 재미 없다고 해서,
그 다음에 나오는 시리즈를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심한 경우에는
예전에 '디스트로이어'로 번역된 책이 있었습니다. '리모'라는 영화로도 상영
된 적이 있었는데, 지금 이 시리즈가 대략 150편인가 나왔답니다.현재도 계속
나오고 있는 중이고요. 제 친구 중에 한 명이 이 시리즈 광팬인데, 이런 팬들이
있기 때문에 재미 있으나 재미 없으나 그 넘의 소설은 매년 2-3편씩 꾸준이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내용을 보면 우리 먼치킨 무협과 거의 대동소이하죠. 지금 우리
무협소설은 어느 작가나 작품에 대한 팬은 있지만 주인공에 대한 팬은 없습니다.
시리즈 형식으로 나왔던 작품도, 예전에 검궁인님의 천향만리 정도 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쓰다보니깐, 제가 멀 쓸려고 했는지도 잘 기억이 안 나네요.
그렇다고 다시 간추리기도 힘들고 해서리 ㅡ.ㅡ;;;;;;;;;;;;;;;;;;
하옇든 말씀드리고 싶은건 현재 무협소설 시장에 먼가 활력소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 하는 것입니다.
독자에게도 작가에게도 서로 서로 좋은 먼가가 있지 않을까 궁리하다가
걍 썻습니다. 어이 없이 긴 글을 읽느라 고생하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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