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가 하면 '득' 노무현이 하면 '독'
행정수도이전 보도 토론회…"언론들 작년엔 몰랐던 것처럼 비판"
정은경 기자 [email protected]
"약 30년 전 수도 서울이 '기형적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며 '천도는 국력팽창과 발전의 상징'이라고 주장한 조선일보가 30년 후 현재는 '천도가 웬말이냐'며 무조건적으로 반대하고 있다. '기형적 발전'을 감내해도 된다는 뜻이란 말인가."
▲ 행정수도이전 보도 토론회.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제공
24일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등의 주최로 서울 을지로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에서 열린 '행정수도 이전 보도 토론회'에서 양문석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책위원은 지난 77년과 2003년 6월 현재 조선일보의 '천도' 관련 보도를 비교하면서 이렇게 비판했다.
양문석 위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조선일보는 천도 논란이 있었던 지난 77년 사설과 기사 등을 통해 우리나라는 마치 '화성인'처럼 기형적인 형태이므로 수도 이전은 국가발전에 따른 시대적 요구라고 주장한 바 있다.
과연 수도를 옮겨가느냐 천도냐 하는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그것은 국력의 팽창과 발전의 상징으로 받아들일지언정 추호라도 물러서가나 옮기겠다는 생각은 말아야 할 줄 믿는다. 물론 모든 행정기구의 중추가 옮겨간다면 곧 천도나 다름없이 생각할 수도 있으나 오늘 우리의 수도인 서울의 현상이 바람직스럽지 못한 기형적 발전을 가져오고 있다는 것과…….(조선일보 77년 2월 12일자 사설 <임시행정수도의 건설>)
이렇게 보면 수도의 이전은 역사적으로 국가발전에 따른 새로운 시대적 요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수도란 역사적으로 언제나 새 시대에 알맞게 옮기게 마련인 것이다. 비록 이 유서깊은 서울에서 천도한다 하여도 서울은 여전히 우리 민족의 마음의 수도로 계속됨에는 다름이 없을 듯 하다. (조선일보 77년 2월 15일자 사설 <한국의 역사와 천도>)
이제 80년대의 번영을 눈앞에 두고 북괴의 어떠한 도전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자주국방과 자립경제의 자신감 속에 대내외의 관심이 큰 미군철수설을 딛고 안보 국방에도 직결되는 이 대담한 구상은 심리적 여유와 ○○를 얻은 적절한 조처로 생각된다. (조선일보 77년 2월15일자 <새수도, 지방발전의 측면에서>)
마치 만화에서 보는 화성인같이 서울이라는 머리만 덜렁 크고 나머지 몸뚱이나 팔다리는 아주 허약한 체격구조인 것이다. 이러한 체격은 머리 부분이 더 이상 커지면 몸뚱이나 다리가 그 무게를 지탱하기 어려울 것이고 더 크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머리 이외의 부분을 균형있게 발달시켜야 한다. (조선일보 77년 2월 20일 <새 수도 외국의 경우와 우리의 방향>)
이랬던 조선일보가 2004년 6월에 와서는 행정수도 이전을 추진하는 정권을 '왕조시대 역성혁명에 성공한 권력'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46조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땅 파고 집 짓는 데 쏟아 붓겠다는 이 정부의 무모함을 보면, 이 정권은 국민으로부터 잠시 국정 운영을 위임받았다고 생각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마치 왕조시대 역성혁명에 성공한 권력으로 착각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듯 하다. (조선일보 2004년 6월 10일자 사설 <이건 행정수도 이전이 아니라 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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