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한담

연재와 관련된 이야기를 합시다.



작성자
Lv.7 투렌바크
작성
10.04.23 10:13
조회
1,891

제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작가님들께서 참조만 하셨으면 하면서 씁니다.

이야기를 하기 전에 미리 말씀드리자면, 저도 글쓰는 이가 되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소망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샌 전공과는 무관한 공부도 많이 하고 있습니다.

(글쓰기는 모든 것에 영향을 끼치니, 무관하다고는 볼 수 없나 봅니다.)

제가 말하고 싶은 것은 두 가지 인데요.

바로 우리나라에서, 우리나라 작가님이 출판한 장르문학 글의 '단락'과 '문장의 군더더기'입니다. 이 둘은 대부분 장르문학계 출판사 또는 작가님이 '분량 늘리기'를 원해서 그러는 것 같구요.

문단부터 볼게요. 요즘 대부분 판타지나 무협 소설들을 보면-

시렌은 밴의 이마를 손으로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 밴의 얼굴이 붉어졌다.  어쩌고 저쩌고 이하 생략~

이렇게 할 수 있는 것도

시렌은 밴의 이마를 손으로 감싸고 입을 맞추었다. (엔터)

밴의 얼굴이 붉어졌다. (엔터~)

어쩌고 저쩌고 이하 생략~

-이렇게 하는 경우가 많은 걸로 (실제 연재 또는 출판된 글을 봐도 이런 형태) 알고 있습니다.

이건 장르문학계의 '독'이 아닐까요? 아, 한 문장이 한 단락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나치다는 이야기죠. 지나치다.

글의 구조에서 단락은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단락을 깨버리고 단지 분량을 늘려서 한 권이라도 더 책을 찍겠다는 이유로 (제가 짐작하는 소위 '엔터 신공'의 이유) 문단 자체를 깨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다가 추후에 대중문학이 활성화되면 문단이라는 것이 한국어에 사라질지도 모르죠. 물론 그럴 일이 없으리라 확신합니다만,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도 무서운 일입니다. 문피아에서 금하는 초성체보다 더 무서운 거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작가님들이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대부분 이렇죠.

두 번째는 문장에 관해서 입니다. 이것도 그 분량 늘려서 한 권이라도 책을 더 찍기 위해 성행하는 것 같은데 문장에 군더더기가 늘면 의미 전달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글 자체가 모호해지는 것이죠.

예를 들면 -

정말 짜증난다.

또는 너무 짜증난다.

이렇게 쓸 수 있는 것도

정말 너무 진짜 짜증이 난다! 정말정말 짜증이 난다! 너무 짜증나!-

이런 식입니다. 수식어 남용, 중복문이나...... 강조도 좋지만 저런 식으로 지나치니 보는 사람이 '정말 너무 진짜 짜증이' 안 날 수가 없습니다.

아무튼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문장에 대해서는 논하기 힘든 면이 있습니다. 제가 아직 그럴 자격을 갖추었나 하는 의문도 들고.

하지만 단락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말할 수 있습니다. 엔터 신공이 별로 좋지 않다는 걸.

독자 입장에 서보니 이렇습니다.

글이 너무 쉽게 책으로 나온다는 생각도 있지만 그건 빼겠습니다.

창작법이야 작가님 마음이지요. 인정받고 출판하는 것도 작가님 마음입니다. 독자가 '시장이 바란다고 양심팔지 말고 출판하지 마라'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그래도 이걸 생각하셔야 됩니다. 그렇게 나온 뒤엔, 작품을 비평하는 건 독자 마음이라는 것. 출판하면 다시는 돌리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출판은 또 신중해야 된다고 생각하구요.

이렇게 제 생각을 말했네요.  권당 350페이지에서 400페이지 정도로 낼 것을 300페이지 전후로 나눠서 권수 늘리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것들 전체가 장르문학에 독이 됐다고 생각도 하구요. 의미 있는 분량 늘리기, 좋습니다. 저도 요새 글쓰기가 얼마나 어려운가 실감하고 있죠. 그렇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간사해보이기까지 하는 분량 늘리기가 안좋게 보이기도 합니다. 저렇게까지 해야 했나, 하곤 하죠. 아니면 제가 모르는 다른 이유가 있거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그런 의식부터 탈피해야 이 세계가 바뀌고 나아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비평란에 올리려 했는데 장르 비평은 금지라 한담에 올립니다. 제 글도 한담의 도마 위에 올랐군요. +_+;


Comment ' 11

  • 작성자
    Lv.6 세트앙크
    작성일
    10.04.23 10:37
    No. 1

    인터넷에서 엔터가 계속 나오는 것은 단지 보기 쉽게 하려는 경우가 더 많죠. 문단이나 문장간의 상관관계보단 글을 읽을때의 눈에 피로나, 작가 개인의 호흡문제가 더 많이 작용합니다.
    그리고, 책으로 나오게 되는 이상, 거부감을 줄만큼 지나친 부분들은 그 대부분이 수정됩니다. 편집자가 그냥 존재하는게 아니죠. 그리고, 문법이나 구조를 몰라서 안하는 경우보다는, 그럼에도 선택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라 믿습니다.
    꼭 할 필요는 없는 것과 잘못된 것은 다르다고 배웠습니다.
    그리고 중복문의 경우도, 글쎄요. 중복 자체의 문제보단, 작가 스스로 의도한 것인지, 단순히 실력 미달이나 실수인지에 따라 달라지겠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 목련과수련
    작성일
    10.04.23 10:37
    No. 2

    라노벨의 시작때 불거져 나온 잘못된 폐단을 답습하는 것입니다. 라노벨 역사상 가장 인기리에 애니화된 "슬레이어즈" 책으로 보신분은 몇분이나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책으로 슬레이어즈를 보면 "이것을 소설이라고 쓴것인가!!" 라고 할정도로 소설로서는 엉망입니다. 하지만 엄청 팔렸지요

    라노벨은 쉽게 읽히기 위해 서사/서술을 줄이고 불필요한 수식을 줄이고 문단을 더 많이 나누었습니다.

