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2 김대산
작성
05.03.29 21:43
조회
1,142

오랜만에 동네 대여점엘 들렀다.

근 두 달 만이나 되는가 보다.

혹시나 하고 신간들이 꼽혀 있는 서가를 보았다.

대한민국 남단의 골짜기 동네이니, 신간 서가는 늘 빈약하다.

'어?'

한순간 눈이 번쩍 뜨인다.

'Oh! my baby!'

있었다.

'기특한 내 새끼! 이런 촌구석까지 배포가 되었다니....!!!'

[철인] 1권이었다.

'그럼 2권은 누가 빌려 갔다는 얘기?'

어깨가 우쭐해 졌다.

그 때, 별로 고상하지 못한 웃음소리가 들려 왔다.

"낄낄낄!"

주인장이 책을 보며 혼자 낄낄거리고 있었다.

"뭔 책입니까?"

"신간인데 웃기네예. 재미도 있고예."

"제목이 뭡니까?"

"철인입니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팍 처져 버린다.

'제길! 그럼 2권이 나간 게 아니라, 기껏 주인장이 보고 있었다는 얘긴 가?'

그래도 웃기고 재미있다고 하니까, 조금은 낫다 싶었다.

그런데 내가 계속 계산대 앞에서 얼쩡거리고 있자, 주인장이 오해를 한 모양이었다.

"이 책은 안 됩니더. 지금은 못 빌려 드려예."

애초부터 빌릴 이유야 전혀 없는 것이었지만, 그 말을 듣고 보니까 괜히 한번 찔러 보고 싶다.

"왜요?"

"책이 나오자마자 어떤 아저씨가 냉큼 빌리 가더만, 출장 갔었다 카문서 내리 일주일을 푹 사쿠고 오늘에사 가지고 왔다 아입니까?"

주인장의 말하는 방향이 그 쪽이 아닌 줄을 뻔히 알면서도 내 관심사를 슬쩍 끼워 물었다.

"그래, 재미는 있다 카던가요?"

"예! 재미는 꽤 있다 카데예!"

겨우 마음을 좀 놓으며, 다시 주인장의 얘기 속으로 돌아갔다.

"근데 와 안 된다 카는 교?"

"반품시킬지 놔둘지 오늘 낼 중으로는 결정을 해야 된다 아입니까?"

가슴이 철렁한다.

"아니, 재미있다면서 반품은 왜 시켜요?"

"어데 우리같은 아저씨들만 재미있어가꼬 수지가 맞겠십니까? 진짜는 학생들 반응을 들어봐야 하는 기라예. 조금 있다가 우리 집 단골 학생들이 오면 선을 보일라 안캅니까? 그라고 내일쯤 반응을 한번 들어 보고 결정을 내릴라꼬예."

그런 것인가?

스스로 물어놓고 생각해 보니, 역시 그런 것 같았다.

괜히 멀뚱한 기분이 되어 대여점을 나왔다.

토요일쯤에 대여점에 한번 더 들려 봐야겠다.

"학생들은 재미있다고 그러던 가요?"라고 물어봐야 할까?

아니면,

"그 책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라고 물어봐야 하는 것일까?      - 끝 -

    


Comment ' 13

  • 작성자
    Lv.50 백린(白麟)
    작성일
    05.03.29 21:44
    No. 1

    우선 출판을 축하드리며...

    제가 있는 곳엔 나오지 않았습니다...

    선호작으로 설정해 놓은 상태니, 일단 대여점에 말은 해 놓아야 겠군요.

    대박 나시길 기원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5 예린이
    작성일
    05.03.29 21:50
    No. 2

    어차피 철인은 초대박 예고 작품이니,
    너무 걱정 마세요 ㅎㅎ
    (지금 철인 5일째 기다리는 中....)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9 재희
    작성일
    05.03.29 22:25
    No. 3

    꼭 콜레세움에서 검투사가 사자를 죽이고 왕을 처다보는 느낌..그리고..
    왕은 스윽 관중들을 보면서 싱긋 웃으면서 물어보는듯...
    살릴까? 죽일까?

    대산님이...꼭 글라디에이터가 된 기분이겠네요..^^

    good luck..!!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밸리스카이
    작성일
    05.03.29 22:52
    No. 4

    대산작가님 난감하시겠네요. 그 가게의 [철인]이 꼭 살아남길 바라겠습니다. 우리 동네껀 제가 지킬께요 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혈영
    작성일
    05.03.30 00:15
    No. 5

    쩝. 반품 안되는 시스템은 구축될 수 없는건가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5.03.30 01:57
    No. 6

    이런, 그 책 살아남기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유현소
    작성일
    05.03.30 07:32
    No. 7

    처절한 삶의 향기가....이 지옥같은 세상에서 살아남으시길 빌며...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유담
    작성일
    05.03.30 09:48
    No. 8

    결국 로그인 하게 만드시네요~역쉬!! 대산님!
    저역시 한때는 대여점에서 새로운 책을 들려놓을때 마다
    제일먼저 보고 평가를 내리는 감정단(??)이었습니다.
    그때 마다 느끼는거지만 여러사람의 취향이 다르듯이 책에 대한
    평가도 다 다르더군요..제가 재미없다고 하는것을 다른사람이 재미있다고 하고..하지만!!제가 확실히 말할수 있는것은 철인!!과!!김부장이 간다
    는 확실히 재미있다는겁니다!! 회사 다니면서 짬짬히 읽어보던
    김부장이간다 이걸 대여점 주인에게 얼마나 설명했던지..(재목미정일때)
    대여점 주인이 궁굼해서 언제 출판되냐고 물어볼정도였습니다..각섫하고
    분명!!안목있는대여점 사장이라면!!살아 남을겁니다.
    그리고 고무림 독자들도 대여점에 가서 계속적으로 선전을 해야 합니다
    우리모두 선전하여 모든책이 살아남기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산중지왕
    작성일
    05.03.30 13:11
    No. 9

