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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별도
작성
04.04.04 11:00
조회
468

"아, 이런 사람이 바로 선생님이구나." 하는 생각을 가진 때가

바로 초등학교 5학년 때였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담임교사와는 너무도 달랐기 때문입니다.

(당시는 유신 정권 말기였습니다.)

자신의 반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어린 시절 이야기, 놀이 이야기, 기타 등등...

수업의 절반은 진도 내용이 아니라, 그런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정말 학교 갈 맛이 났습니다.

학교에 가서 아이들과 선생님이 한 이야기를 따라 해 보고, 또 다른 재미있는 놀이를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습니다.

그런데 수업이 그렇게 노는 것 같건만, 정말 신기한 것은....

항상 저희 반 반 평균이 다른 반보다 대략 10점 정도가 항상 높았다는 것입니다.

특별히 시험 문제를 가르치는 것도 아닌데 말이지요.

그 때, 저희 담임 선생님은 시험 출제는 아예 안 하셨습니다.

출제까지 하면, 안된다는 게 선생님의 말씀이고, 다른 교사들도 모두 동의하는 내용이었지요.

그 때, 선생님이 "저는 글 쓰는 재주가 있으니, 네 소원대로 작가가 되는 것도 좋겠다." 하셨습니다. ^^;;;;;

하지만, 아직도 전 작가까지는 못 되고 있군요.

고등학교 1학년 때 또 좋은 선생님을 담임으로 모실 수 있었습니다.

애들을 불러내서는 고딩인 애들한테 소주를 쏘는 선생님.

"내가 내 애들한테 술 사는데 누가 뭐라고 그래!" 하시던 그 모습이 너무도 그립습니다.

졸업하고 십여 년이 흘렀건만,

지금도 그 때 친구들과는 연락을 해서 해 마다 한 번 쯤은 고1 담임 선생님을 찾아 뵙니다.

밖에서 술 마시면서,

이제는 저희가 쏘지요. ㅍㅎㅎㅎ.....

이제는 흰 머리가 가득하시더군요.

고2 때 담임 선생님도 정말 좋은 분이셨습니다.

공자님 같으신 분이셨습니다.

한창 성장기에, 그리고 정서적으로는 육체의 성장을 따라가지 못하는 그 때,

아이들에게 가치관과 철학과 삶의 방향에 대한 고민을 스스로 하도록 지도를 해 주시던 분이셨습니다.

때가 되면, 한복을 입으시고 나오셔서 학생들에게 정신과 의식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시던 분이셨습니다.

물리 선생님이신데, 사자성어와 한자어는 어찌나 그리 많이 아시던지....

박학다식이란 게 저런 거구나 하는 것을 그 때 알 수 있었지요.

제대 후에 다시 학교를 찾았을 때, 이제는 다른 곳에 계시다는 말을 듣고 선생님을 찾아뵙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습니다.

대학에 가서, 또는 사회에 만난 친구들와 이야기 하면서

존경하는 선생님이 셋이나 있다는 저 자신이 정말 복 많은 놈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매 맞아요?

고 1때 선생님으로부터는 매도 꽤 맞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감정이 실린 매였다고는 생각되지 않는군요.

놀라운 것은 말이지요....

초등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졸업 때까지, 학창생활 십이 년... 담임 교사만도 열 세 명.(중간에 한 번 바뀌어서), 그리고 담임은 아닐지라도 각 과목 담당 교사도 수십여 명. 어쩌면 백여 명.

그 중에 교사라 칭하지 않고 선생님이라 칭하는 사람이 셋입니다.

그런데, 전....

다른 사람과 이야기 하면서

"난 기억나는 선생님이 세 분이나 있다!"고 자랑 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오월이 오면, 고1 때 담임선생님과 또 소주 한 잔 빨아야겠습니다. ㅋㅋㅋ....


