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밀레입니다.
예전에 글을 쓰다가 리메이크를 하기로 마음먹기 전에 1인 다역 채팅놀이……를 하지 않고 진짜(…) 독자분들과 채팅을 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쓰던 글에 대해 잡담을 나누던 도중 한 독자분께서 해주신 말씀...
카밀레 님은 글을 잘 쓰시는데
끝의 '데'가 참 뒤끝(…) 있어 보입니다만... 결론적으로 이어진 말은 대중성이나 시장성이라 일컫는 존재의 결여였습니다. 제가 쓰는 글이 다 그렇죠, 뭐...
아무튼, 중요한 것은 제가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독자A'로 가장한 저 자신……이 아니라 진짜(…) 독자분으로부터 들었다는 것입니다. 스크린샷에 괜히 밑줄을 그은 게 아니라는 것이죠.
글을 잘 쓴다……, 참 듣기 좋은 말입니다. 그리고 저 자신이 부끄러워지는 말이기도 합니다. 저 자신이 이 말을 들어도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그만큼 노력을 했는지를 생각하게 됩니다. 구세계와 신세계의 중간적인 부끄러움이 느껴집니다. 처음 본 것 같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마치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의 여인, 탱고를 추는 여인... 어째서인지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 여인의 붉게 물든 뺨처럼 제 뺨도 붉게 물드는군요.
……아무튼,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기에는 부끄러웠던 그때 이후로 저는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노력을 해왔는지를 생각해봅니다. 역시 부끄러워질 뿐입니다. 저 자신이 재미있게 글을 쓰고 그 글을 재미있게 읽습니다만…, 다른 사람으로부터 재미있다, 글을 잘 쓴다 같은 말을 들을 때엔 어째서인지 부끄러워지더군요. 저 자신이 읽을 때에는 저 혼자 읽는 것이니 부족함이 있더라도 어느 정도 용서할 수 있겠으나 다른 이들에게 읽혀지는 글이라는 걸 생각하면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것 같더군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아니나 진심이 담뿍 묻어날 정도로, 정말 한 점 부끄러움이 없을 정도로 노력하지는 않았기에……, 그래서 저는 부끄러워하고 또 부끄러워합니다.
그래도 부끄러워한다는 것은 좀 더 저 자신이 나아질 수 있는 계기를 주지 않는가 합니다. 한 점 부끄러움이 없도록 노력할 기회를 다시 내어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면 자신의 부족함을, 자신의 나태함을 깨닫지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될 테니까요.
언제가 될지 모르겠습니다만…, 저 자신이 한 점 부끄러움이 없는 글을 쓰게 되기를 바랍니다.
추신. "카밀레 님은 글을 잘 쓰시는데"라는 말을 해준 저 자신……이 아니라 A모 님께 뒤늦은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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