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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5 [탈퇴계정]
작성
04.04.22 20:44
조회
664

아시바 데모도의 눈물...

부천 LG백화점의 처참한 사고 현장을 목도하고, 난 할말을 잃었다. 삼풍이 무너지고, 성수대교가 끊어질때에도 덤덤히 TV를 보며 이 나라가 원래 그런 나라겠거니 하며 나랏님 욕을 했던 내가 겨우(!!) 세명이 죽은 부천 LG 백화점의 사고를 보며 한동안 멍하니 TV를 바라봐야만 했다. 왜그랬을까? 마누라 몰래 난 눈물 한방울을 흘려야 했다.

1. 아시바...데모도

아시바란 말이 있다. 방송을 들어보니 ‘건물 외벽 철제 구조물’이란 고상한 단어를 내뱉는 사고 현장의 기자들을 보며 난 속으로 비웃어야 했다. 아시바도 모를 정도라면 저들은 노가다 한번 뛰어보지 않은 인간들이었구나 하는 생각들...아시바가 일본말이라 쓰지 않는 것일까? 조금 지나니 이 ‘건물 외벽 철제 구조물’은 고상한 한글화 단어인 ‘비계’로 바뀌었고, 사고를 당한 이들은 ‘비계공’이란 호칭으로 불리우고 있었다.

그들과 나 사이, 그리고 그 사고현장을 보도하는 기자들과 사고를 당한 이들의 간극이었으리라...

난 한때 아시바 데모도 였다. 기자들 표현을 빌리자면 비계공 조수정도로 표현될 일을 난 했었다. 그것도 꽤 오래 말이다. 대전 엑스포를 지은게 나였고, 대전 하나로 아파트를 지은게 또 나였다. 한때 전기용접도 했었고, 보도도 깔아봤다. 소위 그 노가다란 걸 했었던 것이 나였다. 학창시절 노가다 한두번 안뛰어 본 남자가 없겠냐만, 나란 녀석은 특이하게도 아시바 데모도를 하게 되었다.

뭐 대단한 기억도, 자랑도 아니지만, 내 인생에서 그렇게 해맑은 웃음을 지어보이던 중년 아저씨들을 본 건 그때가 처음이자 지금까지의 마지막이었다.

내가 노가다를 뛴건 고2때부터 였다. 원래는 캬바레의 테이블을 돌던 웨이터 였던 나는 캬바레에서의 불미한 사건(?) 덕분에 테이블을 팔고 일자리를 찾아 전전하던 때가 있었다. (원래 인문계 고등학교이고, 펜더의 집안 또한 살만한 집안이었지만, 당시엔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었다. 좀 복잡한 사연이므로 이정도에서 끊겠다)

기술없고, 미성년인 고삐리가 하기에 가장 만만한 알바가 뭘까? 그렇다 노가다 였다. 그때는 용접기술도 없을때라서 펜더는 그냥저냥 소일거리 삼아 노가다를 뛰게 되었다. 그때 내가 했던 것이 아시바 였다. 뭐 궂이 다른일을 피한 건 아니지만, 아시바 데모도가 임금이 제일 쎘기에 그랬다고 해야 할까? 다른 자리 보다는 제일 쌨었다. 등짐 지던 녀석이 3만 5천원 받던 시절에 난 기본 5만원을 받았으니 말이다. 그저 십장 아저씨가 돈 많이 준다고 해서 나는 아시바 데모도로 강씨 아저씨 밑으로 들어갔었다.

2. 강씨 아저씨..

군산이 고향이라던 강씨 아저씨에 대한 기억들은 지금은 흐릿하기만 하지만, 지금도 선명한 몇 개의 기억들이 있다. 점심시간이면 다른 아저씨들이 소주 한병을 글라스에 두 번 따라 원샷으로 들이키는 그때 강씨 아저씨는 꼭 반병만 들이켰던 기억들

- 한병 다 마시면 발이 후들 거려서...

그랬다. 강씨 아저씨는 점심시간 함밥집의 반주로 꼭 소주 반병만을 마셨다. 그 나름대로의 ‘안전수칙’이라 하지만, 술로 삶의 고단함을 달래는 그 모습은 안쓰럽기 그지 없었다.

