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명하는 들어라."
"네 놈이 정녕!"
계루가 나서 토표우의 입을 막으려 하였지만, 세명하는 다시 팔을 들어 계루를 저지하였다.
"네가 하늘환에 오르기 전에 너는 분명 동쪽에 있는 이들을 배불리 먹이겠다는 청룡풍곡(靑龍豊穀)을 선언하며 하늘환으로서 지지를 받았다. 그러나 그것은 네가 하늘환에 오른 지, 삽 십년이 넘는 세월동안 지켜지지 않았다. 너는 어찌하여 한 번의 변명도 없이 그 자리에 앉아 있는가. 너야말로 거짓되고, 오만방자하여 하늘의 이름을 버린 패악한 자가 아닌가!"
토표우의 일갈이 매우 강하였으니, 솔강은 세명하의 눈치를 보았다. 세명하는 그에 단에서 내려와 토표우와 눈을 마주하였다. 그의 눈빛은 여전히 젊을 적과 같이 생기 있어 눈빛을 마주한 토표우가 오히려 당황할 정도였다. 분명 피부는 주름이 가득하였으나, 그의 눈빛은 너무나 선명하였다.
"토표우야. 너도 정치를 해보았으니 알 것이 아니냐. 세상이 너 하나의 뜻대로 된다면, 하늘이 필요하겠느냐?"
"나를 조롱하지 말아라!"
"조롱하는 것이 아니다. 너는 지금 어린애처럼 떼만 쓰고 있을 뿐이다. 네 나이가 헛되었으니, 내 어찌 이렇게 타이르지 않을 수가 있겠느냐."
"뭐라!!"
세명하의 얼굴에 토표우의 침이 튀자, 세명하는 얼굴을 한번 쓸어내고는 토표우를 바라보았다.
"너라면 달랐을 거라고, 아좌라면 달랐을 거라고 말하지 말아라. 아무리 봐도 네놈은 단지 과거를 변명삼아 너의 노욕을 채우려고 했음이다."
"아니다! 난!"
"그렇다면 왜 당당히 나를 만나러 와서 따지지 않았는가! 아좌를 왜 내 앞에서 일갈하게 만들지 않았는가. 그것만 보아도 너는 삼족오의 자리에 취해 세상을 보지 못하다가 네 스스로가 불리하니 변명을 하는 것이 아니냐!"
"나는..나는.."
세명하가 거침없이 토표우의 말에 반박하자, 토표우는 더 이상 논리를 반박할 힘을 잃고 하늘환의 권위인 팔각전 안에서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7. 아좌의 난(亂)-아좌와 채백 4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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