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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1 적월
작성
04.03.20 18:28
조회
380

며칠전 이라크에서 스페인군을 철수시킨다는 스페인 신임총리의 말을 보고 문득 생각난게 있었다.

일년전쯤, 수도 바그다드가 점령된 이후 이라크 국민들이 후세인의 동상을 끌어내리는 모습을 보며 환호를 했던것을... 그들은 독재자 후세인의 지배아래서 고통과 멸시를 감내하며 살아왔던 이라크의 비기득권층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이었다. 58년 바트당 정권의 쿠데타 이후 인간대접을 밷지 못하고 살아왔던 사람들이었다.

이라크에서 지금 미군에게 반발하고 테러를 가하는 자들은 그들이 아닌 지난 수십년간 기득권을 누리던 소수의 수니파와 극렬 테러조직들 뿐이다. 대부분의 이라크인들은 지금 현 상태가 옛날 후세인 정권시대보다 낫다고 생각한다. 가끔씩 언론에서 이라크인이 나와 '후세인때가 더 살기 좋았다.'라는 말을 하는데 그런 말을 하는 자는 후세인 정권때 아마도 정부의 관료였다거나 군인이었을 가능성이 큰 사람이다.

전쟁을 반대하는 사람들 중에 몇몇은 '가만히 잘 살고 있는 이라크를 공격해...'라는 말을 생각없이 내뱉곤 하는데 과연 그들이 가만히 잘 살고 있었을까. 혹 25%의 수니파 사람들은 그랬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말을 시아파 사람들이나 쿠르드족에게 하면 아마 엄청나게 무식한 사람이라고 욕을 먹을 것이다.

만약 이라크에 석유가 없어서 미국이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지금 75%의 시아파와 쿠르드족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아마도 그들은 오늘도 후세인과 그 아래에 있는 바트당 정권과 수니파의 발 아래 굴욕적이고 참혹한 생활을 했을 것이다.

그리고 걸프전쟁이 일어나기 전의 이라크는 중동에서 사우디 다음의 부(富)를 자랑하였다. 세계 제2위의 풍부한 매장량을 바탕으로 한 많은 양의 석유수출은 이라크인들에게 부를 안겨다 준 것이다. 그것을 후세인이란 미친 독재자가 쓸데없이 전쟁을 일으켜 미국이라는 호랑이를 건드리게 되어 전쟁에 패하고, 경제봉쇄를 당해 오늘날의 모습으로 전락하게 된 것이다. 또 지난 80~88년에는 단지 몇 km의 국경선때문에 8년간이나 이란과 전쟁을 일으키고 그때는 미국등 서방세계와 친하게 지내왔던 자가 바로 후세인과 바트당 정권이다. 이라크전때는 자신들이 아랍의 자존심을 지킨다 어쩐다 말을 하는 그들의 모습에 나는 실소를 감출 수 없었다. 어떻게 사람의 태도가 저렇게 180도 바뀔 수 있는지... 이란과 전쟁을 할때 후세인은 이란에 협조한다는 엉뚱한 죄목을 앞세워 쿠르드족에게 겨자가스를 사용해 수천명을 죽인 전례도 있다.

이라크 침공을 반대하고 반전시위를 벌이는 사람들은 한번쯤 이라크인들의 나머지 75%의 의견을 한번쯤 생각해봐도 되지 않을까. 독재정권치하에서 독립을 부르짖다가 죽어간 쿠르드족들, 단지 종파가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온갖 천대를 받으며 하위 계층으로 전락한 시아파... 이들에게 있어 좋은 세상이란 후세인이 지배하는 나라가 아닌, 미국과 유엔의 지원을 얻어 세워진 민주국가일 것이다. 그들은 미국에게 석유를 주고 그들은 미국에 의해 석유보다 몇 천배, 몇 만배 중요한 자유를 얻을 수 있던 것이다.

미국이 석유를 위해 전쟁을 벌이든, 무엇을 하든 지금 이라크인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그들이 누리고 있는 자유다. 이라크인들이 원하는 것은 후세인이 지배하는 '자주적인' 독재국가가 아닌 지금과 같은 자유로운 나라, 새로운 이라크다. 전쟁의 원인과 이유가 어찌되었던, 결국 그나라 사람들에게 좋은 것이면 좋은 일인 것이다.