진로병을 하도 이빨로 따서 그런지 이미 숭숭 빈구멍이 보이는 앞이빨과 다 낡아 헤진 녹색의 새마을 모자...이제는 애초에 노란색으로 쓰여졌을 거라는 추정만을 하게 만든 땟국물에 찌든 ‘새마을’ 세 글자의 오바로크 자국이 바로 아저씨의 트레이드 마크였다.

언제나

- 글씨 함밥집 저거이 하나만 떨어지믐...

하면서 소장 눈치보며 때되면 십장에게, 반장에게, 소장에게 일당을 쪼게 다만 참치세트라도 하나씩 돌리던 강씨 아저씨...그의 일평생 소원은 함밥집을 차려 춘천에 있다는 마누라쟁이에게 떡 하니 맡기고 자기는 하루종일 술판이나 벌리며 물건이나 떼오는 팔자라는 소박하지만(?) 소박하지 않는 소원...

아저씨는 정말 열심히 일을 했었다. 보통 스물 네 대가리 뛰는게 고작인 노가다 판에서(한 대가리는 하루치 일을 말한다. 반대가리가 바로 반공일...뭐 반공을 외치는게 아니라 반 공휴일을 뜻하는 토요일을 말한다) 강씨 아저씨는 스물 일곱, 스물 여덞대가리를 채워서 일을 했다.

그리고 늘상 돌아오는 25일...

이 날은 바로 우리 일당 나오는 날이었다. 반장 아저씨가 제일 많이 챙기고...아마 일당이 13,4만원 정도 된 걸로 안다. 십장이 챙기고, 그 다음이 바로 강씨 아저씨였다. 아저씨 경력이 제일 오래되었기에 말이다. 25일날 월급 나오는 날만 되면, 공사판 입구와 컨테이너 박스로 장사진을 치는 인근 다방 마담들과 대포집 쥔장들...함밥집 아줌마는 무슨 야료를 부렸는지 월급에서 원천징수(?)를 해갔고, 남아있는 월급을 죄 뜯어가겠다며 호시탐탐 몰려오는 외상 쳐준 주변 아줌마 아저씨들...뭐 그 전에 이미 월급 쥐어든 두주먹을 하늘로 하고 아저씨들은 전부 돈 쓰러 달려나가는 상황...이때에도 우리 강씨 아저씬 그 돈을 움켜쥐고 은행으로 향했다. 노란 봉투에 담긴 그 ‘노무비’라 적혀있는 봉투를 말이다.

월급날이면 여지없이 벌어지는 노름판에 이어지는 칼부림에, 술주정에, 개평이 적네 많네로 싸우는 타박 속에서도 강씨 아저씨는 외따로 떨어져 홀로 가로 누워 있었다.

아저씨는 언제나 그랬다.

- 이군아 X반도 다고...

아저씨는 날 이군이라 불렀다. 아시바의 가로대를 아저씨는 언제나 자신만의 용어인 X반도라 지칭하였다. 나역시 그 가로대를 지금까지 X반도라 부르는 걸 보면, 어지간히 그 기억이 남아있는가 보다.

3. 이군의 추억

강씨 아저씨는 늘상 날 볼때마다 이렇게 말을 하곤 하였다.

- 이군아 우리 준O 있잖여...그노마가 인자 열한살인디 딱 네가 졸업하구 대햑 가고 군대 가따오믄 고1이여...그라믄 네가 과외 좀 해줘야 한다 알긋제?

- 에이...아씨 사람을 보고 말을 해야죠. 지금 노가다 뛰는 놈이 무슨 대학이예요? 학교도 안나가고 있구만...

- 고거이 그러니까 문제지, 내 말대로 할려면 네가 여글 가서 공부를 허야제? 안 그러겠는 가?

- ......

그랬다 아저씨는 준O의 과외공부를 위해서라도 나보고 대학을 가라 말씀하셨다. 아저씨는 언제나 그랬다. 참으로 나온 보름달 빵과 우유를 볼때마다, 하나씩을 더 챙겼다.

- 아따 쬬코 우유가 비싸면 월매나 한다고, 팍팍한 흰우유여? 야들 입맛엔 쬬코여 쬬코!!

