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소설을 보다 보면, 표국과 산적과의 관계가...
뭐라고 할까요....대놓고 거래하는 그런 것이 상식처럼 되어 있더군요.
표국에서 산적들에게 통행료를 알아서 지불하는...--;
이건 개인적으로 정말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무협 소설을 쓰는 분이나, 읽는 분이나..저걸 그냥 상식처럼 받아들이더군요....--;
길고양이한테 먹이만 줘도, 옆집에서 난리를 칩니다.
도둑 고양이한테 밥줘서 인근으로 도둑 고양이 끌어들이고, 도둑고양이 숫자 불린다고 말이지요...--;
고양이를 유독 싫어하는 우리나라만 그런게 아니고...
고양이 좋아하는 사람들 많은 일본도 그렇습니다...--;
길고양이 밥주는 것도 이런 반응인데...
산적한테 표국이 대놓고 통행세를 주고 지나간다는게 용납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물론 남모르게 몰래 거래한다면 모를까 말이지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표국과 표사는 뭐랄까요...
산적과 만나지 않기 위해서 존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상인이나 여행객들이 표사를 고용할 수 있을리 없지요.
산적들이라고 해도, 호위무사가 딸린 일행을 건드릴 이유가 없습니다. 무기도 없고, 호위무사도 없는 여행객들이 있는데..
왜 부상이나 혹은 사망 위험이 있는 위험한 놈들을 건드리겠습니까.
수호지에 보면, 무송이 산을 넘어가다가 호랑이를 만나는 장면이 나옵니다. 거기서는 산을 넘는 사람들이 일정수가 모일때까지 주막 같은 곳에서 기다리다가 함께 넘어가는 그런 이야기가 나오지요.
표국이라는게, 일종의 택배사업처럼 되어 버렸는데...
표사들 가운데에는 산적이나 맹수가 있다는 산 근처 마을에서..
죽치고 있다가, 돈 많거나 급한 여행객들에게 고용되서 산 하나만 넘어주고 돌아오는 그런 표사들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겁니다.
(표사 고용안하는 일행을 산적들에게 고자질하는 놈들도 있을 수 있겠지요. 산적으로 자신들이 둔갑할 수도 있겠고..)
군대는 전쟁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서존재하는 것이기도 하지요.
표사들이 대거 움직일때마다 산적들이 나타나서 통행료를 징수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일 겁니다.
표사를 고용하지 않고, 운에 맡기고 산을 넘거나 타는 사람들이 많을텐데 뭐하러 표사를 고용한 위험한 일행을 텁니까.
잘못해서 다치거나 죽거나 잡히거나 하면 인생 끝나는 건데 말이지요.
오히려 표사들이 두냥을 받는다면, 통행료로 한냥을 받고 통과시켜 주는 그런 산적들이 있을 수도 있지요.
표사들 무리해서 고용하지 마라. 통행료 내는게 차라리 싸게 먹힌다.
물론 산적을 온전히 신뢰하긴 힘드니, 왠만하면 표사를 고용하겠지만뺏길것도 없고 가난한 사람들은 표사 없이, 걸리면 통행료 지불하고 넘어갈 수도 있을 겁니다.
표국이 여행 떠날때마다 악착같이 달려들어서 삥뜯고 떠나는 산적들의 모습은...개인적으론 이상하고...왠만하면 안봤으면 싶기도 합니다.
그리고 표사들은 창과 활을 소지하는 것이 국가를 통해 허가된 준 공권력 무력 집단이며...
서민들에게는 우상과도 같았다고 합니다.
무공을 익혀서, 군문으로 나가서 출세할 생각도 안하고...--;
(황군이 송사리 떼거지더군요...실제론 무공익혀서 금의환향하는게 꿈인 무림인들이 많아야 정상일텐데...)
표사들을 비웃는 무림인들은...개인적으론 좀 납득이 안갑니다.
산을 넘거나 우범지역을 지날 때, 인근 정파로 알려진 문파에 가서 표사로 임시고용해서 길을 지난다든지...이런 것도 사실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군요.
길고양이에게 밥주는 것보다 심한게, 도적들에게 돈주는 겁니다.
이게 상식이 된 세상은 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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