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스포츠 정지융 기자] 프로축구연맹이 서포터를 형사 고발하는 한국 프로축구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진다.
프로연맹은 28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지난 26일 익산에서 열린 전북-수원 삼성전 후 벌어진 일부 전북 서포터들의 라커룸 난입 및 폭력사태에 대해 이 같은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현재 언론사들로부터 제공받은 현장 사진을 분석하고, 주동자를 찾아내기 위해 전북의 인터넷 홈페이지 ID를 면밀히 조사하는 등 고발 대상자 선별 작업에 들어갔다.
연맹은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다음주 초까지는 고발 대상자를 확정해 익산 경찰서에 고발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은 한국 프로축구사에 큰 "상처"로 기록될 수 있지만 연맹은 단호한 입장이다.
김원동 연맹 사무국장은 "이제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선량한 축구팬과 "폭력배"들을 구별해야 할 시점이라는 데 관계자들의 의견이 모아졌다. 숫자에 관계없이 관련자 전원을 색출해 엄중 처벌토록 해서 축구장에서 다시는 이런 불상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반면 전북은 연맹의 이번 결정에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이철근 전북 사무국장은 "우리 서포터들을 고발하는 데 협조할 생각은 없다. 구단으로선 경기 당일 적절한 병력을 경기장 주변에 배치해 수원 서포터들을 무사히 내보내는 등 안전에 최선을 다했다. "열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도둑을 못잡는다"는 말이 있듯 그날 사태는 구단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고 말했다.
또 "선수들을 15분 간이나 불러낸 김호 수원 감독에게도 큰 책임이 있고, 경고나 퇴장을 주지 않은 심판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연맹은 이번 사태와 관련, 전북에 벌금 300만 원을 부과했고, 향후 사건이 재발할 경우 다음 홈경기 개최권을 박탈한다는 결정도 내렸다. 또 경기 도중 선수들을 호출한 왕선재 수원 코치에 대해서도 2경기 출장 정지에 2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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