이러면서 흰우유가 나온걸 타박하였고, 남들 하나씩 돌아가는 보름달 빵을 두개씩 먹게 해주는 모험(!)도 주저하지 않았다. 쉬는 시간이면 노가다 담배라는 88 디럭스 마일드(이게 제일 길구 덜 빨리기에 노가다판에서 애용되는 담배였다. 담배 한대 피는 동안 쉬는 건데, 그 담배가 길면 길수록 좋지 않은가?) 그걸 빼어물때마다. 십장 아저씨의 한마디

- 짤라서 펴라 짤라서...

그럴때마다 아저씨는 이렇게 우리를 변호하였다.

- 아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 안혔소? 집회, 결사, 거주이전의 자유랑, 담배선택의 자유가 국민의 4대 자유라고 헌법에도 나와 있지 안혀요

그랬다. 난 그때 처음으로 담배선택의 자유가 국민의 4대 자유란 것인지 알게 되었다.

아저씨는 자기 부사수를 끔찍이도 아꼈고, 챙겨 주었다.

4. 바라시 그리고 죽음

바라시를 할때였다.

(바라시는 해체작업을 의미하는 단어인데, 보통 아시바 올리고, 공구리 칠 틀을 입힌다. 그 담에 공구리 치고, 세멘이 굳으면 그때 틀을 제거하는 작업을 말한다)

보통 아시바를 할때 제일 위험한 게 아시바 올릴때 보다 바라시 할때가 더 위험하다. 생각해 보면 안전고리라고 허리띠에 묶는 고리 하나 달랑메고 올라가던 그때 무슨 정신으로 거길 올라갔는지 지금 생각해 봐도 이해가 안간다. 하지만 그때는 그랬다. 강씨 아저씨는 소주 반병의 힘을 빌어서, 난 겁대가리 상실한 고삐리 정신으로 말이다.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말았다 하던 그때 우리는 십장 지시대로 아시바로 올라갔다. 뭐 별일 있겠는가, 겨울철에 영하 0도로 내려가면 공구리 치면 안된다고 건축법인가, 어딘가에 나와 있다지만, 감리 하는 애들이 친절히 우리에게 알려준게

- 불 때우면서 작업하면 돼!!

라며 작업독려를 하는 나라가 이나라가 아니던가...

초겨울에 드럼통 몇 개 올려놓고 불 때가며 공구리 치던 기억이 엊그제이다. 소장 아저씨가 반장 아저씨가 늘 입에 달고 다니는 그 [공기단축]을 위해 우리는 별 쌩쑈를 다했던 기억이 난다. 왠만한 부슬비에도 공구리 치는게 우리나라 아니던가...

그때도 그랬다. 미끌미끌한 아시바 강관을 타고 올라가는 그때 강씨 아저씨가 말하는 그 X반도를 붙잡고 우리는 바라시 작업을 하려고 올라갔다. 그때 무슨 정신에서인가, 나는 그 안전띠라는 걸 달고 올라갔다. 별 쓸모는 없었지만, 궂은 날씨에 좀 쫄았던 느낌이었나 보다.

여하튼 그때 우리는 열심히 공구리 틀을 제거하느랑 뺑이를 쳤고, 공구리틀...거푸집이라 해야 하나? 여하튼 그 틀을 고정해 놨던 아시바 뼈대를 풀던 때였다. 그리고...결국 우려했던 사고가 터져 버렸다.

우리가 죽거나 다친게 아니었다. 빗물에 쓸려 아시바 강관을 놓쳐 버린 것이었다. 강관 하나가 미끄러지자 같이 세워두었던 아시바들이 같이 우르르 쏟아져 내렸다...그 강관이 그대로 지상으로 떨어진 것이었다. 문제는 그 강관이 그 밑에 있던 지경할아버지를 덮쳤다...

(지경 할아버지...보통 지경이라 하는데, 공사장 돌아다니면서 못박힌 나무쪼가리나 공사자재를 줍는 걸 하는...노인들 소일거리 하는 자리라고나 할까나?)

...................................................................................................................................

