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지인을 재밌게 봤기에 기문둔갑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만, 직접 봐보니 기문둔갑은 다양한 단점들이 흩어져있는 평작이였습니다.
우선 기문둔갑은 묘사가 극도로 부족합니다. 단어 한두개로 상상력을 절로 자극하는 그런 묘사가 아니라 그냥 말 그대로 묘사가 극도로 부족합니다. 중간에 문파 고유의 복장이라는 말이 나오는대, 아니 하얀색인지 빨간색인지 도포인지 두루마기인지 아니면 기다랗게 축 늘어지는 복장인지도 말해주지 않고 그냥 문파 고유의 복장이라고 하면 대체 어떻게 생긴 복장인지 어떻게 압니까? 간결체도 간결체 나름이지 이건 간결체가 아니라 그냥 묘사를 안하고 대사만 때려넣은 수준이나 다름없습니다. 저 복장은 그냥 대표적으로 하나 집어서 말한 것 뿐이고, 묘사의 부족이 작품의 시작부터 끝까지 쭉 계속되기에 끊임없이 저는 ‘아니 대체 누가 어디에서 누구와 싸우고 있는거야?’ 라는 생각이 계속 들 수 뿐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 이야기는 중구난방에 캐릭터는 뜬금없이 복선없는 비밀을 풀어내고 주인공이 그냥 객잔 하나 들어갔다하면 천하제일인 무림맹주와 비슷한 실력을 가진 주방장에 어마어마한 무공을 가진 전대고수 세명이 있습니다. 주인공이 잠시 죽었다 깨어나니 왠 시체도둑한테 잡혔는대, 이 시체도둑은 처음에는 그냥 아주 이기적이고 비열한 인물로만 나오더니 별다른 복선도 없이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대단한 무공을 가진 상당한 인물인 것이 드러납니다. 게다가 이 시체도둑이 주인공을 한 인육가게에 팔았는대, 많고 많은 인육가게중 주인공이 팔려간 인육가게는 무림맹주급의 실력자가 주방장으로 있고 하필이면 주인공이 팔려간 날이 10년만에 처음으로 세명의 어마어마한 실력자가 무림맹주급 주방장과 함께 만나서 연회를 즐기는 날입니다. 장난합니까?
솔직히 기대감 많았고 나름 괜찮은 소설 같아서 군대군대 보이는 단점들에도 불구하고 계속 일어나갔는대, 저 인육가게 부분은 진심 스토리도 중구난방에 뜬금없는 뜬금포에 말도 안되는 우연적 사건들이 겹치고 겹치고 그냥 모든 것이 아무런 의미 없이 그냥 작가가 ‘아 위기 있어야겠다. 무림맹주는 천하제일고수지만, 하필 주인공이 팔려간 가게에 무림맹주급 실력자가 하나 그리고 비슷한 실력자가 셋이 있다고 설정하자!’ 라고 생각하면 그렇게 됩니다. 미리 심어놓은 복선이나 짜놓은 스토리라인 그딴거 없습니다. 솔직히 평작이라는 평가도 아주 후하게 내린 평가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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