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녀음 (貧女吟)
허난설헌(許蘭雪軒)
手把金剪刀(수파금전도)
夜寒十指直(야한십지직)
爲人作嫁衣(위인작가의)
年年還獨宿(년년환독숙)
제 나름의 의역입니다.^^;
가난한 여인의 노래
손으로 가위를 잡고
밤추위에 곱은 손으로
남을 위해 옷을 짓것만
해마다 홀로 보내는 밤만 돌아오네.
이 시는 홍길동으로 유명한 조선조 허균의 누나였던 허난설헌의 오언절구입니다.
아무런 꾸밈없이 담담히 써내려 간듯한 이 짧은 시에 추운 겨울 밤 얼어서 곱은
손을 호호 불어가며 다른 여인이 시집가는 입을 옷을 만들며 자신의 외로운 처지를
한탄하는 가난한 여인의 심정이 너무도 잘 드러나 있군요.
한시의 맛은 이런 함축미에 있는게 아닌가 합니다.
뒷 얘기로 이 시는 중국시인 장벽(張碧)의 한시 빈녀(貧女)를 표절한 작품으로 알려
졌는데 그래도 가슴이 찡해지는 건 다름이 없네요.
Comment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