이상하게도 나란 녀석은 죽음이란걸 닥쳐야 하는 상황이 많았었다.

군대있을때...96년 무장공비때...휴가 나왔을때...중학교때 자살한 친구놈...오토바이 사고로 얼굴이 갈린놈...

하지만 그때처럼 ‘만화’같은 죽음은 없었다. 강관이 그대로 꽂혀서 지경 할아버지 머리를 뚫고 몸을 꼬치 꿰듯이 꿰 땅에 꽂혀버렸던 것이었다. 내가 죽음을 겪으면서 그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은 처음이었다. 몸을 사시나무 떨 듯이 몇 번 움찔거리더니 피를 분수처럼 쏟아내며 그렇게 비오는 공사장에서 할아버지는 이승에서의 연을 접어야 했다.

- 다 늙어 무슨 영화 보겠다고 그러요? 집에가 할마이 궁둥짝이나 두들겨 주지

함밥집에서 오가는 흰소리에

탁주 한사발 값 벌어보겠다고, 손주놈 용돈푼이나 집어 주겠다며, 할마시 몸빼 한 벌 사 주겠다며 너스레를 떨던 할아버지 였다.

누가 실수 한건지 아무도 몰랐다. 비오는 날 작업을 한게 잘못이라면 잘못일까? 그닥 잘못된 것도 없었다. 하던대로 했었다. 강씨 아저씨도 소주 반병을 마시고 올라갔고, 십장 아저씨가 닦달을 하긴 했지만, 원래 성격이 그러한 것이었으며, 옆에있던 이름이 기억 안나는 다른 아시바 아저씨도 늘 하던대로 했었다. 그 아저씨 데모도는 나보다 연수를 쳐도 몇배나 윗줄에 있는 나름대로 인정받는 아시바 데모도 였었다. 나? 나는 예의 그 X반도라 불리는 가로대를 붙잡고 있었다...

5. 개값...

사람이 죽으니 경찰이 왔었다. 작업중 사망이었다. 유가족들에게 몇백인가가 장례비 조로 나간걸로 알고 있다. 우리들도 각자 얼마씩 추렴해 돈을 건넸던 기억이 난다. 학생들은 1만원씩만 내라 했었을때, 내 친구 한녀석이 톡 하가 튀어나가 우리도 3만원씩 내겠다....뭐 대충 그런말을 하며 우겼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할아버지는 객사가 되었기에 발인하던날 우리 공사장으로 운구차가 한번 들어왔다 나갔었다는 기억....

그리고 강씨 아저씨...한달 내내 스물여덞대가리 꽉꽉 밟아서 일하던 그 강씨 아저씨가 며칠간 일을 나오지 못했다는 사실만이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설마 강씨 아저씨일까...그 아저씨가 연차가 몇 년인데...

그랬다. 강씨 아저씨 연차가 몇 년인데...

강씨 아저씨는 그렇게 얼마뒤 공사장을 떠났다.

후에 내가 용접일을 배우고, 야매로 공사장에서 용접을 할때 강씨 아저씨 이야기를 주워들은 건 그때일하던 십장 따라 토목쪽으로 일을 바꿨다는 소리를 들었다.

건축하던 아저씨가 토목쪽으로 바꿀정도로 일이 딸리진 않을 터인데, 그 아저씨는 토목쪽으로 빠졌다 한다.

나중에...내가 대전을 떠나기 전 계룡건설이 부도날 때 그때 같이 일했던 아저씨를 만나볼 기회가 있었다.

- 그때 아시바에 달라붙었던 놈만 열 댓놈이다. 강가 그노마가 그랬는지 안그랬는지 누가 아나? 네가 봤나? 내가 봤나? 네도 조사 받았잖아? 아시바가 미끄러지면서 우르르 쏟아진거 네도 봤잖아?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한달에 스물 다섯 대가리 이상 노가다를 뛴다는 건 그 사람 보고 죽으란 소리이다. 특히 아시바 같은 쌩노가다일 경우엔 그건 그 사람보고 죽으라고 등떠미는 짓이다. 함밥집에서 신김치 한조각을 안주삼아 소주 반병씩을 글라스로 채워 마시지 않고는 버티기 힘든 일...

