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38세 서자운.
청량문주의 아들이 바로 그의 신분이나 변변한 무공 하나 없이 매일 놈팽이짓만 해되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여느때와 같이 도박장에서 무료한 하루를 보내고 본가인 청량문으로 돌아가는 길에 파락호들의 행패에 무기력하게 당하고만 있는 어느 골동품점의 위기를 보게 된다.
마음이 끌렸던 탓일까.
청량문의 이름을 빌어 그들을 쫓아낸 자운은 그 대가로 진열된 골동품중 손때가 많이 닿은 한자루 검을 쥐어 들었다.
쓱 훑어보는 자운.
알아볼길 없는 괴문자로 가득한 검신에, 검자루에는 불을 뿜는 용의 모습이 섬세하게 음각되어 있었고, 자루끝에 매어진 호박안에는 자그마한 종이조각이 하나 있다.
현원(現願).
현원검이라 했다.
왠지 모르게 끌리는 마음에 자운은 그것을 품고 기분좋은 발걸음으로 청량문으로 돌아간다.
청량문에 도착한 자운.
한데.
기분나쁜 무언가가 그의 뇌리를 자극한다.
이 냄새. 혈향! 틀림없는 피냄새다!
급해지는 마음에. 서둘러 장원에 들어선 자운.
그 앞에 펼쳐진 광경에 그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시산혈해.
흥건한 핏물위로 쓰러진 시신의 모두가 청량문의 문도들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불현듯 스치는 생각에 자운은 서둘러 문주전으로 뛰어갔다.
태을검호라 칭송받는 아버지. 결코 죽을리가 없다고 몇번이나 되뇌는 그지만 점점 더 짙어져만 가는 불안감이다.
이윽고 도착한 문주전.
그의 눈앞에는 붉게 물든 핏자국으로 가득했다.
"아버지.... 어머니....!"
이미 불귀의 객이 되어버린 부모님.
오열하며 두 분의 시신을 끌어안았다.
그러던 중 한줄기 스산한 음성이 그의 귀를 자극했다.
"아직 쥐새끼가 남아있군."
스쳐가는 살기에 고개를 돌려보니.
한손에는 묵빛 도를 쥐고, 황금빛 외눈을 번뜩이는 중년인과 그 뒤로 복면인들의 보였다.
커져만가는 두려움에 아무런 행동도 취할 수 없는 자운. 살고싶다는 욕망이 조금씩 커져갈 무렵. 그런 그를 보며 중년인이 제안했다.
"살려주지."
무심코 그러겠다고 수락하려던 자운. 하지만 그는 그 제안을 받아드릴 수가 없었다. 무슨 낯으로. 무슨 낯이 있어서 이 이상 삶을 영위한단 말인가.
"난... 네 유흥거리가 될 생각 없어."
짧게 대답하며 수중의 현원검을 뽑아 냉큼 심장에 박아넣는다.
지난날의 바보같은 삶을 후회하는 그때, 터져나오는 피를 흡수하며 현원검의 용무늬가 기이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운의 피를 흡수한 현원검이 짧은 검명을 토해내며 자운에게 물었다.
[소원이 뭐지?]
희미해지는 의식 속에서 자운이 나직이 말했다.
"과거로... 돌아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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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보니 그냥 소설 한편같네요(게다가 조잡하기까지...!)ㄱ-
뭐 1편 내용을 대충(?) 요약해봤습니다.
과거(?) 추천글이 하루가 멀다하고 수없이(?) 올라오는 소설 청량문. 수능때문에 중단된 글이 다시 연재되기 시작했습니다.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으실겁니다.
흥미로운 소재에 작가님의 필력또한 훌륭합니다.
위치는 자연/무협란. 분량은 계산기로 계산해보니 243k뜨네요.
단 한가지 아쉬운점은 아직 카테고리가 없다는 거.
하지만 분량이 어느정도 되니 수고스럽더라도 무협란 가신다음에 청량문으로 검색하신다음 보세요.
보시면 아시겠지만 정말 멋진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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