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6화, '무극(武極)'중에서.
팬싱멘은 무극의 시험을 통과하여 완전히 새로운 몸으로 다시 탄생하였다. 자신을 정화한 수많은 망령들. 그들 중에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영웅들도 있고, 이름도 없이 죽어간 병사의 것도 있었다. 이제 팬싱멘은 자신을 정화한 수십, 수백만의 망령들, 그들의 의지와 함께 살아가게 되는 것이다. 무극의 말은 그런 의미였다.
- 지금 이 순간을 기하여, 그대는 팬싱멘이라는 하나의 개체가 아닌 시대를 살아온 수많은 전사들의 의지가 모인 군집체, '무현자 팬싱멘'으로 새롭게 탄생하였다.
"무, 무현자... 팬싱멘?"
- 나 '무극' 의 계약자라면 응당 그렇게 불릴 자격이 있다. 무현자(武賢者)라 함은 모든 무(武)의 극한에 다다른 자라는 의미. 나의 계약자로서 그 이상으로 걸맞는 호칭은 없을 것이다. 그 힘으로 그녀를 지키고, 왕국을 구원하도록 하여라.
온 몸에 힘이 넘친다. 번뇌를 들었을 때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기사의 무덤을 떠도는 모든 망령들이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여 새로운 영웅의 탄생을 경배하였다. 그의 발등에 입을 맞추고 그것을 자랑스러워하였다. 대지에 꽂힌 무수한 신검들도 무극에 공명하여 가늘게 떨었다. 기사의 무덤에 잠든 모든 망령들, 그리고 대지에 꽂힌 모든 신검들이 무현자 팬싱멘에게 힘을 빌려줄 것이다.
신검 무극을 얻어 새로운 힘을 얻음으로써, 마침내 팬싱멘의 머릿속에 환상시공류의 최종절기가 새겨졌다.
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을 형성하여 현존하는 모든 공격을 차단하는 궁극의 방어술. ‘차원결계(次元結界)’!
시공제어의 술법을 극한까지 끌어내어, 빛의 속도마저 뛰어넘은 검격으로 적들을 섬멸하는 극의(極意), 무량일겁(無量一劫)!
무현자의 칭호를 얻은 팬싱멘은 무(武)를 논하는 모든 기예를 능수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다. 지금껏 사용해왔던 신검술에 대한 더욱 깊은 깨달음을 얻는 것 또한 어렵지 않았다.
팬싱멘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 팬싱멘은 신검, 무극을 하늘 높이 쳐들었다. 그와 함께 거대한 빛줄기가 뻗어나와 하늘을 갈랐다. 먹구름이 걷히면서 구름 한점 없는 푸른 하늘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위로 물질계로, 제피리안 왕국으로 향하는 통로가 생성되었다.
팬싱멘은 무극을 아래로 늘어뜨리며 나직하게 말했다.
“신검 ‘번뇌’의 계약자였던 팬싱멘은 이제 이 세상에 없다.”
분명 겉모습은 이전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팬싱멘의 손에는 번뇌가 아닌 무극이 쥐어져 있었다. 번뇌는 무극에 흡수되어 기사의 무덤에 꽂힌 수많은 신검들 중 한자루가 되었다.
그리고 눈빛도 변했다. 팬싱멘의 푸른 눈동자에는 삼라만상을 모두 담을 만한 찰진 기상을 담고 있었다. 그것은, 팬싱멘이 지금까지의 팬싱멘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존재로 거듭났다는 의미.
“이제부터 나는-”
찬란한 백색 광휘가 팬싱멘을 감싸고, 무수한 빛줄기가 되어 사방으로 터져 나갔다.
츠파파파파팟-!
“신검 ‘무극(武極)’의 계약자. 무현자(武賢者) 팬싱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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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장인물 소개.
평범한 서민 가정에서 태어나,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제피리안 왕국을 구해내고 왕국의 전성시대를 연 10대 여왕. 패왕(覇王) 유리시스.
황후와 황태자의 음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스로 전장에 몸을 던져, 왕국 영토의 절반 이상을 빼앗은 프로이센 제국의 2황자, 마르스 폰 프로이센.
강한 자와의 대결을 갈구하며, 유라시아 대륙 전역을 떠돌며 무수한 전설을 남긴 용병. 방랑기사 쟌도 실레스틴.
제국의 위대한 대마도사 레나드 류디너스의 양녀로서, 그의 마법을 이어받아 17세라는 역대 최연소의 나이로 그랜드 마스터가 된 천재 마도사. 나유카 류디너스 후작영애.
중졸이라는 학력으로, 수많은 차별과 설움을 받고 수많은 고난과 역경을 겪지만, 그 모든 것을 이겨내고 왕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기사로 이름을 남긴 사내. 무현자(武賢者) 팬싱멘.
이것은, 치열한 전장을 살아갔던 다섯 명의 ‘신검의 계약자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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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검의 계약자들 포탈.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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