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적, 정말 즐겨보던 만화가 있었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열광했던 작품이지요.
그 만화의 제목은 바로 '드래곤볼'입니다.
그 중에서도 어린 제 마음을 가장 사로잡았던 것은 뭐니 뭐니 해도 군두운- 이었습니다.
맑고 착한 마음을 가진 자만이 탈 수 있는 군두운을 타보고 싶어 하늘의 구름을 자주 쳐다보곤 했었죠. (조금 더 자란 후에는 날아라 슈퍼보드의 슈퍼보드를 타고 싶어했지만요.)
소설 '산노(山老)'는 그러한 어렸을 적 제 추억에서 영감을 받아, 쓰기 시작한 작품입니다.
세상이 삭막하다고 느끼시는 분들께 군두운을 태워 드리고 싶습니다.
가슴 따뜻하면서도 지루하지 않고, 유쾌하고 즐거우면서 가볍지 않은 글을 써보려 합니다.
한 평생을 순진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더 없이 깨끗하게 살아온 노인이 반선(半仙)이 되어 보여주는 유쾌하고 훈훈한 강호여행기입니다.
* * *
"허! 고얀 놈 같으니라고!"
산신령은 단단히 화가 났다. 일개 촌뜨기 약초꾼 늙은이 하나가 자신의 부름을 거절했다. 산신령에겐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깟 천년 묵은 산삼 때문에 신선되기를 거부해!? 어린노무 자식이!"
세상엔 많은 인간들이 있다. 그들 중 신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인간들은 셀 수 없이 많다.
더러는 도를 닦고, 더러는 무를 익히며, 더러는 속세를 떠나고, 더러는 사이한 술법을 익힌다. 그렇지만 그들 중 진짜 신선이 되는 놈은 역사 속에서도 손에 꼽을 정도다. 근데 일개 약초 캐는 산 늙은이가 자신의 부름을 거부했다.
"허. 오랜만에 신선 제목을 만나 후계자로 키우려 했건만. 고작 산삼 뿌리 하나에 내 말을 무시해? 좋다, 이놈. 어디 한번 그 산삼 먹고 무병장수 해봐라, 이놈아!"
-서장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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