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이 제목으로 글을 쓴 분 주장은 장르소설의 획일화 혹은 모방성에 대한 비판인 것 같군요.
사실 판타지나 무협을 쓰는 상당수 작가분이 어리거나 아마추어인거로 알고 있습니다.
학원물이나 일명 고딩 차원이동 깽판물이 많은 이유죠.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닙니다. 소설이란 게 어차피 자기가 알고 있는 세계를 글로 재구성하는 거니까요
내가 그 나이 때를 생각해 봐도 확실히 이해하고 있는 세계나 생각의 범위가 상당히 협소했으니 결국 여기서 비난 받아야 할 것은 열심히 글을 쓴 작가가 아니라 근시안적인 출판사의 행태일 것입니다. 결국은 언제인가는 제살 깎아 먹기가 될 테니까요.
외국도 장르문학도 생산과 소비의 주체가 대부분 청소년들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럼에도 나름의 퀼리티가 있는 건 출판사의 공일까요 안목 있는 독자의 덕일까요?
아랫 분이 말한 것처럼 특별한 비판이나 목적의식 없이 기존 소설의 세계관을 끊임없이 재생산 하고 반복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요즘 출판되는 장르 소설을 보면 등장인물 이름만 통일시키면 몇 개의 연작소설이 나오죠. 스스로 창조하기 보다는 기존 주제나 설정을 빌려와 짜 맞추는 것이 대세이니까요.
몇몇 글은 아예 예언을 하면 서 보다 집어던지게 됩니다.
“음 이 여자 미스테리어스 하다고 강조하는 걸 보니 노망 드래건이군. 이 넘을 죽일 거고 예는 예쁘니까 안 죽을 거구 어디보자 분명 저 넘은 가출한 왕자야 다음페이지에서 암살자가 따라붙겠군.
이렇게 잘 맞다니 신기할 노릇입니다. 전 추리소설을 보면서 범인을 맞춘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니 제가 김전일 수준의 탁월한 통찰력을 갖춘 것은 아닐 테니까요.
나름대로 독특한 세계관이나 주제의식을 가지고 글을 쓰시는 분들도 있지만 오히려 이런 글들은 외면 받습니다. 읽는데 오래 걸리는 데다 머리 아프니까요.
참고로 잘나가는 유명 모 소설의 경우 한권 읽는데 30분 걸리더군요.
묘사라고 할 만한 게 없는데다 중간에 한두 챕터 안 봐도 문제가 안 됩니다. 그림 없는 만화책이랄까요.
장르소설이 활성화 되는 시발점이 90년대 중반 pc통신의 연제소설들이라고 할때 장르문학의 초기 독자들은 이제 어느 정도 나이를 먹었죠.
나이가 있다고 글을 읽는 수준이 반드시 더 높은 것은 아니지만 그 동안 섭취해온 내공이 있다 보니 당연히 좀 더 연륜 있는 글을 원하게 되는데 그런 글이 찾는 게 옥동자 판박이 미소녀 찾는 수준이니 점점 멀어지게 된다고 봅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지금의 소설들은 10대에 의해 쓰여 10대가 소비하는 글들이 대부분이죠― 작가가 다 10대라는 것이 아니라 그 정도에 핀트를 맞추고 글을 쓴다는 예기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정녕 보헤미스나 톨킨 수준의 글은 무리인 걸까요.
뭐 그러려면 대여점부터 사라져야 될거 같지만 말이죠.
Comment '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