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불초 소생 현하라고 합니다. 오늘은 다름이 아니라 자연란에 제가 연재하고 있는 글을 홍보하고자 나왔습니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겨울이다. 누구에게나 혹독하고 견디기 힘든 계절이 찾아왔다.
스윽
차가운 공기를 폐 속 깊숙이 들이 쉰다. 흐릿한 정신 속에서 나는 내가 있는 이 곳을 자각한다.
드넓은 대지, 지난 밤 한바탕 내린 비는 겨울 바람에 혹사당한 대지를 적시며 맑은 하늘을 만들어 냈다.
“신께 기도하나이다.”
누군가가 내 옆에서 창을 잡은 두 손을 모아 신에게 기도를 한다. 끊임없이 의미 없는 말 뿐.
“제발 저희를 구원해 주시고 저를 보살펴 주소서.”
덜덜덜
끊임 없이 떨리는 두 손과 눈물인지 땀인지 모를 것이 범벅인 그는 계속해서 눈을 감고 신께 기도한다.
하지만 그런 그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그 누구도 보며 놀리진 않는다. 다른 이들 또한 다르지 않은 상황이기에, 이곳은 목숨을 보장 할 수 없는 전쟁터이기에 그 어떠한 추한 모습도 고개만 돌리면 볼 수 있다.
쿵.
저 대지 너머에서 지축을 울리는 묵직한 소리가 들린다. 군대의 움직임이다.
쿵.
스르릉
“이봐.”
나는 가볍게 등에 메달은 나의 대검을 뽑으면서 내 옆에 있는 병사에게 물었다.
“네? 네?”
내 말에 화들짝 놀란 그 병사, 방금 전까지 신에게 기도를 올리던 그 병사는 나를 쳐다 보았다.
“노예병인가?”
“아, 아닙니다!”
“그럼 용병?”
“그, 그렇습니다!”
그렇다, 그 병사는 영주의 휘하 군대가 아닌 그저 그런 용병이었던 것이다. 개죽음을 당하기 딱 좋은 직업이지만 요즘 같은 미친 세상에 이 용병만큼 돈벌이가 되는 직업도 많지 않다. 특히나 남자에게는 말이다.
“그래? 나도 용병이다.”
“그, 그렇습니까!”
“영주전은 처음인가 보군?”
“…….”
굳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인다.
“이름은?”
“네?”
“사는 곳과 이름은?”
“마벨레스 왕국 남부의 콘스탄스 백작령에 있는 하울 마을의 포우 입니다!”
“그래? 고향도 있고 마벨레스 왕국이라면 그렇게 가난한 나라 출신은 아니군.”
쿵
“그, 그렇습니까?”
“흠? 뭐야? 용병이 된지 얼마 안 된 모양이군?”
“네, 사실은 의뢰도 이번이 처음입니다.”
내 말에 그나마 긴장이 풀렸는지 방금 전과는 다르게 웃으면서 대답하는 포우. 아아, 그런건가. 이 녀석은 글러먹었군.
“돈 때문에 전쟁에 참가한건가?”
“네, 그렇습니다.”
보통 몬스터 토벌이나, 호위, 등 용병이 받는 의뢰 중에서 전쟁 관련에 대한 의뢰금이 가장 많다. 심지어는 영주나 국가 차원에서 죽을 시에 따로 배상금을 첨부해주니 더더욱 좋지만, 이 배상금은 중간에서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 동료 용병이 먹을 수도 있고 용병단의 단원인 경우 용병단장이 먹어 버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무래도 이 녀석은 용병단원도 아니고 처음 의뢰를 받아들인 용병인 듯 아무것도 모르고 돈에 혹해서 참가한 듯 하다.
“근데 어째서 제가 사는 곳을 물어보는 겁니까?”
“죽으면 소식이라도 전해줘야 하지 않겠나?”
“…….”
내 말에 고개를 푹 숙인다.
“설마,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건가?”
“아, 아닙니다.”
“낙오자는 낙오 된다. 여기서 낙오는 곧 죽음을 의미하지, 아무것도 모르고 달려들 만한 장소가 아니다. 전쟁은.”
쿵
“하, 하지만……!”
“신에 대한 기도를 버려라, 여기서 죽음은 불평등하니깐, 신이 말한 이야기는 잊어라, 여기선 통용 되는 것이 하나도 없으니깐, 자비? 동정? 희망? 구원? 너는 무엇을 바라지?”
“시, 신의 말씀은…!”
“신의 관심이 너한테 오리라 믿나? 오로지 여기서 너가 믿어야 할 것은 네가 쥔 그 창한 자루와 네 심장을 지켜줄 갑옷 뿐이다.”
“…….”
쿵
“들어라.”
나는 각 부대에 배급 된, 나무로 만든 거대한 방패를 포우에게 건내 주었다.
“이, 이것은?”
“슬슬 시작이다.”
나는 포우에게서 시선을 돌려 정면을 노려본다. 수많은 병사들 너머로 우리를 지휘하기 위한 기사,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적들.
“백작님을 위하여!”
그리고, 전쟁의 개막이다.
기사의 왕국 마르크 왕국과 7대 마탑의 전쟁인 검과 마법의 전쟁에서 전장의 망령이라 불리며 수많은 이들의 두려움을 샀던 반 애쉬,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행방이 묘연해지는데...
3년 후, 남쪽 베사크 왕국의 한 영지전에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지난 3년간의 이야기와 그가 추적하는 한 사내. 그 둘의 끊임 없는 숨바꼭질. 그리고 '짐승'들
매주 월수금 연재입니다! 잘 부탁드려요! 카테고리 명은 '반 애쉬'로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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