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함…….”
하품이 절로 나왔다.
시간은 여섯 시. 여타 다른 편의점이라면 이렇게 하품이나 하고 있을 틈은 없을 때지만,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은 신기하게도 이 시간대에 손님이 뚝 끊긴다.
“누구 안 오려나?”
아르바이트 입장에서 한가하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없으면 돈 받기도 미안해진다. 벌써 한 시간째 손님이 없는 것이다.
‘읽던 거나 마저 읽어 볼까…….’
가판대 아래로 넓게 펴져 뒤집힌 책이 보였다.
슈퍼 담배 K. 간만에 간 책방에서 대충 집어 온 현대판타지 책이었다.
제목이 안티라 생각될 정도로 형편없는 작명 센스지만, 읽으면서 이보다 더 어울릴 제목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작명 센스가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그때 가판대 위로 바나나 우유 스무 개가 올라왔다. 동급 최고의 가격을 자랑하는 천 원짜리 바나나 우유였다.
“이만 원이죠?”
‘……어?’
고개를 들어 보니 어느새 손님 하나가 앞에 서 있었다. 길 가다 지나치면 한 번쯤 다시 돌아보게 될 정도로 잘생긴 청년이었는데, 그 외모만큼이나 튀는 형광색 추리닝을 입고 있었다.
‘언제 들어왔지?’
아무리 책에 정신이 팔려 있었어도 그렇지, 이 정도로 튀는 사람이 바나나 우유를 다 고르도록 못 알아챈 것은 이상한 일이었다. 만약 이 청년이 말을 걸지 않았다면 지금도 몰랐을지 모른다.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손은 이미 바쁘게 바코드를 찍고 있었다. 편의점 알바 일 년. 동작은 이미 몸에 배어 있었다.
“담아 드려요?”
청년은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바나나 우유 중 두 개를 집어 그 화려한 추리닝 주머니 속에 따로 집어넣었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딸랑.
익숙한 종소리가 청년을 배웅했다.
나는 닫힌 문을 확인하고 소리 나게 혀를 찼다.
“거참, 저런 추리닝은 어디서 샀대?”
동대문을 뒤져 봐도 못 살 추리닝이었다. 어디선가 맞춘 모양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저 청년은 상당한 악취미를 가지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뭐, 내가 상관할 바는 아니겠지.”
지금은 그저 친구들에게 해 줄 이야깃거리가 하나 생긴 것으로 만족할 수 있었다. 내색하지는 않았지만 저 추리닝은 충분히 도시전설감이다.
“으아함…….”
하품이 절로 나왔다.
시간은 대략 여섯 시. 여타 다른 편의점이라면 이렇게 하품이나 하고 있을 틈은 없을 때지만, 지금 내가 일하고 있는 편의점은 신기하게도 이 시간대에 손님이 뚝 끊긴다.
“누구 안 오려나?”
아르바이트 입장에서 한가하다는 것은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이렇게까지 없으면 돈 받기도 미안해진다.
벌써 한 시간째 손님이 없었다.
***
이거 왜 이럴까요?
바나나 우유를 이만 원어치나 사 갔는데 왜 기억을 못 하는 걸까요?
모든 걸 다 갖췄는데 존재감만 없는 불편한 청년 김연.
그가 담배의 요정 시가렛을 만나 만들어 가는 좌충우돌 소원 성취기!
***
Ps. 슈퍼 담배 K의 약자입니다.
Ps 2. Swing Days of Kim's 아닙니다. 아니, 맞나?
Ps 3.
Q. SDK 중 D는 담배의 약자인가요?
A. 네. 담배의 D입니다.
Q. 영어 쓰시려면 담배도 Tobacco로 표기해야 되지 않나요? 그럼 SDK가 아니라 STK가 맞는데요?
A. 그럼 이동 통신사 같잖아 이 멍청아.
Q. 멍청이?
A. 뭐.
Q. 왜.
A. 뭐.
Ps 4. 후후…….
Ps 5. 낯을 조금 가려서 잘 부탁드린다는 말을 다소 늘려 썼습니다.
Ps 6. 긴 글 읽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가까운 포탈 하나 더 열고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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