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르소설을 보면서 "이건 말이 되지 않아"라고 비분강개하는 분들을 종종 봅니다. 그분들 말 분명 옳은 말입니다. 분명히 논리적으로나 과학적으로 오류가 있긴 있으니 말입니다.
그런데 전 그런분들에게 한 가지 묻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당신들 드래곤볼 보면서도 과학과 현실성을 따지면서 봤습니까?"라고 말입니다.
드래곤볼, 헌터X헌터 등의 만화를 전 즐겁게 봤습니다. 하지만 이 만화를 보면서 '이건 비과학적이야, 말도 안돼"라고 절규하는 사람들을 보진 못했습니다.
제가 만화나 장르소설을 보면서 이게 비과학적 어쩌고 하는 분들을 탐탁지 않게 보는 이유는 그런 썰을 풀면서 작가나 다른 독자들의 머리 꼭대기위에 올라가 가르치려고 하는 오만 때문입니다.
드래곤볼을 읽는 사람들중 에네르기파로 별이 날라가는 것이 비과학적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은 거의 없습니다. 분명 이것이 말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아요.
하지만 사람들이 그걸 받아들이고 만화를 보는 건 이 세계관 안에서 이건 통용이 된다고 가정했기 때문입니다. 물리 법칙상 우주 공간에서 생명체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것 아는 사람들도 많고 한 개인의 힘으로 별이 날아가고 몇만명이 죽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잘 압니다.
하지만 그 세계를 풀어가는 작가와 독자간에 무언의 약속이 있는 것이죠. 작가는 "난 여러분들을 위해 이런 무대를 준비했다 그러니 즐겨주시라"이렇게 말하고 독자는 "이 이야기가 비현실적인 것은 안다. 하지만 그걸 어느 정도 개연성 있게 만들어 우릴 즐겁게 해달라"는 무언의 약속을 하는 것이죠.
이런 무언의 약속을 생각하지 않고 이것이 비과학적이고 말이 되지 않는다고 소리 높이는 건 이상하다고 생각합니다.
비평란에 열왕대전기 관련 논란이 있어서 이 글을 씁니다. 제가 너무 오바해서 글을 써내려간 것일지도 모르나 독자와 작가사이에 이런 무언의 약속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연재되는 작품들도 마찬가지고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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