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트노벨은 항상 사서 본다.
그러나 장르소설은 (일단) 빌려본다.
아무리 좋아하는 작가라 해도 그렇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생기는 것일까.
거창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니다.
사소하다면 사소하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책의 소장욕구를 떨어뜨리는 가장 큰
두가지 원인을 논하고자 하는 것이다.
첫째, 교정이 제대로 안되어 있다.
이것은 절대 사소한 게 아니다. 정말 큰 요소다.
사서 집에 고이 모셔놓고 생각날 때마다
꺼내들고 읽으려 하는 책인데, 오탈자 있어봐라.
읽을 때마다 짜증나서 도저히 꺼내들 맘이 안생긴다.
중요한 장면에서 이름이 틀리기라도 하면
이건 완전히 치명타다. 몰입이 안된다.
요즘 장르소설을 읽으면서 오탈자 없는 책은
본 적이 거의 없다. 사소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중요한 부분(주요인명/대사, 날짜, 지명 등)까지
틀리는 경우도 종종 보았다. 이쯤되면 성의 문제다.
단적인 예로 나이트골렘을 보라.
맞춤법 오류와 오탈자 수가 수천이 넘는다.
아무리 나이트골렘이 재밌다지만 사고싶을까?
둘째, 조기종결이다.
한 작품을 좋아하고, 사서 본다는 것은 비유하자면
제3세계 국가의 아이를 지원하는 것과 비슷하다.
소말리아의 한 소년의 미래를 위해서 열심히 돈을 보내며
그 성장에, 밝고 건강한 모습에 보람을 느끼는 거다.
내가 보낸 돈으로 저 아이가 잘 크겠지 하며.
조기종결이란 말하자면 그 소년이 급사한 것과 같다.
곧고 바르게 자라서 행복하게 살 줄 알았더니
갑자기 죽어버린 것이다. 슬프지 않을 수가 없다.
요즈음 조기종결되는 소설을 무척 많이 본다.
그럴 때마다 나는 장르소설을 사서
보는 것에 대해 회의를, 두려움을 느낀다.
사서 즐거이 보고 있는데 갑자기 조기종결 되어서
다섯권 내용이 다섯쪽이 될지 누가 알겠는가?
이 두가지가 내가 장르소설을 사서 보지 않는
가장 주된 이유다. 가장 기본적인 조건이다.
소장할 마음이 들도록 교정을 잘 볼 것,
마지막까지 제대로 나올 것이라는 확신이 있을 것,
이 정도는 보장되어야 책을 사서 볼 마음이 든다.
대여점 시장 중심 구조인 현 장르소설계에서
무조건적으로 작가에게 완결까지 내주겠다는
보장을 해주는 것이 현실적으로 무리인 것은 안다.
하지만 적어도 교정 정도는 제대로 해줘야 하지 않을까?
두번째 조건이야 '진득하게 기다려서 제대로
완결나면 그때 산다'는 방법으로 클리어 할 수 있다.
그러나 오탈자 난 것은 내가 수정펜으로 지우고
다시 쓸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쩌란 말이냐 -_-
(결론은, 제발 교정 좀 잘 봐주세요 일까.... =_=)
http://blog.naver.com/serpent/110023955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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