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글 처음 본 건 꽤 오래 전이었습니다.
그 때는 자연란에 있던 작품이었죠. 연재도 황금의 딸 챕터 중반 정도까지였고요. 그 사이에 저는 이래저래 시간도 지나고 군대도 갔다오고(...)하면서 잊었더랬죠.
그런데 얼마 전 추천글에 인연살해가 다시 언급되더군요. 찾아보니 웬걸, 연재가 되고 있던 겁니다. 횡재한 기분으로 선작하고 요즘 열심히 감상 중입니다.
글 내용은...작가님께서 언급하신 바에 따르면 '노인 용병의 키잡'이네요. 뭔가 아닌 것 같으면서 오묘하게 작품의 요점을 꿰뚫는 문장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장난은 그만하고 진지하게 다시 소개하자면, 주인공 빌 사이커, 일명 '미친 빌'과 그가 이끄는 100여 명 규모의 사략 해적단 겸 병대가 겪는 모험이 작품의 내용입니다. 북부니 병대니 하는 용어를 설명하자면 내용 누설이 되므로 여기서는 생략하겠습니다.
이 작품의 특징이라면 일단 검기나 파이어볼 같은 게 안 나온다는 점이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예 마법이 없는 건 아닌데 굉장히 고전적이에요. 약물 제조라든가 시약을 써서 거는 주술 같은 느낌입니다. 문체나 인물들 대화 내용 같은 걸 보면 어떤 분께서 댓글에 쓰신 바를 인용하자면 '인물 간 비중에 신경쓰지 않은 영도님 작품같은 느낌'입니다. 인물 간 대화가 영도님이 자주 쓰시는 선문답 같은 대화체고, 진지한 글인데 개그도 은근히 여기저기 섞여있어요. 그리고 또 이 작품의 중요한 특징이, 작가님께서 고증을 열심히 하신다는 점입니다. 읽어보면 곳곳에서 중세 서양 무기나 생활상에 대해 공부를 많이 하신 티가 납니다. 작품에 노력을 많이 쏟으시는 만큼 퀄리티는 장담할 수 있습니다.
가볍게 휙휙 넘길 수 있는 글은 아니지만, 읽으시다 보면 어느 새 마지막 편을 다 읽고 다음 편을 구걸하는 자신을 발견하실 겁니다. 저도 그랬어요(...) 결론적으로 오랜만에 진지한 글 읽고 싶으신 분, 영도님 글 좋아하시는 분, 검기나 파이어볼 안나오는 글 읽어보고 싶으신 분, 읽어보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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