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점이 생길 수 없습니다.
도중하차.
그것을 행한 이는 대부분 그 이후의 일도 거의 비슷합니다. 한 마디로 소설을 쓰는 작가와 비교했을 때, 대체로 그렇게 흘러가게 됩니다. 저 또한 그러한 일을 많이도 겪었습니다.
한 번 흘러간 물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정확한 이치 같군요.
제가 소설을 쓰기 시작한 지는 2년 가까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아리송하게도 100편, 200편을 넘는 장편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애석하게도 그 자리에서만 맴돌았을 뿐, 화끈한 글을 만들지는 못했다는 데, 회의를 느끼고 있는 참이었습니다.
그러던 요 며칠 전.
심각하게 고민을 해 봤었지요, 과연 내가 잘 해낼 수 있을까?
항상 늘 그랬습니다.
서(書)와, 그 외 2~3편.
그때의 초심은 그 누구도 따라 올 수 없을 만큼 거대했습니다. 하지만 점차 뒤로 내용이 흘러갈 수록 이상해져가는 내용들, 저도 제가 왜 그렇게 이상한 쪽으로 물을 흐렸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이거참...
여기서.
한 번 글을 도중하차한 자는 왜 글을 계속해서 포기해야만 하는가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해 보았습니다.
§ 방대한 스케일.
초작의 작가는 방대한 스케일을 견디지 못하고, 이후 자신이 생각한 조그만한 새로운 시작이 떠오르면 그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그 다음 글로 넘어가버립니다. 자연스레 그렇게 되면 첫 작은 그대로 묵사발이 나버리는 것이기도 하겠구요.
저 역시 그런 쪽의 부류입니다.
§ 전부 받아드릴 수 없는 댓글들.
솔직히 이런 분들도 있으리라 봅니다. 잘 쓴 소설은 아니지만 애착은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처음의 열정이 있을 때는 수정해달라는 요구가 들어오면 바로바로 수정을 가하게 됩니다. 허나, 그것도 한 두편에 이르었을 때, 손위울 뿐, 후에 어마어마한 내용으로 흘러가면 도저히 손 델 엄두가 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분들도 많으시리라 봅니다.
§ 너무 많아진 분량 때문에 더 이상 진행할 이야깃거리가 없다?
뭐, 이런 분들도 있으실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크라우프를 연재하셨던 타이거님은 거의 예외라고 볼 수밖에 없겠지만, 200여편에 돌입하게 된다면 사람은 자연스레 그 편수만큼 지치기 마련입니다. 그러다 보면 조금 쉬어야지 하는 생각에 진짜로 쉬었다가 다시 돌아오지 못하고 새 작을 접해버리게 되는 겁니다.
이상, 여러가지 이유가 많고, 많지만 이 정도로 간추릴 수 있겠네요. 하지만 분명한 건, 한 번 완결을 찍어보는 것도 좋지 않겠느냐 하는 거 아니겠습니까?
솔직히 고무판에 맨 처음 왔을 무렵.. 그 때 당시에 김백호님의 아스크가 완결을 내기 4편 전 쯤 이라고 하시더군요.
'완결이라...'
이러면서 고무판을 들어왔습니다. 정말 눈물 나도록 부러웠고, 저 또한 그렇게 한 번 해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직 그 수준 까지는 손이 미치지 못하는 듯, 그 경지 까지 가기는 무척이나 힘이 듭니다.
한 달 이든, 두 달 이든,
10편이든, 100편이든,
이제는 그런 것 아무것도 상관하지 않으렵니다.
할 수 있는 한계까지..
할 수 있는 능력까지..
그저 최선을..
그 말 뿐이겠군요.
Ps.
자신이 점점 다른 쪽으로 마음이 기울려가는 분이 있으시다면 이 글을 계기로 그 글에 매진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군요.
정말.. 눈물나도록 최선을 다해보셨으면 합니다.
하염없이 좌절하는 저처럼, 다시 일어서기 힘든 저처럼, 너무 포기하시지만 말구요.
저같은 사람도 다시 하려고 하는데, 고무판 여러분들이 좌절먹으신다면 되겠습니까?
그런 작가분이 있다면 힘내십시오.
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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