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은_높은데_현실은_시궁창이야.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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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당신의 꿈은 무엇인가요?
A. "이 마을이… 아니, 이 지역 전체가 그런 곳이 되길 바라. 그러기 위해선 두 나라의 긴장과 갈등이 필요해. 아무 이유 없이 완충지를 요구하진 않을 테니까."
Q. 당신의 현실은 어떤가요?
A.
…모범이 어쩌고 했지만,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어른들 일손을 돕는 아이들이 보고 배우면 안 되는 반면교사 역할만 톡톡히 하고 있었다. 넓은 밭 전체를 돌면서 호밀 - 신기하게도 여기서는 호밀을 늦봄에 파종해 늦가을에 거둔다고 한다. 지구에서는 그 반대고… 대신에 밀을 겨울에 심고, 봄에 거둔다. 재밌는 차이였다. - 밭 사이사이에 삐쭉 고개를 내민 잡초를 뽑아야 하는데, 잡초랑 호밀이 정말 비슷하게 생긴 탓에 나는 둘을 구분할 수가 없었다.
그래, 김매기를 시작할 때부터 난 5:5 비율로 호밀과 잡초를 뽑아대고 있었다. 얼마나 일을 잘하는지 두고 보겠다던 베르페는 그런 나에게 버럭버럭 화를 내고, 욕까지 하면서 파타시엔의 호밀과 잡초의 차이점을 설명했다. 설명만 들으면 '오, 이거 쉽겠는데' 싶었다. 직접 해보면 그러지 않아서 문제지.
Q. …한 개 더.
A.
그러나 아무리 안 해본 것이라고 해도 서른 포기 정도 호밀을 뽑았으면 잡초와 호밀을 구분하는 나름대로의 노하우가 생기는 법. 나는 곧 그 방법을 찾아냈다. 나는 그게 너무나도 기뻐 내 나이도 잊고 베르페에게 자랑을 해버렸고 말이다.
"…그래, 그 방법 참 좋다, 임마."
"……미안, 내가 죽일 놈이다."
가능하다면 네가 아까 선물받은 처형도로 내 목을 쳐줘.
…후우. 내가 찾아낸 방법이란 일단 뽑은 다음 뿌리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잡초는 잡초대로, 호밀은 호밀대로 뽑아놓고 뿌리를 비교해서 잡초는 버리고 호밀을 도로 심는다… 노동력의 낭비이자 시간의 낭비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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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지물을 상정하고 쓴 소설인데 갑자기 이웃동네랑 싸우더니 이제는 농사를 짓고 있는 찰진 퓨전 판타지랍니다아.
<포탈>
http://www.munpia.com/bbs/zboard.php?id=bn_911
P.S.
Q. '그런 곳'이 뭔가요?
A. 직접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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