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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1 가볼
작성
10.06.26 19:04
조회
2,530

작가명 : 김대산

작품명 : 몽상가

출판사 : 청어람

몽상가 : 동양무협 프레임의 현대적 확장이 가능한가?

1.들어가면서

  김대산 작가(이하 작가 생략)의 "몽상가" 1, 2권을 읽었다. 일반적인 무협과는 차이가 있는 두 가지 점이 있었다. 그것은 1)꿈(과거, 중국)과 현실(현재, 한국)의 대비라는 점과 2)서술방식에 있어서 과거와 현재가 교차적으로 서술된다는 방식이다.

2.무적자, 타이거, 1Q84이 떠오르다.

  "몽상가"를 읽으며 앞의 두 가지 특징과 연관하여 떠오르는 작품들이 있었다. 그것은 임준욱의 "무적자", 황규영 "타이거" 그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이다.

  "무적자"와 "타이거"는 무협적 백그라운드를 가진 두 작가가 현대 한국사회와 외국을 배경으로 작품을 서술하였다는 점에서 대비가 되었고, "1Q84"은 두 명의 주인공에 대해 24개의 장을 한 장씩 교차하며 서술해 나간다는 점에서 선뜻 연관지어 생각하게 된 작품이다.

  물론 형식과 내용면으로 "몽상가"는 앞에서 서술한 세 작품과는 약간의 차이가 존재한다. 환생이나 기타의 계기를 통해 일정한 능력을 가지고 현재를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무적자", "타이거"와는 달리 "몽상가"의 주인공은 꿈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과거의 세계와 현재의 세계를 살아가며, 꿈의 세계는 "마인드 트레이닝" 혹은 "브레인 트레이닝"의 방법론을 통해 현실 세계의 주인공과 연계될 것으로 예상된다(아직 2권이니까)는 점에서 전개방식의 차이가 느껴진다.

  "몽상가"는 꽤 많은 분량을 현재에 대해 서술하다가 또 꽤 많은 분량을 꿈의 세계에 대해 서술함으로써 24개의 장을 하나씩 일정한 분량으로 서술하는 "1Q84"과도 구체적인 서술방식에서 차이를 보인다.

3.왜 현대물인가?

  "몽상가"에서는 정통적인 무협물과는 달리 왜 꿈과 현실을 통해 과거의 중국와 현재의 대한민국을 교차하여 서술하는가? 단순히 하나의 작품에 빠져들지 않는 작가만의 의도가 존재한다는 판단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멀리 “카오스의 새벽”이란 작품을 시도했던 금강에서부터 임준욱, 황규영 그리고 김대산과 같은 작가들에게 일관되게 존재하는 의도와 연결되어 이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이들 작가들의 깊은 속내를 알 수는 없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개인적으로 정리해 본다.

①무협의 시간적 확장 :

  현대의 상황이 무협과 결합된다는 이야기는 무협의 시간적 확장을 의미한다. 왜 작가들은 시간적 확장을 시도하는가? 두 가지로 해석해 보고 싶다.

  먼저 창의성의 확대 차원에서 이를 바라볼 수 있겠다. 브랜드 네임을 가지고 있는 작가는 자신의 이름에 중압감을 느낀다. 웬만큼 알려져 있는 작가들이 작품활동을 뜸하게 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가 아닐까? 이름이 주는 중압감은 새로운 글, 창의적인 글을 쓰도록 압박한다. 하지만 중국의 송, 원, 명, 청으로 이어지는 200년 ~ 1,000년 전 중국의 역사는 작가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전개해 나가는데 도움이 되는 부분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않는 부분도 있다는 판단이다. 몇 편의 작품을 완성하다보면 길고 긴 중국의 역사 속에서 서술해 나갈  이야기 소재를 독창적으로 발굴해 나가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작가들이 택할 수 있는 방법은 무협에서 판타지를 오고 가거나, 무협과 현대물을 믹스하는 쪽으로 전개되어 나가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일부 작가들은 무협과 판타지를 오가며 글을 쓰고, 일부 작가들은 여기에 현대물에 무협적 요소를 가미한 대중적 작품을 쓰게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출판시장의 성격변화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한문학습과 국사/세계사를 의무적으로 학습한 40대 이상의 세대에게는 역사 및 지리적으로 중국에 바탕을 둔 무협이 상대적으로 쉽게 공감대를 얻을 수 있으나, 영어 어학연수에 익숙한 20~30대 이하의 계층에는 그러한 공감대가 쉽게 형성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장르문학과 영화의 영향력으로 본다면, 이들은 오히려 일본 만화에 근거한 판타지 세계관과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등 서양의 판타지 세계에 의한 영향력에 더 노출되어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들에게 덜 친숙한 부분을 줄이고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로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서도 무협 + 판타지 + 현재의 삶에 대한 공감적 소재의 발굴이 요구되는 것이 현재의 시장형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②무협의 공간적 확장

