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자와 같이 크리스마스 때 순례행을 떠났었습
니다.
순례자를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제가 정말 고무판
에 들어오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제 취향에 딱 맞는 글을 읽으면서 얼마나 감격했
던지. 크리스마스에 솔로부대였다는 사실을 망각
하고 이글에 빠졌었습니다. 뭐 빠져든 이유를 설
명드리면 다음 몇가지가 될까요?
1. 나는야 남부에 싸나이 주인공
경상도 싸나이 뭔가를 숨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녀석 머리가 상당히 좋습니다. 책략가가 분명
합니다. 그리고 무려 칼짱(소드 마스터)지요.
뭐 여기까지 보면 일반적인 먼나라 닭이 설치는
소설(먼치킨 소설의 그저 그런 주인공이겠거니
생각들 하시겠지요?
하지만 위의 사실들을 주인공과 함께 순례행을 떠
난다면 모두 납득할 수 있습니다. 그냥 아이큐가
얼마인 천재더라 라는 설명이 아니라 하나의 사실을
통해서 열가지 상황을 추측해내는 주인공의 추리과
정을 보면 '이 녀석 머리가 좋다.' 하고 독자가 납득
할 수 있습니다.
또 소드마스터라 해서 하나의 군대를 일거에 쓸어버리
는 활약(?)을 보여줄 만큼의 능력이 허락돼 있지도
않습니다. 적당히 강하지요. 아마 이녀석이 머리를 쓰
지 않고 100명 이상의 군대와 정면충돌한다면 승산이
그리 높지는 않을 겁니다.
2. 한 파티에서 팀웍은 생명이다.
이 소설의 파티원들은 하나하나 개성이 뚜렸합
니다. 그리고 파티안에서 맡은 역할이 있씁니다.
주인공이 빛나기는 하지만 파티원들이라하여 주
인공의 활약을 보며 와! 만 연발하는 관객으로 서
의 역활만이 주어져 있지는 않습니다. 팀웍이 있
습니다. 그 안에서 벌어지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갈등이 있고 사랑이 있고 우정이 있는 파티 오랜만에
보는 정겨운 파티의 모습입니다.
치킨 해드를 가진 주인공에 뭐가 그렇게 좋은지 핼핼
거리며 붙어다니는 히로인들이 파티원도 아니고 어디서
굴러먹었는지도 모르고 출처(?)도 불명확한 급조된
파티원도 아닙니다.
3. 미소녀물이 아니다. 아직까지는 그렇다는 얘기
미소녀물로 빠질 가능성은 0%에 가깝지만 혹시 모르는
일이지요. 출판이 되면 10피트 짜리 오크퀸으로 케릭터
가 바뀌게 될지 하하 이건 그냥 웃자고 한 얘기입니다.
3번 같은 경우엔 지극히 제 개인취향입니다. 재미있게
보던 글도 미소녀물이다. 라는 느낌이 오면 입맛을 다시며
백스페이스를 누르고 과감히 선작에서 빼버립니다. 제가
미소녀물을 극도로 꺼립니다. 언제나 작가분들께는 죄송하
지만 어쩌겠습니까? 취향이 아닌 것을...
위 세가지 특성 때문에 저는 순례자를 정말 재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단지 똑같은 장면이 반복되는 문제(남주인공의 도발에
여주인공이 항상 단검이나 혹은 다른 무기를 빼어든다든지
입속에 든 이물질이 너무 자주 입 밖으로 삐져나온다던지)
하는 먼지만큼의 단점을 뺀다면은 (아니고 솔직히 저는 그런
장면을 보며 항상 낄낄대며 즐거워합니다.) 단지 너무 좋은
글이라 그냥 사소한 먼지가 아니 새균이 아니 분자가 아니
원자만큼의 단점을 집어내고 싶은 독자의 심술에서 연유한
지적이지요.
p.s. 순례자 같은 글을 찾습니다. 위 3가지 특성을 보유한
글을 찾지요. 어둠을 넘어서나 하늘과 땅의 시대는 이미
선작 돼 있고 독스님의 글도 선작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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