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대의 폭설이 예상되며…… 현재 적설량은 수도권 12cm, 강원지방 20cm…
가방을 챙겨 학교로 출발하려는데 텔레비전에서 날씨관련 긴급속보를 내보내는것이 보였다.
'눈이라…….'
창밖을 내다보자 눈보라, 그 수준을 넘어 눈폭풍이 몰아치고 있었다.
'차라리 눈이 온세상을 덮어서 며칠동안은 집에서 잠만 잤으면 좋겠다……'
절대 실현될리 없는 생각을 속으로 중얼거리며 텔리비전을 끄고는 집을 나섰다.
살고있는집은 주택이었는데, 현관문을 열고 나서자 마당에 눈이 쌓여 무릎까지 푹푹 빠져들었다. 눈이 신발속으로 들어오는것을 느꼈지만 딱히 발이 시리거나 하지는 않았다. 단지 움직임이 불편할 뿐.
학교로 향하는 길에 몇몇 학생들이 눈에 다리가 너무 빠져 넘어지거나, 눈보라에 머리와 어깨등에 눈이 쌓여 오들오들 떨며 학교로 향하고 있는것이 보였다.
'이런날엔 하루정도 놀면안되나?……'
눈보라를 뚫고 평소와 다름없이 학교에 도착했다. 평소 이 시간대에는 교문앞이 학생들로 인해 시끌벅적한에 오늘은 날씨 탓인지 조용했다. 불량학생이나 지각을 잡는 학생 주임선생님또한 안계신건 당연지사.
교실로 들어서자 저마다 핫팩을 꼭 끌어안고 추위에 떨고있는 학생들이 보였다. 분명히 히터기는 작동하고 있는데 그래도 춥나보다.
잠시후 담임선생님이 들어와서 아침조회를 끝내고는 재빨리 교무실로 돌아갔다.
'교무실은 따뜻하겠지?'
담임선생님이 교무실로 돌아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오늘의 1교시를 담당하는 체육선생님이 들어왔다. 이 기상천외한 날씨 때문에 정상적인 체육수업은 불가능했고, 교실에서 자습시간이 주어졌다.
선생님이 자습을 외치고 만화책을 꺼내드는 순간, 창가 근처에 앉은 한 여학생이 뾰족한 비명을 질렀다.
"꺄악! 뭐야 이거!"
모든 반 학생들의 시선이 비명을 지른 여학생쪽으로 돌아갔다. 그러자 그 여학생이 창밖을 가리켰다.
온통 하얀색. 운동장이 보여야할 창문에는 운동장은 보이지 않고 온통 새하얀 평면만이 보였다.
깜짝놀란 체육선생님이 달려가 창문을 열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관경.
창밖을 향해 손을 내밀자 손이 푹 소리를 하얀 평면을 뚫고 들어갔다.
"눈…… 이잖아?"
순간 어이가 없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 상황이 이해가 갔다.
'하핫? 뭐야 우리학교 눈에 잠긴거야?'
학교가 눈에 잠겼는데 웃음이 나오냐고?
난 나온다.
난 안춥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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