Comment ' 14

  • 작성자
    용마
    작성일
    04.04.04 11:02
    No. 1

    와....좋으시겠다...흐음....부러버요..ㅋㅋ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4.04.04 11:11
    No. 2

    ^^; 전 중1때 걸핏하면 아이스크림 사주시던 선생님이 가장 존경스러븐. 흐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우 현
    작성일
    04.04.04 11:29
    No. 3

    반항아 스타일이라서 당구채 박에 기억이....ㅠ,.ㅠ
    발바닦 부터 허벅지 엉덩이 까지..
    지각했다 매타작 시험점수 70점 밑으로 1점에 한대씩 매타작 참고서 없다고 매타작 등등 하여간 엄 청 두들겨 맞았슴다
    그중에서 젤루 맞기 힘들었던 체벌은 손등을 30센티 자로 세워서
    맞았던.. 윽...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5 소닉
    작성일
    04.04.04 12:16
    No. 4

    고등학교1학년때 자습시간에 뒷자리애들이 장기두는거 구경하다 교장한테걸렸는데 교장이 담임 쿠사리줘서 담임열받아 나만때림-_-30대정도
    맞음-_-봉걸레로 (장기두던놈 반장 다른놈 공부1등,안때림)

    고2학년때 완전싸이코였음 - -) 기분나쁘면 얼굴이 빨개짐-_-그럴때
    트집잡히면 수업안하고 불러내서 계속구타함(주먹 발차기등등)

    고3학년때 이때는 진짜 막나가서 선생이때릴라고하면 선생자빠트리고
    걍 집으로왔음- -그담부터 나한테 신경전혀안씀

    부럽네요 별도님 ㅡㅡ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과테말라
    작성일
    04.04.04 12:26
    No. 5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 혹은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고 관계를 가졌던 사람을 좋게 기억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죠.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을 비난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일입니다. 인과응보라는 말이 있죠.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습니다. 우리는 그 깊숙한 원인까지는 알지 못하죠.
    여러분에게 좋은 인상을 줬던 선생님들은 여러분에게서 좋은 인상을 받았을 수도 있을 겁니다. 나쁜 인상을 줬던 선생님들은 여러분들을 어떻게 봤을까요?
    자신이 받은 것만 생각하지 말고 자신이 준 것도 생각해봅시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1 破雷
    작성일
    04.04.04 13:19
    No. 6

    아.......부럽군요.......전 지금선생이 제일 나쁜선생님......ㅠㅜㅠ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04.04.04 13:25
    No. 7

    과테말라님.. -_-;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선생들도 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검은검
    작성일
    04.04.04 13:51
    No. 8

    시험점수 70점 밑으로 내려가면 몽둥이로 자기 손등을 치게하던 선생이 있었죠... 소리가 안나면 처음부터 다시 빡빡 소리날때까지 치게하던..
    제가 학교 다닐때는 공포의 대상이었는데 요즘 들리는소리로는 이미지변신 하셨다더군요 1학년들한테 인기최고라나? ...후.. 그때는 악마가 따로 없었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낙원
    작성일
    04.04.04 14:38
    No. 9

    - - 아 화요일이면 다시 봐야하는 선생님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80 남양군
    작성일
    04.04.04 16:16
    No. 10

    기억하고 그리워하는 선생님이 한분이라도 계시다면 행운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삼장
    작성일
    04.04.04 17:12
    No. 11

    저는 작년고등1선생님이 가장 기억에 남던데..
    나머지는 절 기억도 잘 못할것같은데..
    별도님 정말 부럽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미우
    작성일
    04.04.04 17:18
    No. 12

    저는 중3때 선생님이 기억에 남는데..
    내성적인 저를 조금은 적극적인 성격으로 바꾸도록 도와주셨구 애들 하나하나에 관심두 많이 하시고 참 유머있고 다정하신 분이이죠..
    뭐 요즘은 그 선생님이 보고 싶어집니다.
    지금 담임은 27세의 젊은 담임인데 엄청 쪼잔하고 싸이코죠-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7 ak******
    작성일
    04.04.04 18:58
    No. 13

    전 아직 -__;; 이제 고1이라..그래도이때까지는 초등학교 6학년때 담임선생님이 제일 존경스럽다는. 아마도 영원히 존경스러울것 같네요.
    항상 입에 달고 계시는말씀이
    "시간은 금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5 동심童心
    작성일
    04.04.05 08:02
    No. 14

    .......

    존경스런 교회의 장로님은 있습니다.
    저를 잘 알지는 못하셔도...
    그분을 존경합니다.

    눈물로 말씀하시는 그런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네요...
    이분이 저에게 전도하신거나 마차가지라고 생각됩니다...

    그분의 모습을 보면...제가 부끄러워집니다.후...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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