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저가 갔습니다.
고인이라고 해서 굳이 님을 붙이고 싶진 않습니다.
금방이라도 옆에서 짠~ 하고 고개를 큐티! 라고 디밀거 같은데 어떻게 님운운 할 수가 있겠습니까.
카테고리도 애매합니다.
한담이라니요...
그렇다고 공지를 올리기도 애매하더군요.
아, 따로 문피아에서 둔저에 대한 추모 공지가 올라갈 겁니다.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라는 생각을 합니다.
형평성의 문제가 아니라, 그만큼 착한 사람이고 수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었고 또 웃음을 주어 지친 정신과 몸을 위로해주었던 정말 몇안되는 사람중 하나였으니까요.
지금도 믿기지 않습니다.
28일까지...멀쩡히 이야기했던 친구가...
29일에도 여기저기 글을 올렸던 친구가 30일 갑자기 쓰러지고 그리고 그날로 유명을 달리하다니요.
너무 허망합니다.
이런 말 하긴 그렇습니다만...
정말 죽어도 좋을 사람 주위에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정말... 정말 오래 살아야 할 사람들은 너무 빨리 갑니다. 그러는 것 같습니다.
이럴 때마다 하늘이 원망스럽습니다.
나이답지 않게 수많은 책을 읽었던 친구.
처음 볼 때 정말 나이가 많은 줄 알았습니다.
아니라면 그 나이에 그렇게 옛날 책을 많이 읽을 수가 없었을테니까요.
하지만 정작 만나보니...
너무나 앳된 아이라서 너무 뜻밖이었었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인연이 이렇게 단절되다니...
바깥의 기온이 철원 영하 28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가슴을 에이는 찬바람은 말 그대로 극한입니다.
그처럼 착한 아들을 졸지에 잃어버린 부모님들은 또 얼마나 아픈 겨울을 보내고 있을까요?
하루이틀도 아니고 26년을 키운 그 아들을 먼저 보낸 부모의 마음은 생각만으로도 감히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좋은 곳으로, 잘가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어차피 좋은 곳으로 갈 수밖에 없을 사람이니까요.
오늘도 내일도...
둔저에 대한 생각만 하면 가슴이 아플 듯 합니다.
둔저, 본명 박강모의 이름을 가슴쥐며 곱씹습니다.
그는 갔지만...
그 이름은 여기 문피아에 제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 같습니다.
새해 시작...
너무 가슴이 아파 결국 참지 못하고 몇자를 남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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