Comment ' 8

  • 작성자
    Lv.1 김근수
    작성일
    04.03.20 19:05
    No. 1

    글쎄요.. 그 나라 사람들에게 좋은 일인지 아닌지는 그 나라 사람들이 판단해야겠지요. 우리 같은 객이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봅니다.
    아마도 그들 스스로 주인이 되지 못한다면 그 "자유"도 오래가지 못할겁니다. 결국 그들의 "자유"는 그들의 것이고 결국 지켜아하는 것도 그들의 몫이니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운동좀하자
    작성일
    04.03.20 19:10
    No. 2

    후세인이 독재자가 되게 키워준 나라가 미국이니..
    원인제공을 했던 미국이 이제와서 이라크에 자유를 주었다고 마냥 기뻐할수만도 엄고..

    근디 후세인이 잡혔는데 미군은 왜 철군 안혀요?
    그 나라 민주주의는 그 나라 사람들테 맡겨!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3월토끼
    작성일
    04.03.20 19:15
    No. 3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지 않습니다.
    결과가 시작과 경과에 면죄부를 주지 않습니다.
    자신의 정의는 스스로 결정했을때만이 정당성을 얻습니다.


    파병을 주장하는 건 각자의 자유지만 그런 위험한 생각은 하지마시길 바랍니다. 정의라는 이름하에 일어나는 테러, 백성을 위해서라는 명분으로 행해진 개발독재, 미개한 종족의 문명화라는 정의로 이루어진 숱한 식민지전쟁들...... 피 비린내 나는 과거의 역사를 다시 한번 더 생각해보시길 권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starfish
    작성일
    04.03.20 19:26
    No. 4

    민주를 좋아하시는 군요

    하지만 민주주의가 인류 역사상 최고 최상의 정치제도는 아닙니다.
    그것은 현재 한국의 상황이 잘보여주기도 하지요

    또한가지 간과하시는것은
    압제받던 75%의 사람들이 예전 자신의 그 시절 기억들을 잊을까요?
    다시 자신들이 받았던 압제를 그대로 돌려주거나 혹은 두배 세배 더 잔인해지게 됩니다.(과거 르완다의 후투족과 투치족의 예나 인도네시아의 예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아실것입니다.)

    왜? 이것은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종교적'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이념, 철학, 사상은 공존할수 있지만

    종교는 공존할수 없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적월
    작성일
    04.03.20 19:43
    No. 5

    갈고리맨님, 그럼 한번 독재 시절의 이라크에 가서 시아파나 쿠르드족으로 태어나 한번 살아보시가 바랍니다. 과연 스스로 자유를 쟁취할만한 상황이 되었나...남의 힘을 빌려 자유를 얻어야 했을만큼 그들의 상황은 절박했습니다.

    지금 우리는 제3국의 입장에서 이라크전을 바라보기에 그와 같은 소리를 할 수 있지만 이라크인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분명 후세인 정권때보다는 지금이 더 좋다고 생각할 것입니다. 후세인이 미국에 의해 독재자로 성장할 수 있다 했더라도(그렇다고 후세인이 친미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그는 분명 미국보다는 소련과 더 가까운 행동을 취했으니까요)어쨌든 독재는 후세인이 한 것이지 미국이 한게 아닙니다.

    저는 미국이 전쟁을 일으킨 목적보다는 이라크인들이 지금 누리는 자유에 대해 언급을 하고자 이 글을 썼는데 마치 제 글이 미국을 옹호하는 것처럼 보였군요. 의도를 잘못 간파하신 것 같아 다시 댓글을 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큰곰
    작성일
    04.03.20 20:18
    No. 6

    물론 이라크인들이 누리는 자유도 중요합니다. 미국이 한 전쟁 목적 중 하나로 내세울 정도로 중요한 가치이지요.

    그러나 그것을 이라크인들이 아니라 제3자가 개입하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인가에 대해서는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 봅니다. 만약 후세인이 친미적 성향의 독재자였다면 미국이 전쟁을 했을까요? 만약 지금 세워지는 정부가 반미적 성향이라면 미국이 용납할까요?

