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시절에 복식호흡을 배웠더랬습니다.
왜 배웠는가 하면 그때 가장 친한 친구가 가곡을 멋들어지게 부르더군요.
가곡 잘 부르면 요즘 가요 따위는 저리 가랍니다.
매우 부럽더군요.
물론 가곡을 부른답시고 목으로만 개구리 소리를 내는 사람은 제외하고.
어쨌든 친구에게 가곡 잘부르는 비결을 물으니
복식호흡을 해서 숨을 늘리라고 하더군요.
목소리는 곧 호흡이다.
무슨 무공초식 같은 이 교훈이 바로 가곡을 잘 부르는 바로미터인 것입니다.
숨을 쉴때 어깨를 움직이면 안됩니다.
배만 들어갔다 나왔다 해야 합니다.
말하자면 들이마신 호흡을 천천히 목소리로 뱉는 거지요.
그럼 목이 아니라 배 깊숙한 곳에서 소리가 나옵니다.
이런 연습을 자주하고 숙달이 되면
비로소 가곡을 유려하게 부르게 되는 거지요.
물론 목소리는 타고나는 점이 없지 않지만 연습으로 극복이 가능합니다.
제 목소리도 그다지 크지 않고 평범했으나
고교시절에는 3년 내내 복식 호흡 연습을 했습니다.
그래서 가곡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사회에 나와 술 담배를 배우면서 호흡은 짧아지고, 목소리는 갈라지더군요.
생활에 바빠 복식호흡을 잊고 살았더니
다시 예전의 음치로 돌아가 버리더군요.
주말을 맞아 야외로 나가 '님이 오시는지'를 불러 제끼면
정말 환희에 찹니다.
님이 오시는지는 원래 여자가 불러야 제 맛이지만 남자가 불러도 그만이죠.
술 담배 안하시는 분은
여가시간을 가곡부르기로 보내면 좋을 겁니다.
그냥 불현듯 예전의 일이 생각나서 주저리 주저리 떠들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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