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게 제 소설의 여자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기가 셉니다.
지금 연재하는 소설이 그래도 나름 배경이 군대에 계급이 달려서(=남자고 여자고 국방부 스탬프=너님들은 정부관물임) 그런지는 몰라도, 이때까지 나온 캐릭터들 중에서 나긋나긋하거나 다소곳한, 흔히 '팔리는' 성격의 여성 캐릭터는 없었던 것 같아요.
어떤 분은 이런 캐릭터관에 대해 "혹시 마조취향?" 이라고 농담하셨는데, 그런 의미에서 남자 주인공의 면면을 보면 어쩐지 그 말이 맞는듯도 합니다. 허구헌날 여주인공에게 맞고, 무시당하고, 밟히면서 살거든요.
그 덕에 나름 균형이 맞았는지(?) 여성 캐릭터 비율이 높은 소설임에도 최근 한담에서 논란되는 성적인 부분이나 심심하면 문제되는 의미 없는 하렘물은 되지 않았습니다.
대신에 독자분들이 "(남주인공이) 참 답답하다." "고자다." "병풍이다." 라고 하십니다.OTL
그러고보니 기세고 당찬 여주인공들은 70, 80년대 애니메이션들의 코드였는데, 이쪽 취향이다보니 그런 부분이 반영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지만, 드센척 하다가 결국에는 남자 캐릭터 품에서 칭얼대는 요즘 여자 캐릭터들에 대해 저는 그리 시선이 곱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이게 또 문제가, 실질적으로 제가 무슨 대작을 쓰는 것도 아닌데 절대다수의 남자 독자들을 사로잡기엔, 즉 성적 대리만족을 주기엔 이런 구조는 너무 취약하다는 것입니다. 점잔뺄거 없이, 까놓고 말해서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도 실린 한민족 최초 하렘 연애 라노베라는 구운몽을 보면서 묘한 카타르시스를 느끼지 않으신 분은 없겠지요.
물론 필력이 좋다면 그런거 없이 남자들만 나와 후끈한 땀을 쏟으며 끈적끈적한 근육과 우정을 나누어도 인기가 있겠지만, 불행히 아직은 그런 레벨은 못되거든요.
대놓고 여성을 노골적으로 성 상품화 하지 않아도, 무언가 강인하고, 굽힘 없으면서도(=남자 캐릭터의 가슴팍이 없어도) 동시에 독자들의 대리만족 또한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그런 부분도 꽤나 고민거리입니다. 아무래도 즐거움도 드려야 하지 않겠습니까.
다른 분들은 보통 어떻게 하시나요? 여성 캐릭터의 위치와 지위를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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