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노 습격단을 만들어 턱수염을 죄다 뽑자.” “반칙에 대비해 경기장에 카메라 수백대를 설치하자.”
‘쇼트트랙 반칙왕’ 오노가 11월28일 전북 전주에서 개막하는 2003∼2004 쇼트트랙 월드컵시리즈 3차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 방한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김동성 안현수 등 한국선수에게 연이어 반칙을 감행한 아폴로 안톤 오노를 순순히 맞을 수 없다는 것. “방한을 허용하는 것 자체가 수치이자 치욕”(hangsil1472)이란 주장부터 “계란 투척뿐 아니라 바위 투척으로도 분이 안 풀릴 것”(terracan2001)이란 반응도 있었다.
과격파들의 주장도 눈에 띈다. 아이디 ‘ksm3121’은 “입국하면 오노의 턱수염을 다 뽑는 중벌을 내려야 한다”고 분노했고 ‘kshyun1107’은 “오노 습격대를 만들테니 동참하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경기 관전을 위한 엉뚱한 행동지침도 제시됐다. “경기가 열리면 ‘반칙왕 그대 이름은 오노!’란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자”(nangpark)는 의견이 나왔으며 “또다시 반칙하는 장면을 잡기 위해 수백대의 카메라를 설치해야 한다”(lolom)는 이색 제안도 있었다.
일부 네티즌은 복수를 위해 김동성의 빙판 복귀를 촉구했다. “김동성이 이번 기회에 안톤 오노에게 진 빚을 갚아야 한다”(ksm3121)며 “연예계를 떠나 빙판으로 복귀하라”(smablue)고 요구했다.
엉뚱한 이유에서 반칙왕 오노를 오히려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손끝 하나 건드리면 빙판에 아예 드러누워 한국을 비난할 수 있다”(yeon621) “그러면 제이 레노쇼 같은 이상한 토크쇼에 나가 또 망언을 할 수 있다”( area88js)는 우려 섞인 의견도 나왔다.
이 같은 네티즌의 과격 반응에 대해 대한빙상연맹측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해 춘천에서 벌어진 월드컵 1차대회 때도 오노가 한국에 올 것으로 기대됐지만 한국 팬들의 분위기가 험악하다는 것을 전해듣고 출전을 포기한 전례가 있기 때문. 빙상연맹의 한 관계자는 “오노 방한에 대한 네티즌과 팬들의 반응을 보고 깜짝 놀랐다. 팬들의 분노는 이해하지만 국제대회에서 선수단 안전사고가 일어났다가는 자칫 국제적인 망신을 살 우려가 있다”며 “연맹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북도측과 협의,경호업체와 공항경비대 및 경찰병력 배치를 의뢰하는 등 오노뿐 아니라 출전 선수단 신변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밝혔다.
[스포츠투데이] 서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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