막일은 말 그대로 힘없고, 가난하고, 못배운 이들의 생업이다.

우리사회는 언제부터 그 힘없고, 가난하고, 못배운 이들의 목숨이 힘있고, 많이 배우고, 부자인 사람 목숨보다 훨씬 가치가 떨어진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의 가치가 곧 그 사람의 연봉으로 평가받는 사회에서 사람의 목숨값 역시 사람의 가치로 차별되어지는 사회...그게 바로 대한민국 이었다.

그때 나에게 꼭 대학을 가서 준O의 과외선생이 되어달라고 말했던 강씨 아저씨...

오늘 부천에서 있었던 공사장 사고를 보며 나는 사망자 명단을 뚫어지게 바라봐야 했다. 혹시 강씨 아저씨가 저기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조급함에 나는 방송을 보고, 또보고, 또봤다....

사람이 죽었다. 그것도 세명이나 죽었고, 또 얼마의 생명이 죽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아시바를 하면서, 용접을 하면서 나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 공기단축!!!!

이란 소리를 들어야 했다.

얼마전 TV를 보다가 비정규직 이야기를 봤었다. 조선소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용접을 하는 이들의 한달 봉급을 보면서 난 황당했었다. 130만원...

용접일을 해본 사람이라면 아실 것이다. 산소용접이든 전기용접이든...특히 전기용접...눈에 튀는 불똥과 밤이 되면 벌겋게 부어오르는 아다리들, 용접할때의 그 매연과 기분 나쁘게 웅웅- 되는 용접기의 소리....하루 10시간 동안 용접기에 메달려서 130만원을 번단다...그것도 분진 가득한 수조 안이나 내부 작업을 하는데 말이다.

만약 내가 대학을 가지 않았고, 글을 쓰지 않았고, 영화를 하지 않았다면, 나도 저자리에 앉아서 용접봉을 갈아 끼우며 스파크 일으킨다며 용접봉을 긁고 앉아 있었을 것이다.

비정규직의 목숨은 새목숨이던가? 비가 오는 그때에 전기용접을 하라고 등을 떠민다고 한다. 네가 한번 비오는 날 용접기 붙잡아 보지 그래? 라는 말이 목줄까지 치고 올라왔다.

그리고 오늘 아시바들...아니 기자들 말로는 그 비계공들 3명이 죽은 현장을 난 봐야 했다.

안봐도 비디오다. 안전장치하고 허리띠에 안전고리 하나씩 쥐어주고는 안전장치 완벽이라고 체크리스트 판에 체크 한 다음에 올려보냈으리다...그리고 작업능률 향상이랍시고, 리프트에 산만큼 쌓아서 내려보냈으리다. 리프트가 덜컹거리고 걸려도 그대로 실어 올렸을 것이다.

묻고 싶은게 있다. 공기단축이 중요하단 건 알겠지만, 그게 사람 목숨보다 더 중요한 것일까? 우리가 돈을 벌려는 건 행복해 지려고 돈을 버는 게 아닌가? 먹고 살려고 돈을 버는게 아니던가? 목숨 보다 중한게 돈이라 치자...시방서 들고 현장 지휘하는 소장 목숨이랑, 하찮은 아시바데모도 목숨 하고 같을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셋이나 죽었지 않았나...돈이 그렇게 중하다지만, 사람 목숨만큼은 아니지 않은가....

잠못이루는 이밤...생활의 발견에서의 대사 한줄이 생각이 난다...

- 사람답게 사는게 힘든 세상이지만, 우리...괴물만은 되지 말자.

제발 괴물만은 되지 말자...제발....


Comment ' 8

  • 작성자
    미소년전설
    작성일
    04.04.22 21:00
    No. 1

    우리 나라 건물은 너무 빨리 올라가죠..ㅎㅎ 빠른것이 장땡이는 아닐터인데...ㅎㅎ 기초공사 끝나면.. 눈깜짝할새에... 후다닥... 쩝..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루카렐리
    작성일
    04.04.22 21:04
    No. 2

    건축 뿐이겠습니까. 자기 배불리기위해 다른 사람 쳐죽이는 건 너무나 쉬운 일이죠. 그런 세상이 영원토록 지속되기를 바란는 사람들이 우리나라에는 훨씬 많고, 훌씬 강합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아담곰
    작성일
    04.04.22 21:37
    No. 3

    근처... 도로 확장 공사 때문에 지난 1년 동안 1Km 정도 되는 도로변의 건물들이 허물어지고 새로 올라섰습니다.

