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동료 오늘은 범죄자 '쫓고 쫓기는 경찰'
[일간스포츠 정병철 기자] '경찰이 무서워!'
최근 경찰이 동료 경찰들에게 잇따라 쇠고랑을 채우자 경찰관들 사이에는 '경찰이 무서워'라는 자조섞인 말들이 나오고 있다. 경찰이 경찰관에게 쇠고랑을 채우는 것은 경찰관이 각종 비리혐의에 연루된 것도 있지만 과거 같으면 좀처럼 보기 힘든 일이다.
가령, 교통법규를 위반해도 "같은 직원입니다. 봐주세요"라면 모른 척 넘어간 것이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젠 이마저도 통하지 않는다. 물론 최근 경찰에 의해 구속됐던 경찰관은 성폭행, 절도 등 강력범죄가 대다수여서 봐주고 말고 할 대상이 아니다. 하지만 일선 경찰관들은 동료가 동료를 추적하고 구속시켰다는 점에서 내심 충격을 받았다.
서울경찰청 감찰반에 근무했던 한 간부는 과거 같은 서에 근무하는 경찰관이 경찰관을 단속(교통법규 위반)해 면허정지 처분을 내렸던 사건에 대해 감사를 벌였던 적이 있다고 한다.
혹시 같은 경찰관끼리 알력을 보여 보복 차원에서 단속하지 않았느냐는 이유에서였다. 감찰반에게 단속 경찰관은 "경찰이 더 법규를 지키고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느냐"고 말하는 바람에 감사를 종료했다고 밝혔다. 그 말이 맞기 때문이다.
경찰관이 경찰관 팔목에 쇠고랑을 채우는 것은 더 이상 <투갑스> 등 영화 속의 얘기만이 아니다. 서울경찰서 강력반 한 간부는 "경찰관이라도 죄를 지으면 쇠고랑을 차야 하지 않습니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나도 죄 지으면 수갑 찰 각오로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 강북의 한 경찰서 간부는 "같은 경찰이라고 봐주는 것이 옛말이 됐다. 경찰관이 경찰을 단속하면 A급 사건으로 분류하기 때문에 돋보이기 위해서라도 경찰관을 단속한다"고 말했다.
이런저런 흐름을 볼 때 경찰관이 경찰을 단속하는 사례가 더욱 많아질 것 같다. 경찰청이 지난 10일 각종 비리 경찰관을 강력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기 때문이다. 경찰청이 이 같은 단속 의지를 천명한 것은 최근 경찰관의 절도가담, 미성년자와 집단성관계 등 잇따른 추문과 범죄가 도를 넘어섰다는 데 있다. 경찰은 경찰관 자질에 대해서도 심사를 강화키로 했다. 빚이 많거나 심각한 가정불화가 있는 등 문제 소지가 있는 직원을 철저히 관리해 자격심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경찰관이 경찰관을 겁내야 하는 세상이 됐다.
정병철 기자
으음;; 에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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