    결과론적으로 미국이 독재자를 몰아내준 것은 그에게 반대하던 이들에게 분명 큰 도움이 되었겠습니다만 현재 돌아가는 모양새로 봐서 미국은 이라크에서 잡은 기득권을 절대 놓을 생각이 없습니다. 최소한 차기 친미정권을 수립한 후에도 전후 복구 등의 명목으로 꾸준히 개입하겠죠. 미국이 자유를 사랑하고 아끼는 아주 이상적인 국가이면 좋겠습니다만 파나마 사태에서 알 수 있듯 그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움직입니다. 예전에 후세인에게 무기 대줬던 것이 미국임을 잊지는 않으셨겠지요...

    또 하나, 테러와의 전쟁도 중요한 의미가 있겠습니다만 지구상의 유일한 초강대국 미국의 이러한 횡포에 가까운 행동들은 역시 미국에 반대하는 또하나의 독재 정권,북한을 상대하는 우리에게 별로 유익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북한도 그럼 전쟁해서 정권 몰아내야 합니까? 그 와중에 죽은 민간인들은 고결한 희생이 될 것일지... 예전에 걸프전때 이스라엘에 떨어지던 스커드미사일이 서울에 떨어질 때에도 전쟁을 통한 사태 해결이 옳다고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자유는 물론 소중합니다. 그러나 그것을 얻기 위한 과정도 소중한 것입니다. 우리 스스로 독립하지 못하고 외세의 힘으로 독립했고, 결국 그들의 독단적 결정으로 분단되고야 말았던 과거를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3월토끼
    작성일
    04.03.20 23:15
    No. 7

    적월님 /

    적월님이 현재 이라크인들이 가지게 된 자유와 평화의 소중함을 말한다는 건 알겠습니다. 나 역시 그걸 부정하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스스로의 힘으로 얻지 못한 가치는 그 사회내부에서 부정되기 마련입니다. 아마 이라크에 그 어떤 정부가 수립된다해도 외세와 협력한 괴뢰정부라는 내부의 불만을 잠재울수 없을 겁니다. 이는 앞으로 이라크의 미래에 시한폭탄이 될겁니다.
    무엇보다 현재 곳곳에서 사상자가 발생하는 일 자체가 현재의 자유와 평화가 얼마나 불안정한 미봉책인가를 말해줍니다. 좀 더 강한 힘으로 제압할 수는 있겠지만 이건 PLO의 사례처럼 사태의 본질적 해결방법은 아닙니다. 내가 제3국의 입장에서 보기때문에 그러는게 아닙니다. 이라크 전쟁은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단순한 배경을 가진 전쟁이 아닙니다.



    ps. 그리고 한가지 오해를 풀어드리고 싶은데 쿠르드족들은 아직도 자유를 찾지 못했으며 현재로서는 앞으로도 자신들의 희망이 이루어질 가망이 없습니다. 쿠르드족들이 이라크내의 소수민족정도가 아닙니다. 이라크, 터키, 이란 기타 여러나라에 무려 2000만명에 달하는 인원을 가진 민족입니다. 그런데 눈꼽만한 레바논이나 쿠웨이트도 독립국인데 비해 아직까지 나라없이 각 나라에 소수민족으로 천대받는 이유에 대해 한번 의문을 가져보시기 바랍니다.
    일례로 터키는 군대가 이라크 국경을 넘어가 쿠르드족을 학살한 적도 있습니다.(이번 전쟁기간인지 그 전에 일어났던 일인지는 잘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권국가 미국은 터키에 그 문제로 따진적 한번도 없습니다. 심지어 이라크마저 쿠르드족 학살을 위해 국경침범이라는 중대한 사실까지 모른척 눈감아줬지요. ㅡㅡ;
    쿠르드족의 문제만 해도 후세인 하나 없앤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닙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2 mr*****
    작성일
    04.03.21 13:31
    No. 8

    일본이 한국을 집어삼켰을때도 비슷한 소리를 했을 겁니다.

    당시의 조선은 꽤 철저한 신분제였고, 대부분의 평민 이하는 못살았을테니까.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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