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배준영
작품명 : 더 세컨드
출판사 : 발해
요즘 대세가 퓨전이다 보니 차원이동을 무시로 하여, 읽는 독자들도 이젠 의례 그러려니 하는 참입니다.
그러는 가운데 다소 요상한 소설이 나왔습니다.
더 세컨드. 역시 퓨전입니다.
문제는 차원이동한 인물이 주인공이 아니라 그에 맞서는 것으로 나오는 공작가의 귀공자가 이야기를 끌어가는 히어로입니다.
큰 기연으로 엄청난 무력을 보유한 차원이동자가 아카데미에 입학하고, 공주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원래 공주는 공작가의 귀공자 로아도르와 결혼을 약속한 사이죠.
필연적으로 차원이동자와 로아도르 사이에 갈등이 생겨납니다. 그런데 로아도르는 마나를 느끼지 못하는 결정적인 장애를 가지고 있습니다. 차원이동자의 막강한 검술실력을 넘어서기 위해 우연히 만난 스승을 따라 검술을 연마한다는 스토리.
여기서 판타지 행성의 원주민을 주인공으로 삼는 순간 차원이동한 중차대한 이슈는 그냥 해프닝이 되고 말았습니다. 차원이동한 당위성이 사라져 소설의 시작부터 약점이 생겨났습니다.
차원이동자 대신 드래곤의 유희라던가 아니면 마나에 민감한 검술의 천재를 로아도르의 숙적으로 만들어도 전혀 이야기를 끌어가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또 기왕이면 차원이동자는 총을 가졌다던가 아니면 지적 경쟁을 벌여 놀라운 문화충격을 준다던가 하는 뭔가 원주민과 차별화를 주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차원이동이란 세계 자체를 바꾸는 놀라운 경험인데, 조연으로 전락하여 한풀 맥이 꺽인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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