    그 절정에 있는 작품중 하나가 슬레이어즈였지요. 지금도 슬레이어즈 1권이 집에있는데 보면서 "돈주고 샀으니 가지고 있는다" 입니다. 그후의 시리즈를 안산 이유는 형편없거든요. ;;;;책이.....
    물론 1권만 봐서 나중에 권수가 많아질수록 작가가 어느정도 퀄리티로 성장했는지 알길은 없지만. 적어도 1권만 봤을때는 정말이지 놀라운 글일 뿐이었습니다.

    지금 많은 대여점 소설의 많은 수준이 딱 그 슬레이어즈 1권의 퀄리티입니다. 그러면서 창의성은 그보다 적지요.

    라노벨은 나오기 시작했을때와 지금과는 작법의 차이가 상당히 변했습니다. 라노벨 내에서도 분류도 많아졌구요. 즉 발전했다는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쪽은 발전하지 않지요. 이유는 좀더 좋은 작품을 읽고 성장하는게 아니라 그놈이 그놈인 것을 읽고 정체하기 때문입니다.

    세계의 판타지 문학이라 하는 대작 판타지를 읽고 문장을 연구하는게 아니라. 내가 대여점에서 재밌게 읽은 책을 읽고 각색하기 때문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투렌바크
    작성일
    10.04.23 10:38
    No. 3

    그렇군요 ^^ 흑안의 마왕님 좋은 말씀 잘 들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투렌바크
    작성일
    10.04.23 11:05
    No. 4

    목련과수련님 말씀도 잘 들었습니다. 저도 마지막에 쓰신 부분을 같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슬레이어즈 이야기는 처음 듣는 이야기군요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3 로드뱀피
    작성일
    10.04.23 12:01
    No. 5

    제 경우에는 간결한 문장을 선호하는 편 입니다. 굳이 두세줄짜리 두세 문장으로 한 문단을 만드는 것 보다, 한두줄짜리 대여섯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단을 선호합니다. 긴 문장을 보고 있으면 이 문장이 뭘 말하려는 건지 애매몽롱해 지는 경우가 '종종' 있더군요. 대신, 좀 딱딱하고 건조해지는 것 같은 느낌은 어쩔수 없는 것 같더군요.

    수식어 부분에서는 공감합니다.
    제대로 된 구어체도 아니고, 문어체도 아니고, 수식어 남발에 외계어, 보편적 세대에 통용되지 않는 정체 불명의 온갖 줄임말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투렌바크
    작성일
    10.04.23 12:23
    No. 6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로드뱀피님. 댓글 감사합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4 함수
    작성일
    10.04.23 13:14
    No. 7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본의 영향을 많이 받았죠. 분명 위의 2가지 지적은 대부분의 작가분들이 일부러 그렇게 쓰는 겁니다. 왜? 일본에서 저런 식으로 긴장감등의 감정을 표현하기 때문이죠. 몰라서 그런다기 보다는 일부러 저러시는 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9 부정
    작성일
    10.04.23 13:58
    No. 8

    무절제한 엔터의 사용은 보기 싫더군요. 양 늘이기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 풍뎅이왕
    작성일
    10.04.23 17:14
    No. 9

    일본 작품이 다 저런식으로 감정 묘사를 하진 않습니다. 일본의 영향이라기보단 그 라이트노벨이니 뭐니 하는 것이 문제겠지요. 좀 극단적인 생각이지만 그 부류의 작가들은 기본적인 문단의 이해도와 작법 수준이 전무한 것 같습니다. 문단은 그냥 눈 편하게 보기 좋으라고 존재하는 게 아니죠. 문장을 잇고 끊는 것은 소설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한 가지 기술이며 소설만이 가질 수 있는 훌륭한 도구인데 단지 읽기 쉽고 간편하다는 이유로 줄마다 죄다 내려 쓴다면 차라리 만화를 그리고 대사를 쓰는게 낫겠습니다.
    일본 현대소설에서 그 문단의 미를 잘 살린 작품을 여럿 보아왔는데 모래그릇님의 말씀을 들어보니 무분별한 문장 배열이 일본식 감정 표현으로 알려질까 우려되어 이렇게 댓글 남깁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소중한오늘
    작성일
    10.04.23 17:59
    No. 10

    대표적인게...
    스탯창
    스킬창
    레베루업으로 한페이지씩 잡아먹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0 이섭이애비
    작성일
    10.04.23 18:57
    No. 11

    슬레이어즈야 십몇년전 작품이니까... 문체가 가볍긴 합니다.
    1-2년 전의 라노벨에서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기에 글쓴이님이 지적하신 경향의 문체는 많이 사라졌었지만 트렌드가 다시 '개그'로 전환되다 보니저런 문체가 많이 늘어버린 느낌입니다.

    대개의 판타지가 저런 서술을 답습하고 있으니 안타깝습니다. 좀 더 개성적이였으면 좋았을 텐데요.
    근데 저런 문제는 작가한테도 있지만, 글을 교정하는 편집자도 반성해야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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