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형 '드라마'가 더 막장인 것 같습니다(글쓰는 모임인 문피아에 들어와서 왜 드라마 드립인가 하면... 드라마 '작가'도 글쓰는 사람류에 들어간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네, 솔직히 양판소 찍어내봐야 1달 고생해서 책 1권 뽑는다고 치면...
아니 양판소는 기본적으로 속도가 빠르니(소재 같은 것 기준이 아니라 이곳저곳에서 배껴와서 만드는 글)반이라고 쳐서 15~20일당 1권 뽑는다고 합시다.
'묵향'이나 '비뢰도'처럼 1~2세대 명작들이 아니면 기본적으로 3천권 이상 뽑기 힘들겠죠?
평균 인세 10%계산하고 8500원인 책값 계산하고 1,2권은 판매부수에 상관없이 내주는 편이니 계산해보면
8500*0.1*3000*2 = 510만원입니다(1,2권).
몰론 이것은 이름값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이고, 이름없는 작가(ex : 고상민)의 경우는 2000에서... 요즘 책방도 많이 망하고 출판업계 사정이 대체적으로 좋지 않아 1500권까지 내려갑니다.
정말 대박나는 경우가 아니라면 3권부터는 출판부수가 1천권 이하로 내려갑니다(ex : 악운의 현자 작가). 판매부수로 따지면 더 내려가서 3권 내고 70만원 받는 경우가 있지만, 대부분의 출판작가분들은 더 잘나가실테니 1500부에 120만원 정도로 잡겠습니다.
즉, 시리즈가 하나 새로 나와야 500정도 받고(시리즈 준비, 1, 2권 완성되는 시기, 표지 선택을 생각하면 2~3달은 걸리겠죠)그 이후로는 값이 뚝뚝 떨어집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얼마 전 귀신논란을 폭풍처럼 일으킨 '신기생뎐'이라는 드라마를 보면 알겠지만... 회당 수천만원입니다.
몰론 그것도 '년'단위로 준비하겠지만, 솔직히 10화인가 20화 이후로는 '철저하게 준비한'것이 아니라 '아 나 안해. 양판소처럼 휘갈겨야지~'라고밖에 생각이 안 듭니다만(중간에 내용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게 작가가 의도한 바라면... 차라리 일관된 양판소가 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양판소의 소재가 거기서 거기다, 라고 하시는데, 드라마 소재는 더욱 심각합니다. 양판소는 종족, 기술, 여주인공이라도 바뀌지만 실제로 대다수의 양산형 드라마는
거의 '배우'만 바뀝니다.
게다가 양산형 출판의 경우는 내용을 개판치면 다음 권에서 급엔딩을 내버리지만
양산형 드라마의 경우는 내용을 웬만큼 개판쳐도 일정 편수는 유지해 줍니다(다음 작품을 준비할 시간은 벌어야 하니까).
즉, 양판소 작가보다 더 프로정신 없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 보일 정도입니다.
글 내용을 보자면, 또 정말 작가가 생각없이 쓴 드라마의 표본인 '신기생뎐'을 예를 들자면
귀신이 나옵니다.
아니, 그런데 귀신이 나오는게 문제가 아닙니다. 왕꽃선녀님 같은 경우도 샤머니즘이 나와 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가 뭐냐고 하면-
해리 포터에서 팔이 부러졌을 때 마법으로 고치거나 마법의 약으로 고치는 것은 말이 됩니다. 원래 장르와 배경이 '판타지'니까요.
그런데 하얀 거탑에서 '아브라 카다브라!'하면서 수술환자를 살려내면 어떻게 될까요?
신기생뎐이 바로 그런 경우입니다. 처음부터 배경이 샤머니즘이나 판타지적으로 관련된 것이었다면 이해를 하겠지만, 그 때까지 평범한 배경으로 가다가, 그것도 신병이 '단순히 이상증세'를 보이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녹색 레이져까지 쏘는(블러드 엘프입니까?)수준입니다.
게다가 여성의 성격이 완전히 '신데렐라'수준이더군요.
아니, 신데렐라도 아닙니다. 신데렐라는 최소한 '파티에 가고 싶다!'라고 생각하고 가기는 했지만 여기서는 왕자가 출장서비스로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주인공 결혼 때 남자주인공 쫓아와서 데리고 나감...-_-근데 결혼식 파토내니 남편감이랑 기생집 주인이랑 생각보다 덤덤하게 반응하는 것을 보면 아무리 봐도 본인이 싫다고 했으면 결혼 안 해도 되는거였음).
......
또한 요즘 방영중인 '우리집 여자들'의 경우도 어마어마한 양산형이더군요.
지나가다 만나서 친해진 아줌마 = 엄마.
능력있던 팀장은 주인공 들어오면 능력이 사라짐.
아니 김탁구는 전형적인 소재와 복고적인 배경이었지만 내부 캐릭터들이 신선하고, 악역이라고 볼 수 있는 구마준도 스스로의 캐릭터성과 멋을 보여주며 성공했는데
여기서는 너무 전형적인 '크아아 나는 존내짱센 마왕이다! 이유 없이 그냥 인간계를 침공하겠다! 용사는 나를 잡으러 와라!'수준으로 떨어져버리니 할 말이 없지요.
잡설이 길어졌지만(어머! 거의 연참대전 연재분량 절반을 써재꼈어...-_-), 솔직히 정말 요즘 양판소보다 양산형 드라마가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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