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에 작은어머니 모녀분이 놀러오셨어요. 작은어머니가 엄마와 담소를 나누는
동안 우리 귀여운 사촌여동생(초등5)이 지루해 하는것 같아 장롱속에 봉인되있던 플
스를 꺼내 애들이 좋아할만한 접대용게임의 최고봉, 비시바시 스폐셜(미니게임 모아
논게임, 연타가 생명임.)을 시켜줬더랬죠.(솔직히 무의식적으로 바하리버스의 동영
상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잔혹호러게임이 애들에게 미칠파장을 우려해 자제했슴니
다 -_-;;)한동안 딴짓을하다 아이에게 가보니 녀석은 처음자리에 퍼질러 앉았을때와
똑같은 모습으로 연신스틱과 버튼을 놀리며 게임에 빠져들어 있더군요. 므흣~ 한 마
음에 저도 패드를 들고 같이 놀아주기로 했죠.(이런 게임들이 원래 같이하면 재밌잖
아요.)그래요, 그때부터가 바로 저를 처절한 패배의 나락으로 떨어뜨리게한 사건의
시작이었슴당.
나: 에구~ 우리 이쁜동생, 혼자노르라고 지루했지. 이 오빠가 상대해주마.
동생: 어~ 오빠 어서와. 근데, 오빠 나 못이겨.
나:-_-;;...그건 해봐야 알지.
하핫, 내 게임경력이 얼만데. 비록 내취향의 게임은 아니지만 이미 경험은 해보았다
구. 적당히 놀면서 져줘야겠다. 했던 제 자신만만한 생각은 대결시작5분만에 산산히
깨져버렸습니당. 첫번째 풍선터뜨기기 겜에서 저는 6.23초 동생은 2.12초를 경신...
우습게봐서 그렇다며 진지하게 임한 사프심빼기 겜에서도 저는7개 동생은 무려 20개
를 빼냈고요...이후에도 누오오오옷~ 우랴아아아앗~ 하는 품위없는 괴성을 발하며
거푸 도전했지만, 동생을 상대로 갈수록 승률은 떨어지기만 했습니다. 마침내 동생
이 캔 흔들기 겜에서 무려 제 두배의 수치인 37만 킬로미터를 날려보내며 달표면에
박아버리는 숨겨진 동영상특전을 재현해냈을땐 그만 허탈한 심정에 손을떼고 말앗
슴니다.무협에서도 한번본 무공을 단번에 재현해 낸다던가 하는 천재들의 얘기가 많
지 않습니까? 제 동생이 딱 그 짝이라는...그 현란한 손놀림과 센스는 게임계의 노
강호인 저로서도 실로 흉내조차 못낼 수준이었으니. 이젠 지가세운 기록을 새로 경
신할때마다 와서 자랑을 하는군요. 전 그저 허탈한 웃음을 지어준답니다. 걱정입니
다. 혹시 갈때 게임기를 달라고 하진 않을지...안그래도 엄마의 압박감이 심상치가
않았는데요...이번기회에 덤핑으로 넘기실 의향이 아니실런지...-_-;; 여러분들도
저처럼 망신당하지 않으려면 평소 우습게 여겼던 접대용게임의 수련에 만반을 기하
세요! 천외천은 멀리 있는게 아닙니다~~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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