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
10.04.27 03:14
조회
1,729

예, 그 패러독스에 항상 허덕여서 머리를 싸매쥐는 놈이 여기 있습니다 -.,-

'사실적'이라는 건 어디까지나 '허구'라고 전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현실성을 원한다고 하지만, 현실 그대로를 갖다쓰는 건 싫어하거든요.

많은 분들이 제 글 보면서 '그럴싸하다'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시겠지만, 전 말도 안 되는 소리를 쓰고 있을 뿐입니다. 다만 그 분들이 '어? 이거 말되네'라고 납득해버리는 건, 속아넘어가주시기 때문이지요. 아니면 알면서 봐주시는거라던가(...)

사실적 이야기 나오니 한 가지 예를 들겠습니다. '강선'이라고 하는 건 대충 들어보셔서 아실 겁니다만, 사실 강선의 유무가 끼치는 영향은 탄도궤적의 안정이지, 탄의 위력과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헌데 많은 분들이 강선의 도입으로 위력증가라는 보너스를 얻는다고 생각하시더군요. 꽤나 많은 분들이 '강선=파워업'이라는 공식을 갖고 계시더군요. 물론 종합적인 전투력을 계산할 때 정확도는 중요한 요소입니다만, 그렇다고 탄두 자체가 가진 물리력이 증가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강선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데 어설픈 식으로 강선을 도입하면 탄이 미쳐 날뛰는 것도 볼 수 있을 겁니다. 홈만 판다고 되는 일은 아니잖습니까(....).

어디까지나 강선은 사실성을 부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죠. 거기에 라인배틀과 같은 형국의 '줄 세워놓고 총 몇 번 쓰고 적 좀 쓰러지면 일제히 우리야 돌겨어어억!'같은 식의 전술에서 강선도입은 그렇게 획기적인 것도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선 총은 '맞붙어서 싸우기 전에 머리수를 줄여놓기 위한 수단'이지, '전황을 결정짓는 수단'은 아니니까요.

허나, 사람들은 이런 사실성으 부과에 열광하게 됩니다. 강선이 도입됨으로서 얻는 실질적 효과에 대해선 별로 관심 없지만, 그런 현실성이 부과된다는 것엔 만족하신다, 이 말이죠. 양념이죠, 양념.

글에서 어디까지나 사실성은 양념입니다. '이 글은 사실적으로 묘사되어 있다!'라는 평가는 '이 글은 소스를 적절하게 사용해서 풍미가 우러나온다!'라는 것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중요한 건, 소스라는 겁니다. 암만 좋은 소스라도 주 요리재료는 절대 아니라는 겁니다. 간장찌개같은 거 먹고싶으신 분은 없잖습니까. 거 짜기만 짤 뿐이지 별로 맛은 없어뵈는걸 드시고 싶으시겠습니까.

말 그대로, 사실성은 곁다리입니다. 허나 그런 곁다리를 보고 '어휴 소스가 영 아냐'라고 말하듯 '어휴 사실성도 없어'라고 말하면... 솔직히 쫌 그렇잖습니까. 사실성은 소스고, 어떤 소스를 쓰는 지는 요리 만드는 사람 마음이잖습니까.

....물론 이런 소리를 쓰는 건 제가 지금 그 현실성에 발이 걸려 나자빠진 상태기 때문입니다. 어흑흑.


Comment ' 8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0.04.27 03:33
    No. 1

    지독하게 현실적인 글로도 재밌게 쓸 수 있죠. 그리고 그 지독한 사실성이 그 글의 특징이자 맛이 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작가의 역량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달빛물방울
    작성일
    10.04.27 04:12
    No. 2

    그러나 소스도 중요 하다고 생각합니다.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있다 해서 시켰더니 그 음식이 설사 모양의 소스로 덮혀 있으면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진 않겠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JohnMorn
    작성일
    10.04.27 04:54
    No. 3

    좋은 고민입니다. 명쾌한 해답 얻으시고 좋은 글을 또한 기대해봅니다.
    현실성과 사실성이 정확히 무엇을 표현하시고자 한 것인지, 현실성에 발이 나자빠졌다는 것이 무슨 이야기인지 강선의 예로는 명확하게 파악되진 않습니다마는, 나름의 현장감과 몰입감을 부여하기 위한 용도의 장치로서의 사실성은 독자가 가진 기반지식에 의지하는 바가 크고, 그럴듯해 보이는 것 자체가 중요하므로 그 것이 글 속에서의 세계관과 부합하고, 일반론적인 개념에서-특별히 지금 이 글을 써내려가고 있는 지구의 역사와 철학 물리법칙하에서 어떤 작용을 하는가와 이해의 큰 차이가 없다면야 딱히 문제삼을 거리는 없는 듯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JohnMorn
    작성일
    10.04.27 05:34
    No. 4

    아,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만, 예를들면 슈퍼맨은 진짜 외계인이 아니라 미군의 유전자프로젝트로 만들어진 뮤턴트여야 하고, 공상과학대전이 주장하는 바처럼 울트라맨은 고개를 들고 비행하면 목이 잘려나가야 한다는 사실때문에 머리가 아픈것인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7 풀베팅
    작성일
    10.04.27 06:16
    No. 5

    사실성은 어느 정도만 되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전문적으로 완전히 딱 들어맞는 게 아니라 일반적인 평균의 지식을 갖은, 보통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이 이의제기를 하지 않을 정도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갑다,대체 그럴 수도 있겟네, 혹은 아무 반발없이 그냥 쭉 읽어갈 정도로요.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사실성 보다는 작가의 설정이 초지일관 하는 겁니다. 무공이나 마법이란 게 애초부터 사실적이지 않은 것이니, 어느정도의 허풍이나 과장은 인정하고 읽는 것이니깐요. 그러나 처음 설정해 둔 세계관이나 무공,마법 등이 들쭉날쭉하면 정말 더이상 보고 싶지 않게되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5 Poteau
    작성일
    10.04.27 08:54
    No. 6

    소스, 좋은 비유 같네요. 맞아요. 메인 디쉬의 맛이 중요한거죠. 그러나 가끔 소스가 토나오면... 먹기 싫어집니다=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HiHi
    작성일
    10.04.27 09:15
    No. 7

    독자들이 원하는 지독한 '사실성'을 부각시키면 대박일텐데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聰.
    작성일
    10.04.27 11:58
    No. 8

    원재료가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적절히 요리되고 양념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원재료 자체로 뛰어난 맛을 내는 건 많이 어렵지 않을까 싶습니다. 획기적이다. 새롭다. 뭔가 겪어보지 못한 맛이다. 이런 걸 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훌륭함'과 정확히 일맥상통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음... 진부한 표현이지만 재능과 노력이 모두 겸비되어야 뛰어나다는 말을 듣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글 자체를 재능이라고 본다면 적절한 사실성, 개연성은 그걸 다듬어내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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