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이광섭
작품명 : 하류검사
출판사 : 파피루스
1. 왜, 제목이 ‘하류검사’ 인가?
이 책은 전형적인 먼닭물로 주인공이 ‘하류검사’ 노릇을 하다 말 그대로 ‘기연’ 을 만나 양계장에 난입한 타조처럼 날뛰는 내용으로 주 스토리 라인이 구성 되어 있다. 된통 얻어맞은 느낌이 강하게 드는 것은 나뿐만이 아닐 것이다. 천하의 무골이었던 주인공을 발견한 화산파의 장문인은 배우기 싫다는 주인공에게 억지로 때려가며 자하신공, 십사수매화검법 등 문파의 비전을 전수해주고 마지막으로 전설의 독고구검과 자신의 내공까지 쏟아부어주고 떠난다. 물론 여기에 최소한의 개연성은 존재하나 자연스럽지 못하고 위화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결국 주인공은 아르게논이라는 걸출한 영웅을 만나 그의 필살 비전을 또 얻게 된다. 이름 하여 ‘공력변환검술’ 이 검술의 주체가 되는 ‘공력’ 과 화산파 장문인 으로 부터 얻어먹은 ‘내공’ 을 ‘합체’ 시켜 전무후무한 최단기간 먼닭이 탄생하는 것은 기본이다. 현제 5권, 우리의 주인공은 무려 ‘국왕’ 이 되어 제국과 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주인공을 오매불망 기다리는 아리따운 여인들도 있으니 대체 누구와 맺어질지는 고민해봐야 할 문제이다. 참고로 주인공이 ‘하류검사’ 였던 시절은 페이지 수로 약 50페이지 정도이다.
2. 편집후기?? 자기가 설정한 캐릭 이름을 자기가 헷갈리는 작가.
이 소설은 대단하게도 편집후기가 달려있다. 물론 요즘 장르문학에서 오탈자 지적 하는 것이 얼마나 생산성 없는 행위인지 잘 안다. 하지만 이번의 ‘하류검사’ 는 조금 도가 지나쳤다. 단순한 오탈자도 ‘물론’ 있었지만 자기가 설정한 캐릭 이름을 자기가 헷갈려 틀리게 적은 경우를 5권까지 2차례 목격했다. 앞서 첫 번째 목격 했을 때는 신인의 실수로 넘어가려 했지만 현제 5권에서 또 발견되었기 때문에 비판을 할까 한다.
<5권 33페이지> 이와 같은 행사를 주관한 황제 ‘게라쿠스’와 그의 측근들 역시 시민들의 열렬한 반응에 매우 흡족해하고 있었다. 황제 바로 옆자리에 착석해 있던 집정관 ‘게라쿠스’가 말문을 열었다.
보다시피 황제의 이름도 게라쿠스 이고 집정관의 이름도 게라쿠스이다. 동명이인일까? 아니다, 집정관의 이름은 게라쿠스가 아닌 카르세크이다. 자신이 설정한 조연의 직위 및 이름을 작가 본인이 헷갈려 한다는 것은 대단히 수치스러운 일이다. 일단 연재를 했다면 독자들이 댓글로 지적을 해 줬을 테고, 본인이 출판전 퇴고를 했다면 발견 할 수 있는 문제이며 말 그대로 편집을 해서 편집 후기를 작성해 놨다면 이러한 ‘기본’ 적인 오류는 수정이 됐어야 하지 않을까. 페이지를 채우기 위한 오탈자, 캐릭들의 이름이 뒤죽박죽 엉망인 책을 출판하고 형식적으로 ‘편집후기’ 를 작성해서 책을 내놓아 본들 반응은 냉담할 따름이다. 편집후기 다 통틀어서 신조판 300페이지가 안 나오니 그저 한숨만 나온다. 진정 편집은 하고 편집후기로 페이지를 때우는 것인가?
3. 앞뒤가 맞지 않는 소설 속 설정, ‘묻지도 따지지도 말아라.’
주인공이 호위하는 아카시안 아가씨 일행은 대자객신전의 표적이 되어있다. 처음으로 등장한 자객은 4명이었는데 우리의 먼닭 주인공의 일격에 쓰리킬도 아닌 포킬이 되어 폐사 하신다. 여기에서 등장한 한 조연의 대사는 대충 이러하다. ‘대자객 신전 소속은 절대 뭉치지 않는데 저들은 4명이나 뭉쳐왔고, 한방에 나가떨어진 것이 대자객이 아닌 대자객이 고용한 새끼 자객들이다.’ 그러려니 했다. 하지만 몇페이지 지나지 않아 진짜 ‘대자객’이 나타났는데 유감스럽게도 2명이 ‘함께’ 다니며 이번 임무를 완수 후 결혼 하자는 대사를 날려주고 있었다. 물론 앞서 밝힌 ‘대자객은 뭉쳐 다니며 임무를 수행하지 않는다.’ 와 정면충돌을 하고 있지만 그 어떤 해명도 없다. 몇 페이지 뒤의 내용이라고 이럴 수가 있는가.
자신이 앞서 세웠던 설정을 뒤집고, 작가 자신이 이름 붙인 캐릭터를 헷갈려 바꿔 쓰고 하류검사라는 제목과 달리 국가 건설하여 국왕이 되어 제국과 전쟁 준비 하고 있으니 사기당한 느낌이 다분히 든다. 그냥 흔히 널린 ‘기연 얻어 먼닭되고 미녀 주워먹고 제국 건국하기’ 의 전형적인 플롯을 밟고 있는 ‘묻지마 양산형’ 소설 중 하나라는 것이 이 소설의 진짜 내용이 나일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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