    대박기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0 여의천군s
    작성일
    05.03.30 16:51
    No. 10

    먼소리여
    분명 대박이라고요!!!
    반품이라니, 일케 잼있는 책을.
    재미없다고 하신 분들은 흐이짜 쩌법 다~~~ 죽여버리겠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1 별바람꿈
    작성일
    05.03.30 19:32
    No. 11

    저도 ㅎ 감정단 중의 한사람이지요.
    그렇지만 저도 학생이지만 저희 동네 책방의 수준은 이상하게
    재미있는 책들이 반품이되고..
    먼치킨들만 살아남는 이상현상이 보이는군요.
    예를 들어 쟁천구패라던가 보검박도는 아저씨가 일주일만에
    반품 하시더군요.
    정말 ㅜ.ㅜ;; 미치겠어요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아뷁..
    작성일
    05.03.30 19:34
    No. 12

    저희 책방은 거의대부분의 책이 그렇게 되있습니다. 소림사도 1,2권딸랑
    제로니스 1~6 대부분의 소설들이 완결이 나옴이 꽤됬음에도... 안나온다는.. 그냥 포기하고 싼서점가서 삽니다 저는 ㅜ.ㅜ 돈없는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김대산
    작성일
    05.03.30 22:02
    No. 13

    댓글 주신 모든 분들! 고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연재한담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추천
15694 한담 4월1일 이라.... +8 Lv.1 소기견 05.03.30 431 0
15693 한담 행복이란... +6 Lv.1 馨影 05.03.30 157 0
15692 한담 살문의 후예. 출간기념 이벤트 당첨자를 발표합니다. +5 Lv.5 정현™ 05.03.30 385 0
15691 한담 좌충우돌....^______________^ +5 까만쓰래빠 05.03.30 591 0
15690 한담 [16일 동안의 빡센 질주] 29일#14 집계-!! +9 Personacon 검우(劒友) 05.03.30 310 0
15689 한담 무협 소설 추천~~ +2 Lv.21 꿈에다름 05.03.29 937 0
15688 한담 오늘 이곳으로 이사오게된.. +6 Lv.1 루넬 05.03.29 425 0
15687 한담 무협소설 추천 부탁합니다.. +7 Lv.50 꽁한분 05.03.29 698 0
15686 한담 [추천]장담(안크레지독) 님의 고영.. 제가 하는 첫... +4 Lv.2 나이를잊은 05.03.29 464 0
15685 한담 고무판에 들어오면......제 소설고르는 안목!!..허걱 +3 Lv.86 작약 05.03.29 730 0
15684 한담 (추천)이젠 빛이나기 시작합니다..._(__)_ +5 Lv.49 무적사 05.03.29 1,420 0
15683 한담 (강추천) 전작의 딱딱함을 완전히 벗어버린 화산철... +2 Lv.86 김양수 05.03.29 931 0
» 한담 [단상] 그 책 살았습니까? 죽었습니까? +13 Lv.2 김대산 05.03.29 1,143 0
15681 한담 많은 조언 바랍니다. +3 Lv.67 귀필(鬼筆) 05.03.29 209 0
15680 한담 선호작 고치기는 안되네요... +3 Lv.99 무적염왕 05.03.29 237 0
15679 한담 [추천] magic cats Lv.50 백린(白麟) 05.03.29 329 0
15678 한담 고검 님의 "비도문" 추천합니다 ... +4 Lv.1 독고풍운엽 05.03.29 855 0
15677 한담 [강추]. 버서커 온 버츄어(B.o.V) +6 Lv.11 진마초 05.03.29 919 0
15676 한담 한성수님의 태극검해를 보시는 이유는? +22 Lv.99 卍師魔 05.03.29 1,319 0
15675 한담 크헉 판타지이벤트가 ㅠ +3 Lv.1 양쉰아 05.03.29 486 0
15674 한담 안미친개-[고영]을 아시는 분들께 슬픈 소식을.. +13 Lv.4 장담(張譚) 05.03.29 1,106 0
15673 한담 이벤트당첨!! 제게도 이런 일이 +15 Lv.5 모카초코 05.03.29 579 0
15672 한담 집에 사람이 없어요..허헐!! +5 석류하 05.03.29 611 0
15671 한담 나한님, 월인님 작품 추천입니다. +6 Lv.1 살우 05.03.29 703 0
15670 한담 <추천> 연혼벽.. 백연님도 증판작가로.... +7 Lv.84 신주대검협 05.03.29 937 0
15669 한담 죄송하지만, 제 소설 많이 읽어주세요. (__) +3 Lv.67 귀필(鬼筆) 05.03.29 794 0
15668 한담 [부탁]추천부탁드립니다... +7 Lv.99 혈랑곡주 05.03.29 850 0
15667 한담 너무 무겁지 않으면서 가볍지 않은글 추천바랍니다. +8 Lv.2 유령마제 05.03.29 936 0
15666 한담 세티스전기...화산질풍검....작가님들!!!! +6 Lv.43 청풍야옹 05.03.29 853 0
15665 한담 (추천)정진인님의 대략난감, 영혼님의 조온마난색기 +8 Lv.3 장소군 05.03.29 974 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