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줄거리 간략 소개
주인공은 먼치킨계 무협소설 주인공감으로 손색없는 분이셨습니다.
누가 칼 한번 휘두른 것만 보고도 바로 그 검로를 따라 해내는 것은 물론이요, 더 나은 심득까지 깨달아 새 검술을 창안해내는 사기캐릭터입지요.
집안 좋지, 인물 좋지, 능력 빠방하지, 성격 좋....
성격도 좋다고 인물 소개하려는데, 갑자기 그의 아내가 임종 때 내뱉은 말이 생각나서 주저하게 되는군요.
아내가 죽기 전에 주인공에게 한 마디, "그래 너 잘 났다!"
평생 바람 한 번 핀 적 없고 나름대로 아내에게 충실했던 그가 왜 저런 말을 들어야했는지는 읽어보시면 저절로 아실 테고.
여하튼 너무 잘 나고 배분도 높은 그 때문에 숨 막히고 세상살 맛 안 나는 무림 동도들의 사주(?)를 받은 수상쩍은 인물이 접근합니다.
그리고 살살 꼬십니다.
당신같이 우월한 분이야말로 신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입니다.
삶의 지루함과 호승심 때문에 자의 반 타의 반 꼬임에 넘어가 명상에 잠기길 10년.
역시 모든 면에서 뛰어난 그답게 어느 날 갑자기 구름이 모락모락 일어나면서 몸이 두둥실 하늘로 떠오릅니다.
하지만, 의기양양하게 우화등선하던 그는 100%를 채우지 못한 96%의 인품을 꿰뚫어본(or 이야기 전개 필요상) 하늘나라 문지기에게 퇴짜를 맞습니다.
"네 이놈, 감히!" 호령하다가 눈 떠보니, 어느 병실 침대 위....
옙! 대한민국 찌질이 고등학생 몸에 빙의하신 무림 절대 고수되시겠습니다~
ㅡ 추천 이유
1.
건드리고고 님의 글답게 먼치킨주인공.
건드리고고 님이 호언장담하십니다. 그냥 먼치킨 아니고, 캐먼치킨이 될 거라고.
음..., 지금까지도 충분히 캐먼치킨으로 보이는데 과연 먼치킨계의 절대 작가님께는 부족했나 봅니다.
환생물이나 회귀물 한번 읽어본 분이라면 능히 짐작 가능한 소재와 이야기 전개입니다.
이런저런 트집 잡으려면 줄줄이 고구마 끌려 나오듯 끝도 없을 소설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똑같은 쌀로 밥을 지어도 윤기 좌르르 입맛 당기게 지어올리는 솜씨꾼이 있듯이 건드리고고님이 바로 그런 분이십니다.
태평농법으로 재배한 수제 쌀로 지은 은혜로운 밥상은 좀처럼 마주하기 어려운 세상인지라, 농약에 쩌든 백미로나마 생계를 이어나가야 하는 저 같은 활자중독증 환자에게는 그야말로 고마운 밥상이지요.
2.
주인공의 무덤덤한 성격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만약 그대로 무림에 있었다면 별 재미없는 먼치킨물이 되었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주인공의 혼이 빙의한 몸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한민국의 사연 많은 고등학생입니다. 주변 인물과 상황은 그대로인데 그에 반응하는 주인공이 워낙 단순명쾌하고 쿨하다보니 별 것 아닌 상황에서도 웃음이 터집니다.
혹자는 건드리고고 님의 소설이 가볍다고 혹평하시던데, 가벼움에도 종류가 있지요. 이분 글의 가벼움은 편안함에서 오는 가벼움이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발걸음 가볍게 설렁설렁 걷는 듯보여도 툭툭 던지는 대사나 지문에서 간혹 엿보이는 삶의 경륜에는 감탄하게 됩니다.
한 시대를 풍미했지만, 삶의 자잘한 재미에는 불감증환자나 마찬가지였던 주인공.
다시 얻은 생에서 부족한 4%를 채울 수 있을지 흥미롭습니다.
'나는 먼치킨이다' 절찬 연재 중 →고수 현대생활백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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