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권을 봤습니다.
곧 3권이 나온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이 글을 보면서 처음 느낀 것은...
이 작가의 닉이 뇌풍이었고 나이가 많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 또래의 그런 필력일 것으로 생각을 했었거든요.
그런데 달랐습니다.
(이하 편하게 씁니다.)
소위 말하는 깔끔함이 하울링에는 있다.
묘사를 길게 쓰지 않고 적절히 구사한다.
결코 쉽지 않다.
그 적절이라는 단어에는 경험과 노하우라는 것이 세월로써, 자리하기 때문이다.
덜하면 부족하고 더하면 지루해지는...
묘사와 설명은 뺄 수 없으면서도 많으면 안되는 부분.
그러나 하울링에서는 그런 부분들이 아주 적절하게 운용된다.
그리고 그것이 흐름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냉정히 평가하라면 필력이 이미 상급이다.
해서 보면서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런 경우는 요즘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필력만 글솜씨만 따지자면 잘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모든 걸 적절히 버무리고,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폭발적인 인기를 얻는 글도 그런 경우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신기하다.
대체 이런 글이 어떻게 어디 있다가 갑자기 튀어 나온 거지?
감탄을 하면서 보고 있다가 조금 가라앉은 것은 1권 중반이후부터다.
그처럼 톱니바퀴 돌듯이 맞아 떨어지던 모든 것들이 성글게 변하기 시작했다.
묘사나 글도 흐름도 다 전보다 아주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초반과는 비교하기 어렵다.
이유는 흐름과 글이 조화를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글이 흐름과 조화를 이루면 글이 전체에 걸쳐 파괴력을 가지게 된다.
권을 더할 수록 힘을 받고, 긴장감을 높여 결국 독자를 몰입하게 만들고 그 작가를 추종하게 만드는 법이다.
말은 쉬운듯 하지만 실제로 이것은 결코 쉽지 않다.
하울링은 신분을 알 수 없는 꼬마의 성장기다.
흔한 성장소설로 볼 수도 있지만, 사실 성장소설이 독자가 호흡을 따라가기에는 가장 편하고 좋은 면이 있다.
그런 면에서 시작의 자하브는 매력덩어리다.
그리고 로스트메모리의 느낌도 (이 단어는 사실 에니등에 많이 나오긴 했지만)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로스트메모리의 실체에 대한 설정이나 그 존재에 대한 것이 너무 부족하다.
독자는 정보를 원하고 그 정보가 적절히 충족되어야 비로소 만족하고 그 뒤를 더 궁금히 보게 된다.
넘치면 흥미가 떨어지고 모자라면 의문이 남는다.
의문이 남는다는 것은 글의 헛점이 된다는 의미다.
뒤로 가면서 로스홀드의 유산을 이어받는 부분들에서 여기저기 묘한 걸림들이 자리한다.
첫부분의 유려함과 뒷부분의 성금의 차이를 찾아보기를.
크게 가기 보다는 지금 상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까지.
그게 뒤를 제대로 받칠 수 있는 첩경이다.
요즘 무너지는 수많은 글들이 바로 자신의 능력이상으로 글을 부풀리기 때문이고 쓸데없이 권수를 더하기 때문이다.
3권 4권이 기대되는 하울링이 되기를.
송승근은 이미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것은 그 가능성을 실현하는 과정이다.
충분히 읽을만한 글에서 믿고 고를 수 있는 작가가 되기를.
12월 겨울 밤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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