    건물ㅇ 허물어지는 속도는 이틀밖에 걸리지 않았고, 심하면 퇴근때 보던 건물이 다음날 오후에 없어지는 경우도 있었지요.

    올라가는 속도는 일주일입니다... 일주일 이면 3~4층 건물은 이미 시멘까지 말라있씁니다.

    그런 건물들을 보면서... 절대 저 건물엔 들어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이 듭니다... 슬프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苦盡甘來
    작성일
    04.04.22 22:37
    No. 4

    안타까운 현실입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 마환
    작성일
    04.04.23 00:35
    No. 5

    작년 겨울에 알바로 노가다 할때가 생각 나느군요 15층 짤 아파트 아시바 밟고 비닐 치던 반장님 하고 김씨 아저씨 생각 나는군요 ㅡㅡ;
    한달에 29대가리 했엇죠 야간까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재희
    작성일
    04.04.23 08:52
    No. 6

    저도 일년 아니 합쳐서 2년정도 아시바를 올리고 바라시도 하고..밧줄타고 실리콘도 칠해보고 용접도 했었습니다. 고비님의 글하나 하나가 너무 현실감 있네요....
    힘들게 일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이익이 돌아가는...그런 사회가..언젠가는..
    참고로 영국 노동자..특히 건축 노동자는 대학 교수만큼의 월급을 받는답니다.(물론 교수들의 부외 수입-책의 출판..은 제하고). 그리고 공기는 얼마나 또 긴지..자전거용 건물을 짓는데만도..휴..이중벽에 한달에 네줄 올라 가던군요...(일주에 한줄씩..)..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폐인검
    작성일
    04.04.23 12:34
    No. 7

    잘 읽었습니다. 필력이 워낙 있으시고 시의 적절한 주제라 한 달음에 읽히는군요. 소설 주제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여러 사람이 읽을 수 있게 한번 다듬어 보시면 어떨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푸른이삭2
    작성일
    04.04.23 17:13
    No. 8

    고등학교 영어선생님중에 아르헨티나에서 살다 온 선생님이 있었습니다. 좀 푸짐하게 생긴 양모(이름이 생각이 안나네요)탤런트랑 비슷하게 생겼는데 옆집이 새로 건축을 하는데 2층집 올리는데 3년이 걸리더랍니다. 우리나라 같으면 집을 몇번이나 허물고 새로 지을 시간에 집 한채....그런데 그렇게 지어서 그런지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나도 집에 금하나 가는데 없고 물 한방울 안샌다고 하더군요. 요즘 새로운 공법들이 많이 등장하긴 하지만 사람이 관계된 일이면 무엇보다 목숨을 소중히 여겨야 진정한 인간공학적 공법이 아닐까요?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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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45 선인장과 아이의 사랑 +3 Lv.92 정덕화 04.04.23 189
21344 불평하지 말라 +13 Lv.55 [탈퇴계정] 04.04.23 320
21343 다시 이라크 파병에 관해서... Lv.1 묘왕동주 04.04.23 224
21342 북한 룡천 대규모 폭발 3천명 사상 +1 Lv.66 한척 04.04.23 262
21341 삼성 ‘PDP 통관보류’ 日기업 더 안달 +8 폐인도령 04.04.22 622
21340 北 룡천역서 대규모 폭발사고..비상상태 Lv.39 파천러브 04.04.22 180
21339 아니? 지금 채팅방에서 뭘하고 있는 거죠? +7 Personacon 금강 04.04.22 419
21338 [퍼옴]굿데이가 만화 원고료를 지급하지 않고 뻐팅깁답니다. +4 낙원 04.04.22 543
21337 [질문] 일반 물리에 관한 문제 해석을 부탁합니다 ^^;; +12 Lv.11 백적(白迹) 04.04.22 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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