  무협의 공간적 확장은 앞에서 서술한 시장여건과 관련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은 일상적 사람들의 스토리가 아닌 독특한 사람들의 스토리가 약간은 판타지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몽환적으로 서술되고 있다는 느낌이다. 이러한 하루키의 소설들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로 인정을 받으며 높은 시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오죽하면 “1Q84 어떻게 읽을 것인가”라는 책에서는 논객들이 소설을 비평할 정도인가?

  “반지의 제왕”, “해리포터 시리즈”, “나니아 연대기” 등 수많은 신화와 연관된 이야기들도 일종의 판타지 소설이라 했을 때 이러한 소설들이 전혀 문화적 배경이 다른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인정을 받게 된 것도 재미있는 이야기는 국경을 초월한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가 아닌가 생각된다.

  결국 무협에 백그라운드를 가진 작가들이 무협의 공간에만 한정되어 자신의 스토리를 전개하지 않고, 중국 뿐만이 아니라 한국, 아시아, 그리고 글로벌 무대를 대상으로 공감적 스토리를 재미있게 전개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장르문학의 발전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작가들을 가슴뛰게 하는 도전목표가 아닐까?

  필력의 향상과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자신이 진보(progress)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실제적인 사례이니까...(더불어 시장이 전세계로 확장된다면 조안 롤링의 사례와 같이 금전적인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작가들의 “동양적 무협 프레임의 현대적 확장”시도는 성공할 것인가?

  

  그렇다면 이러한 작가들의 동양적 무협 프레임의 현대적 확장 시도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먼저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인가? 다른 말로 성공할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성공”의 의미를 정의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무협과 판타지 등 장르문학의 지평이 확장되는 것을 성공의 의미로 볼 수도 있을 것이고, “해리포터”시리즈나 “1Q84"과 같이 동양과 서양에서 두루 번역되어 독자층을 확보하는 것도 성공의 의미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후자 즉 글로벌 시장에서 다수의 독자층을 확보하는 것을 성공의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우리만의 장르문학의 범주에 안주하지 않고, 독특한 스토리, 독특한 소설 전개, 글로벌한 재미와 대리만족 그리고 독자들로 하여금 삶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는 깊이 있는 내용 등이 포함된 내용 등이 글로벌 독자를 흡수하고 새롭게 인정받을 수 있는 상태를 말이다.

  국내 작품이 외국에 번역되었다는 이야기를 아직 듣지 못하고, 해외시장은 차치하고 국내시장에서의 반응도 폭발적이지는 않다는 점에서 그 시도가 성공적이었다고는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향후 성공의 가능성은 이전의 시장상황에 비해 낮지 않다는 판단이다. 작가들의 현대물 무협에 대한 저술 시도가 이어지고 있고(임준욱, 황규영 ....), 이러한 작품들이 대여점 뿐만이 아니라 일반 시장을 타겟으로 출판되면서 시장에서의 입지는 개선도리 것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또, 고무림 등을 통해 신진작가의 공급이 확대되면서 작가층이 두터워지고, 두터운 작가층을 바탕으로 새로운 글쓰기의 시도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몽상가”를 비롯 다수의 작가들이 시도한 무협과 현대를 결합한 다양한 제재와 형태의 소설들이 완성도를 높여 우리에게 다가왔으면 하는 바램이다.

  “몽상가”가 어떤 방식으로 재미있게 전개되고 가능성을 보여줄 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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